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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6 다가오는 지방선거, 소셜 미디어의 파급력은? by 망명객
  2. 2010.01.16 에반게리온 파, 셜록 홈즈, 나인, 전우치, 아바타에 관한 짧은 감상 by 망명객
  3. 2010.01.14 3D TV, 과연? 2 by 망명객
  4. 2010.01.12 <시사IN> 문정우 대기자입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뵙겠습니다." by 망명객
  5. 2010.01.12 전화의 역사와 괴짜 사회학 by 망명객
  6. 2009.12.31 2010년, 힘찬 새해 맞이하시길... by 망명객
  7. 2009.12.27 눈 내리는 2009년 마지막 일요일 2 by 망명객
  8. 2009.12.23 시간이 멈춘 공간 by 망명객
  9. 2009.12.19 연말 품절남과 품절녀... by 망명객
  10. 2009.12.14 몇 가지 단상... by 망명객
지방선거가 몇 개월 앞으로 가다왔다. 개인 블로그를 넘어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로선 선거시기가 곧 호재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인터넷의 힘이었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의 힘으로 탄생했다. 컴퓨터 앞에서 논리로 무장한 글줄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지원했다면 길거리 위에서 개인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쏟아낸 재잘거림은 감성의 차원에서 오바마를 지원했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와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무선인터넷 서비스 확대 방침은 거리 위 선거운동 형태를 새롭게 재편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규제의 움직임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블로그가 선거에 미칠 영향력이 압도적일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돌았다. 막상 뚜껑이 열렸을 때, 관측은 관측으로만 끝났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엄포가 한 몫 했다. 

선거 국면이 마이크로 블로그 시장을 활황시킬 수도 있겠지만, 더욱 궁금한 건 이들을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한 선관위와 방통위 측의 방법이다. 대충 몇몇 네티즌에 대한 제재 의사를 밝히면서 자발적인 입단속을 시키는 수순으로 진행될 건 뻔하지만, 어떤 사례들이 또 공중의 비웃음을 사게 될 지.... 

무조건 입을 닫게 할 것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불법 선거운동 단속을 장려하는 건 어떨까? 이런 생각 끝에 실현 불가능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런 우라질네이션~



꼬랑지 - 유시민 씨가 트위터에 발을 들이밀었다. @u_simin 의 출현이 곧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Posted by 망명객
에반게리온 : 파(破)
감독 안노 히데아키, 마사유키, 츠루마키 카즈야 (2009 / 일본)
출연 오가타 메구미, 하야시바라 메구미, 미야무라 유코, 사카모토 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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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의 옛 TV판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작품.
여전히 어렵다능?


셜록 홈즈
감독 가이 리치 (2009 /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덤즈, 마크 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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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을 기대하게 만든다능...


나인
감독 롭 마셜 (2009 / 미국)
출연 다니엘 데이 루이스, 니콜 키드먼, 페넬로페 크루즈, 마리안 꼬띠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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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캐스팅,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이 지루한 스토리 전개에 묻혀버린 작품.
바람난 유부남들에게 조강지처들이 권해야 할 영화.


전우치
감독 최동훈 (2009 / 한국)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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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의 강동원에 의한 강동원을 위한 영화.
수정님 보거 갔다가 강동원을 다시 보게 됐다고나 할까.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 (2009 / 미국)
출연 샘 워싱턴, 조이 살디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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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시대를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이 영화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것임!
오로지 기술적인 면에서...




Posted by 망명객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를 기점으로 3DTV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났다. 지난해 연말 영화 '아바타'의 개봉과 함께 새해 IT계의 화두가 3D 증강현실이 될 거라는 예측 기사들이 나오긴 했지만, CES를 기점으로 삼성과 LG의 3D TV 세계시장 공략 논평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일반인들도 증강현실이 가전업계의 대세가 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됐다. 

