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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5 DJ 추모 담배? by 망명객
  2. 2009.09.22 리라이팅 by 망명객
  3. 2009.09.22 중도실용의 정체는 반칙 리그 2 by 망명객
  4. 2009.09.17 용산포차 아빠의 청춘 찾아 문래동으로... by 망명객
  5. 2009.09.15 잘난 대학의 잘난 구호들... by 망명객
  6. 2009.09.14 쇼파 홀릭... by 망명객
  7. 2009.09.14 아, 김두수... by 망명객
  8. 2009.09.08 전어는 서해 출신? 4 by 망명객
  9. 2009.09.07 소매물도 천공의 성 by 망명객
  10. 2009.09.02 지하철 승차대 위에서 만난 詩 - 저곳 by 망명객

DJ 추모 담배?

길위에서 : 2009. 9. 25. 13:29


홍콩 다녀온 후배가 선물이라며 내게 건넨 게 'DJ Mix'란 담배다.


사과향이 알싸한 맨솔형 담배인 DJ Mix를 입에 물고 있자니, 그 분이 떠올랐다.

담배연기가 만수향처럼 허공에 퍼지다.

DJ를 추억하는 끽연...


Thanks to C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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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리라이팅

길위에서 : 2009. 9. 22. 02:38
원문
진공상태에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해'라고 외쳐보지만 상대방은 들을 수 없다. '사랑해'란 음성을 전달해줄 매질이 없기 때문이다.

수정 후
사랑의 기억은 고백의 떨림으로 시작한다. "사랑해." 성대 울림으로 발생한 수줍은 고백이 공기란 매질을 통해 상대방의 고막을 때린다.

새벽 작업은 늘 센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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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하루 종일 보도 전문채널과 국회방송을 통해 정운찬 총리지명자 인사청문회가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한 필수 덕목이 위장전입이다'란 세간의 우스갯소리, 인정욕구란 얼마나 강력한 인간의 습성인가. 인사청문회장에선 대한민국 최고의 국립대 총장까지 지낸 양반이 '빤스' 속까지 발가벗겨졌다. 차마 그럴 일도 없겠지만, 만약 내가 정운찬 씨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면 인간적인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꼈으리라.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위장전입, 병역 문제, 세금 탈루, 논문 중복 게재, 무수한 반칙들이 잘 살기 위해 행해졌다는 점을.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생존의 조건이 곧 반칙이었다는 점을.

앞선 정보력과 물질적 토대는 반칙의 조건이자 그 결과였다. 결국 반칙이란 생존의 조건이자 개인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지표였던 셈이다. 혹자는 '타협'이라 표현하기도 하는 반칙, 그 결과가 결국 인사청문회장으로 가는 조건이 됐다. 인사청문회장은 애초 취지 대로 능력 검증대였단 소리다.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짧은 반성을 후보자들은 반영구적인 영화의 시작점으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총리와 장관이란 자리는 가문의 영광일 터. 단, 이 시대를 차후의 역사가들이 어떻게 평가할까? 인터넷에 떠다니는 현시대의 언론 기록물을 후보자 일족과 그 후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김삿갓이 21세기에 재현할지도 모를 일이다.

"네 할아버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군대 대신 공부를 하셨으며 위장전입과 세금 탈루로 집안을 일으키셨으니, 우린 삿갓을 써야 한다." (킁~)

이번 인사청문회가 남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뻔뻔함'이다. '뻔뻔함'이 MB정부가 표방하는 '중도실용'의 정체라는 점. 인사청문회가 우리에게 알려준 건 바로 뻔뻔함으로 무장한 '중도실용'의 정체다. 총리와 장관이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뻔뻔함'이 선택되었다는 건 향후 암울한 국정 운영을 예고하고 있다.

"청문회가 아니라 후보자의 운을 시험하는 시험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장상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이야기는 억울함의 호소 그 뿐이었다. 미안하지만 운도 실력이다. "잘못된 처신이었다"며 국민의 선처를 바란다는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운은 결국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다. 장상 위원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나 정운찬 씨가 처한 정치적 상황은 결국 국민의 손으로부터 나왔다. 후보자들을 최종 낙점하는 건 청와대의 의지이니, 장상 위원은 너무 억울해 하지 말라. 당신이 낙마한 시절을 국민들은 '아름다운 시절'로 회상할 테니.