과거 CRT 모니터에서 LCD 모니터로 넘어가던 시기를 예로 들며 혹자는 3D TV가 차세대 텔레비전의 주류로 자리잡을 거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말 '3D TV 실험방송 추진단'을 발족하며 오는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풀HD 지상파 3D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가전업체와 방송통신정책기관뿐만 아니라 방송국을 포함한 콘텐츠 제작자들도 3D 방송에 관심을 두긴 마찬가지다. 텔레비전 수상기를 만들어야 할 가전업체와 관련 정책과 법제를 조율해야 할 기관이 신기술에 관심을 쏟는 건 이해하겠다. 신기술에 적합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할 업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를 이용해야 할 수용자들은?


사실 난 사진 속 나레이터 모델들의 얼굴을 가린 안경이 싫은 게다. (-_-' 엥?)


현재 3D TV를 이용하려면 3D 전용 안경을 써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입체감이 생동감 있는 영상의 기본이라는 건 이해한다. 나처럼 안경을 쓰는 이들은 안경 위에 3D 전용 안경을 얹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까? TV 시청 시 바른 정자세로 보는 이들을 얼마나 될까? 안락한 쇼파에 모로 누워 TV를 보는 이들에게 안경은 불편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지금과 같은 안경식 3D TV는 아니다. 안방과 거실에서 전 가족이 안경을 끼고 TV를 시청하고 있는 현장은 상상만으로도 괴괴하다. 물론 무안경 3D TV가 개발될 것이다. 그때까지 3D TV는 내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점!

3D TV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콘텐츠들이 생산돼야 한다. 3D 영상 촬영용 카메라를 비롯해 콘텐츠 생산 과정에 소요되는 신규 장비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2D용 콘텐츠를 3D 디스플레이로 상영하는 편법들도 있을 테고. 비싼 돈 들여 3D TV 장만해놨더니 안경 쓰고 볼 프로그램이라곤 다큐물밖에 없을 수도 있고. 고로 현재 3D TV는 내 안중에 없다는 사실!

자, 이제 결론을 밝히도록 하겠다. 

가전업계가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3D TV를 개발해야 하는 당위성은 크다. 기술표준화의 문제까지 겹쳐 있으니, 되도록이면 국내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되는 게 좋지 않겠는가. 방송 또한 마찬가지다. 방송 기술에도 표준화의 문제가 달려 있을 터이니 말이다. 문제는 수용자다. 가뜩이나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로 전화되는 시점에 3D라. 누구를 위한 기술 발전인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고나 할까. 음모론을 펼치자면, 세계시장보다 3D TV 내수시장을 키우자는 건 아닐까? 신기술의 등장과 발전 맥락에서 수용자의 복지나 요구가 주요 동력원이 되곤 했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이 그런 경우이다. 하지만 3D TV의 경우에는 저 발 뒷꿈치에나 존재하는 게 수용자인 듯하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이란 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 물결에 전국민이 동참해야 하는 건 아니다. 3D로의 급속한 방송환경 재편이 과연 수용자가 원하는 것일까?




꼬랑지1 - 개인적으로 3D TV 시청을 체험해보지 못했기에, 이 글에서 모자란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3D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는 게 불편하다는 점이다. 

꼬랑지2 - 한편, 뉴미디어 시장에서 늘 선도적으로 신기술에 적응해왔던 성인콘텐츠물이 어떻게 변할지가 궁금하다. 대형 LCD TV 설치를 자랑하던 모텔 업계의 향후 행보 또한 궁금하긴 마찬가지다. 결국 내 머리는 늘 이런 쪽으로만 굴러간다. 이는 내가 건강한 남성이란 소리이니 오해 말길... (--')




Posted by 망명객
<시사IN>의 문정우 대기자. 내게는 대기자 문정우보다는 편집국장 문정우가 더욱 익숙하다. 그럴 것이 10여 년간 지하철 가판대를 통해 애독해온 <한겨레21> 대신 선택한 <시사IN>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코너가 바로 '편집국장의 편지'였기 때문이다.(현재는 주변 지인이 정기구독하는 <시사IN>을 빌려 읽고 매주 여타 시사주간지를 돌아가며 한 부씩 사고 있다.) 그가 쓴 편지의 매력은 '해학'이라기 보다 '장난끼'이다. 젊은 기자들의 쓴 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능글맞은 중년의 장난끼 말이다. '능글맞다'와 '중년' 그리고 '장난끼'의 조합이 낯설 법도 하다. 하지만 이 낯선 조합이 문정우표 글의 매력이다. 