반칙 없이는 후보자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세상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소리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운동권 유입이란 카드로 인적 쇄신이라도 꾀하려 했건만, 지금은 정치권의 인적 쇄신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버린 듯하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라 쉽게 치부해버리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가 피곤한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슬픈 현실이지.

지역에서 농사 짓고 계신 부모님을 원망할 수도 없고, 군역 기록을 지울 수도 없는 나는 오늘도 월세 방값을 위해 날밤을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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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도 청문회 국면.
풍월주 후보자 유신공은 설원공이 제기한 가야 유민 운동 배후설 의혹을 어찌 돌파할 것인가.
역사는 김유신이 풍월주가 되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시청자는 그 과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데...

--;;;;;;;;;;;;;;;;;;;;;;;;;;;;;;;;;


Posted by 망명객

<용산포차_아빠의 청춘>전은 용산참사 현장에서 주워온 냉장고, 간판, 문고리, 숟가락, 도마, 컵, 선반 등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설치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파견미술가를 자임하는 예술가들의 현장작업이 결합했다. 누군가는 영정을 그렸고, 누군가는 고인과 유족들의 행복한 일상이 깃든 사진을 모았다. 또 다른 누군가는 함께 철거싸움을 하는 이들의 자질구레한 삶을 꾸준히 기록했다.


마치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전시의 외양은 예술이 사회적 갈등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보여준다. 목소리 높여 가해자들과 싸우는 것은 마땅히 필요하다. 아니, 단지 목소리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악다구니를 쓰고 몸부림을 쳐서라도 저 살인자들의 두꺼운 낯짝을 까발려야 한다.

 

그러나 ‘용산포차’는 낮은 목소리로 유족들과 철거싸움 당사자들의 상처를 다독인다. 괜찮다고, 이 처절한 싸움에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고. 우리는 이 잊을 수 없는 만행을 끝끝내 기억할 것이라고.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고.

 

전시장의 안락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역설적으로 용산을 외롭게 만들고 고립시키는 가해자들을 격렬하게 상기시킨다. 어느 새 용산의 야만을 희미하게 지워버리는 기억과 신경의 나태함에게 묻는다. 너에게 용산은 무엇이냐고. 그리하여, 우리는 모두 용산에 빚진 자들이다.




용산은 현재진행형.
아빠의 청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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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세계화'를 부르짖다가 삼간초가 태운 게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었다.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어느 보수 인사가 영어 공용화론을 떠들기 시작한 것도 그 시절이었다.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토익 800점 대는 신의 영역이었다. 토익 800점, 현재 대학생들에게 이는 그저 보통의 점수대일 뿐이다.

다 탄 삼간초가를 다시 세우느라 빈 곳간을 부둥켜 안고 노동 유연화와 친기업 정책을 펼친 게 김대중 정부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정보기술 분야 벤처 호황이 대졸자를 여럿 구제했다. 물론 걔 중 여럿 망하기도 했다만, 내 주변 지인들을 살펴봤을 때 취업이 늦어지면 늦어졌지, 취업을 포기하거나 못한 이들이 발생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세계적 대학으로의 성장은 등록금을 바탕으로...

대학 등록금이 물가 인상률보다 앞서 오르기 시작한 건, 김대중 정부나 김영삼 정부나 다를 게 없었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이라 해서 다를 건 없었다. 기업들이 어렵단 소리는 들어봤지만 그 어렵던 국제구제금융(IMF) 시절에도 대학이 어렵단 이야긴 들어본 적 없다.

등록금이 오를수록, 대학 건물 내외장재로 쓰이는 대리석이 늘어났다. "깻잎 팔아 학교 왔다"고 외치던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은 연례행사와 같았으나, 어느 순간부터 그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정작 '깻잎 팔아 자식 학교 보낸 부모들이 줄어든 것'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마저 지금은 허망하게 들릴 뿐이다. 개인의 경쟁력이 취업 당락을 좌우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등록금 투쟁은 과거의 화석이 되어버렸다.

대학 경쟁력이 곧 취업률이 되어버린 세상. 대학 교육은 그 스스로 잣대를 마련하지 못한 채 기업과 관료들의 손에 맡겨졌다. 그렇게 탄생한 말이 '실용인재'다. 지리멸렬한 학생운동도 자취를 감춘 캠퍼스. 오늘도 우리의 '실용인재'들은 각종 자격시험과 전공 공부에 몰두하기도 바쁘다. 토익, 텝스, 오픽, 한자능력검정시험, 한국사시험, 한국어능력검정 등 지난 10년 사이 새로이 늘어난 자격 시험은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아득하다. 대학 등록금 외 각종 자격 시험 응시비조차 빠듯한 이들에겐 그저 아픈 현실일 뿐이다.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은 그 본분을 장삿속으로 이용하고 있다. 애초 고등교육기관을 사립재단이란 형태로 인정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교육 재원을 민간에 의지했던 게 현 상황을 낳은 근본 원인일 터. 대학의 기업화가 공공의 안녕에 미칠 악영향은 확연해 보인다. 말 그대로 '개천에서 용' 나는 시절은 다 간 것.

조삼모사 대학교육 정책, 입학사정관 제도는?

조삼모사격 국가 교육 정책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0여 년 전 국가 주도로 밀어붙이던 학부제의 결론은 결국 각 대학 경쟁력을 위한 학과제로의 복귀일 뿐이다. MB정부 이후 열풍처럼 밀어닥친 '입학사정관 제도'의 앞날도 그리 밝아보이는 건 아니다. 어머니의 정보력이 자식 대입 당락을 좌우한다는 사교육계의 구호처럼 과외활동에도 정보력과 물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책입안과 돈을 쥔 교육 관료들의 발상을 뿌리칠 수 있는 대학이 몇 군데나 될까?

교육관료들의 발상이 입학사정관이란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켰다. 과연 그들이 옥석을 가려낼 수 있을까? 전문성이 담보돼야 할 입학사정관들이 고용 형태는? 입학사정관으로 취업한 내 주변 후배들의 고용 형태는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2년 후 내 후배들의 앞날이 걱정스러운 건 이 때문이다. 차기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대학으로선, 입학사정관이란 정책적 직업군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리 만무하다.

해외 사례와 언어의 도입은 신중하게 우리의 언어로

어느 정책 토론회든 쉽사리 듣게 되는 게 해외 사례다. 사례는 사례로서 참고자료일 뿐이다. 학과제로 회귀하는 학부제도 그 잘난 미국식 교육의 전형이었다. 학부제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선, 학생 개개인의 성향과 맞춤 전공에 따른 학사행정적 지원이 필수다. 다중전공을 선택한 학생에게 양 전공 필수 수업 시간이 겹쳐져선 안 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전공이수학점을 대폭 줄였으나, 한정된 수업 개설은 학생의 선택권을 쉽사리 제한한다.

아,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또 다르다. 기업은 멀티플레이어보다 전문성을 학생들에게 요구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협업 능력, 언어구사력은 필수다. 고로 인사담당자들이 대학에 요구하는 건 전문적인 훈련이다. 입사 후 재교육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기업측의 논리다.

결국 대학은 교육관료와 실질적 수요자인 기업측의 요구에 쉽사리 자기 잣대를 내줄 수밖에 없다. 니들 맘대로 하세요. 그게 각 대학들의 심정 아닐까. 대교협이 포기한 대학평가에 올해부터 조선일보가 뛰어들었다. 교육관료뿐만 아니라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하는 국책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서 대학은 다시 자기 잣대를 조정해야 한다.

아, 학생들의 등록금을 제외하곤 마땅한 돈줄 없는 대학으로선 간도 내놓고 쓸개도 내놔야 하는 세상은 시련의 연속일 뿐이다. 여기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바로 유학생이 그들이다.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겠노라는 야심찬 우리 대학들의 기획은 학생들의 다국적화에 맞춰졌다. 토플, 토익 점수로 대입 시험을 대체하던 재외국민 특별전형만으론 성이 안 찼는지 우리 대학들은 대규모 유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현재 우리 대학들은 국제화가 아니라 중화를 꾀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특정 지역 대학은 중국인 유학생 없이는 학교 운영이 힘들다는 이야기까지 들릴까.