▲ <시사IN> 문정우 대기자(출처: 시사IN)

문정우의 장난끼 넘치는 글이 돌아왔다. 의례 회원가입해둔 언론사 사이트에서 보내주는 메일은 자연스레 휴지통으로 직행하기 마련이지만 "<시사IN> 문정우 대기자입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뵙겠습니다.""라는 제목은 자연스레 클릭을 유도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메일의 요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문정우의 독서여행'이란 제목으로 서평을 게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메일은 서평 칼럼 연재의 프롤로그나 다름 없었다. 

<시사IN> 사이트에 게재된 그의 글 옆에는 알라딘 TTB 광고가 노출돼 있다. 그가 첫 글에서 밝힌 <거꾸로 희망이다>와 <굿바이 사교육> 두 권이 떡하니 광고로 그의 글 옆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참, 이 책 두 권은 '시사IN북'에서 간행한 책들이다. 첫 시작부터 불순한(?) 의도가 엿보인다. 그래도 어쩌랴, 난 그의 글을 좋아하는 걸. 어쩌면 '광고'가 진짜 문정우표 서평의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더욱 문정우표 서평의 장점이 될지도 모를 일이고. <미디어오늘>에서 연재하던 서평칼럼 '강유원의 BOOK소리' 이후 가장 기대되는 서평 게재 소식에 벌써부터 얇은 지갑이 걱정된다. 

그래도 이 풍진세상에서 날 웃겨주신다면야, 기꺼이 추천 책 몇 권 사드릴 용의는 있다. 그러니 서평계의 선무당이시여 부디 잘 벼린 날 위에서 칼춤을 추시라!



Posted by 망명객
연초에 책 두 권을 읽다. 강준만 교수의 '전화의 역사'와 수디르 벤카테시 교수의 '괴짜 사회학'. 학자들이 쓴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문헌연구와 민속지학이라는 접근법의 차이점을 갖고 있는 두 책은 내게 공부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중문화연구자로 자신을 규정하는, 강준만 교수의 '전화의 역사'는 일반 대중서를 넘어 국내 언론史에 관한 입문서로도 충분히 활용가능한 책이다. 개화기 이후부터의 언론사라 하면 흔히들 '한성순보'나 '독립신문'으로 시작해 신문의 역사를 충실히 다루는 편이다. 기술의 역사가 일천한 면도 있겠지만, 신문을 제외한 매체들이 언론사에 등장하는 건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 때뿐이다. 그나마 전화나 전신의 역사는 근대신문의 등장 이후에는 언론사의 변경이나 그 너머에 위치한 문제였다. 근대 이전의 언론사에선 '저보'나 '보부상'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언급되지만, 근대 이후의 언론사에선 신문 형태와 내용의 변화사가 학계의 주류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전화의 역사'는 근대 한국언론사의 변경에 위치했던 '전화'란 통신 수단을 매체사나 언론사의 위치에 복권시킨 저작이라 할 수 있다.

강준만 교수의 철저한 문헌작업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르게 된다. 물론 그의 저작 대부분이 철저한 문헌작업에서 비롯된 산물들이다. 책 뒤편에 실린 방대한 참고문헌은 늘 나를 주눅들게 만든다. 역시 게으름은 인류 최대의 적이다.


전화의 역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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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대학교의 사회학 교수인 수디르 벤카테시 교수의 '괴짜 사회학'(원제 : Gang Leader for a Day)은 내 기준으로 분류하자면 대중서의 형식을 취한 민속지학 매뉴얼이다. 빈민연구에 대해 관심을 갖은, 시카고대학의 사회학 박사과정생이던 그가 시카고 최대 빈민지역인 로버트 테일러 홈스에서 10여 년 간 참여관찰한 내용이 이 책을 채우고 있다. 전형적인 중산층 출신인 벤카테시가 악명 높은 흑인 빈민지역의 인물들을 관찰한 내용은 그 자체가 하나의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다.

이 책에서 벤카테시는 자신의 연구 대상자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했고 그들의 입을 통해 얻어야할 자료에 대해 조사심쳤으며 연구자와 참여자의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뇌한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참여관찰은 그가 갱단의 지하경제에 관한 연구로 신진 사회학자로서 얻게 된 명성을 뒷받침하게 됐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빈민공동체의 부정수익자들 중 한 사람이었다고 자백한다.

민속지학에서 이야기하듯 이 책은 현장기록에 충실한 '두껍게 쓰기'의 실현이다. 비록 학술적 글쓰기와는 다른 대중서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내용 자체는 그 여느 학술보고서보다 더욱 충실히 미국 흑인 빈민가의 삶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난 믿는다. 번역본으로 접했지만, 책 내용은 원문을 살펴보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괴짜사회학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수디르 벤카테시 (김영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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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써야 할 논문에 대한 압박감이 다가온다. 강준만 교수처럼 철저한 문헌연구를 한 것도 아니고 벤카테시처럼 끈질긴 현장연구를 진행한 것도 아니기에, 난 내가 써야 하는 논문의 정체를 알 수 없다. 물론 이미 준비해둔 연구계획서에 살을 보태긴 하겠지만, 다시 한 번 연구계획의 토대를 재점검해야 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간 소원하게 지낸 지도교수들에게 조만간 전화 한 통 넣어야겠다. 물론 욕 먹을 각오는 미리 해두고... ㅋ



Posted by 망명객

출처 : Matthieu :: giik.net/blog


2009년의 마지막 하루는 제겐 차분한 하루였습니다.
좌충우돌의 한 해의 마지막은 그렇게 조용했습니다.

"오늘 너랑 같이 피우는 담배가 내겐 마지막 담배다."

부장 선생님이 차마 지키기 어려운 이야기를 꺼내시더군요.
어제는 제가 아는 교수님 한 분도 금연 결심에 대해 말씀하시더군요.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은 누구나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누구나 자신의 소망을 이루는 건 아닙니다.

지키지 못할 소망이언정, 새해를 앞둔 이 시간에 사람들은 새로운 꿈을 꾸죠.
2010년 새해, 여러분 모두가 소망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빌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망명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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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2009년 마지막 일요일, 거리 위로 쌓이도록 눈이 내립니다. 성동구 도선동 골목에도 하얀 눈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제 눈은 창 밖에 내리는 눈을 먹고, 제 입은 자장면 면발을 감아 먹습니다. 자장면 빈 그릇을 내놓다가 빗자루를 들고 나오는 선생님들과 함께 거리 위에 안착한 눈을 쓸어냅니다. 





긴 빗자루를 들고 있자니 저도 해리포터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지더군요. 카메라를 든 선생님의 요청에 의해 설정샷 한 장 남깁니다. 




군대에서 겪은 제설작업이나 고향 농장 제설작업만큼 눈 치우기가 힘들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함께하는 작업은 늘 재미 있게 시작해야 합니다. 빗자루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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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요즘과 같은 연말이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곤 한다. 이룬 것 없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은 가끔 슬픔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멈춘다고 해서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키며 마음껏 웃을 수 있었던 순간에 대한 기억이 내게는 나름대로의 위안이다. 


차 한 잔이 생각나면 찾게 되는 공간이 있다. 이십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늘 그 자리를 지킨 드뷔시 산장이 그곳이다. 물론 내가 이곳을 다니기 시작한 건 겨우 10년 전이다. 겨우 10년 전 말이다. 몇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그 내부도 조금 변하긴 했지만 아직 내게 드뷔시 산장은 시간이 멈춘 공간이다.


빼곡히 벽면을 채운 낙서들은 수많은 이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사랑했고 미안했던 이야기들이 벽면 위에 고스란히 남아 잇는 것이다. 몇몇 지인들이 활동했던 '인문대신문사' 또한 아직도 자신의 자리에서 그 이름을 지키고 있다. 사라진 왕조의 욕된 유물(?) 같은 명칭을 확인한 뒤 주변을 살펴보니 몇몇 지인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 가운데 모자이크 처리한 부분은 이 쓰잘데 없는 블로그를 찾아오는 모 지인의 이름이다. 그는 현재 유부남이다. 하트를 사이에 두고 현 유부남의 이름과 누구인지 알 수 없는 1인칭 '나'가 나란히 놓여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나'의 주인공이 현 유부남의 부인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사랑했고 미안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벽면 위에 남아 있다. 시간은 흘렀고 당시의 감정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에선 낙서를 남기던 시점의 감정이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가 되어 흐른다. 유통기한이 말소되어버린 이야기가 가득 찬 공간에서 난 따듯한 핫초코 한 잔 마시며 이 글을 남긴다. 




Posted by 망명객
봄이 가고 가을도 지나가버린 겨울 거리, 새해가 오기 전에 기필코 결혼을 하겠다는 일군의 무리들 덕에 주말마다 챙겨야 할 결혼식들이 무더기입니다. 오늘도 대구와 서울에서 같은 시간에 품절남과 품절녀가 되려는 지인들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멀다는 핑계로 대구 대신 신사역 근처의 결혼식장을 찾았습니다. 

신랑은 학자가 되겠노라며 멀리 미쿡 마이애미 시골에서 선덕여왕 본방을 사수하고 있던 제 대학원 동기입니다. 이 녀석이 10년 연애의 결실을 보겠노라며 도미 4개월 만에 고국땅으로 돌아와서는 화촉부터 밝혔습니다. 도미 직전에는 이 녀석을 또 언제 보나 싶더니, 4개월 만의 해후는 떠나는 이의 비장함과 떠나보내는 이의 아쉬움을 머쓱하게 만들더군요. 






청첩장을 받던 자리에서 처음 만난 신부는 식장에서 더욱 고운 자태를 뽐내더군요. 식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보라는 장난끼 가득한 제 조언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볼게요"라고 답하던 신부는 결국 제 동기 녀석을 평생의 친구로 받아들였습니다. 






연애 기간이라고는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강산이 한 번 변한 시간은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는 과정이었겠죠. 이제 남은 생은 두 사람이 더 먼 세계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시간입니다. 오늘 결혼식에서는 돈 봉투 들고 있을 때의 신랑신부 표정이 제일 좋더군요. 






대학원에 파란만장하지 않은 기수가 없다지만, 참 힘든 시간 이겨낸 친구들이 저와 제 동기들입니다. 오랜만에 동기들끼리 모여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폐백실로 향하는 신랑을 납치한 저희 여동기들(일명 '펑클' or '펑크')은 대만인과 중국인들이죠. 우리 펑클에게 동기의 결혼식은 또다른 추억이 되었겠죠. 

다시 한 번 KHS 군과 LKM 양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Posted by 망명객

몇 가지 단상...

길위에서 : 2009. 12. 14. 13:35
#1.
하나의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무한한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결국 상상력을 현실화시키는 건 끈기다. 변화 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조직문화가 공고할 땐, 끈기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2.
구글이 자체 디자인한 휴대전화기 '넥서스 원'을 선보인단다. 이는 아이폰의 열풍 속에서도 꿋꿋이 아르고폰 유저를 자처하고 있는 나로서도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소식이다. "구글이 만든다면..."이란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게 구글의 또다른 강점이다. '맥빠'에 버금가는 '구글빠'를 양산하는 게 구글의 힘이다. 단지 기술력만으로 '빠'를 양산할 순 없다.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란 면에서 맥빠가 형성됐다면 구글 상상력 체험이 구글빠의 형성 과정일 것이다. 베타 왕국이란 비아냥도 듣긴 하지만, 구글은 구글이라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것이라는 확신을 세상에 심어줬다. 이건 단순히 PR의 문제가 아니고 조직문화의 결과다. 한 마디로 무서운 놈들이란 것이지. 국내 N사가 뭘 한다 그러면 의심부터 나오는지, 국내 D사의 서비스는 관심을 끌기 힘든 건지...

#3.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문화에 동화된다는 건 개인차가 따르기 마련이다. 조직 내에서는 이러한 개인차를 줄이기 위해 각종 교육을 실시하기 마련이다. 교육의 완성은 평생교육이란 소리군.

#4.
정신 없는 연말이다. 블로그 글도 뜸하게 올리고, 지난 11월 겪은 신종플루의 후유증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이렇게 2009년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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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