캠퍼스의 중화, 아니 좋은 소리로 캠퍼스의 국제화의 징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각종 '심포지움'이나 '세미나'는 애교로 봐주자. 어차피 이는 '학술대회' '학술회' 정도로 순화해 이해하면 그만이다. 언제부턴가 '멘토'와 '멘티'란 말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각종 외래어가 캠퍼스에 들어차기 시작했다. 리더십이니 글로벌이니, 각 대학들이 부르짖는 구호들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교육기관의 판촉 행위에는 그만큼 자기 고민이 강해야 한다. 영어 전용 강의를 늘리고 정체불명의 외래어를 써붙인다고 저절로 세계적 대학이 되는 건 아니다.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그 밑바탕이 확실해야 한다. 학술용어를 원어 그대로 이용한다고 해서 세계적 교육이 되는 건 아니다. 그건 대학의 태업 결과이고 학문적 종속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반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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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연구소가 발간한 학술지명의 학내 기사 표기를 위해 한글명을 알려달라고 했다가, 국제학술지라 그대로 영어로 표기해달란 엉뚱한 소리를 듣고 화딱지가 난 상태에서 쓴 글. 그 잘난 국제학술지이기에 학술진흥원엔 등재 안 하려나 보지? 어쩌나, 학교에선 등재지 게재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데... 해당 기자이겐 해당 학술지명 삭제한 채 기사 수정하라 지시함. 그렇게 영어를 좋아하신다면 전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삼. 애들 핑계 대지 말고. 즐~




Posted by 망명객

쇼파 홀릭...

길위에서 : 2009. 9. 14. 23:19
집 앞에 멀쩡한 쇼파가 버려져 있었다.

그 쇼파가 지금 내 좁은 방 안에 있다.

6년 전, 복학 첫 학기에 구입했던 좌식의자는 이제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사실, 화장실을 오고갈 땐 쇼파를 조금 밀고 당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

그래도 좌식 생활에서 반 입식 생활로 접어들었다는 게 기쁠 뿐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서울 생활은 거의 쇼파 위 생활이었다.

딱딱한 도서관 의자를 싫어한 난 늘 과방과 동아리방 쇼파 위에서 책을 읽고 잠을 잤다.

대학원 코스웍 기간에도 난 연구실 쇼파를 벗하고 살았다.

고향 집에서도 난 꼭 아버지를 안방으로 몰아내고 쇼파를 차지하곤 했다.
(사실 고향 집에서 내가 쓸 수 있는 온전한 공간은 쇼파가 위치한 거실밖에 없다.)

오늘도 난 쇼파 위에서 밥을 먹고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원고를 점검한다.

즐~ 쇼파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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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아, 김두수...

길위에서 : 2009. 9. 14. 22:22

김규항이 블로그에 밝히길, 이번 공연을 끝으로 김두수는 당분간 국내를 떠난단다.

다음 김두수 팬 카페(하늘이시여, 제가 정말 가수의 팬 카페에 가입을 했단 말이옵니까) 역시 요 몇 년 간 들어가 보지 못했으니, 김규항의 블로그를 통해 듣는 김두수의 소식은 내게 정말 반가울 따름이다.

장가 간다고 바쁜 더프 옹께선 이 가을을 아저씨들이 괜히 외로워지는 계절이라 하셨거늘...
아직 아저씨가 아닌 저에게 이 가을은 김두수의 노래에 젖어들고픈 계절입니다.

김두수의 보헤미안


아, 이번 정기공연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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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통영 중앙시장 활어코너에서 구입한 전어/광어/우럭 회


며칠 전 인기 블로거 김주완 기자님의 '가을의 진미 전어회 맛있게 먹는 법' 포스팅을 보고서야 전어의 계절이 돌아왔음 깨달았습니다. 즉흥적으로 떠난 통영 여행에 앞서 트위터로 먹거리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김 기자님께서 "통영에도 전어가 한창 제철입니다. 통영은 멸치회와 조림이 특히 별미죠. 술 좋아하시면 푸짐한 다찌집도 좋습니다."라며 친절히 답해주시더군요. 저와 제 친구의 선택은 전어회였습니다. 활어시장에서 전어와 함께 광어와 우럭도 구입했습니다만 광어는 살이 너무 물러 그냥 매운탕에 넣어 끓여 먹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주변 지인들에게 "지난 주말 통영으로 전어회 먹으러 다녀왔다"고 이야기 했더니 "전어는 서해안이지"라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제가 남해에서 먹고 온 전어가 아마 서해 출신일 거라 이야기 하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정말 전어의 고향은 서해일까요?

위키백과 내용을 살펴 보면, 전어는 동아시아 연안에 분포하는 청어과 어종으로 남해와 서해에 많다고 나와 있습니다. 특산물과 관련해선 지역 축제를 빼놓을 순 없겠죠. 전어 관련 축제는 충남 서천 홍원항, 전남 광양 망덕포구, 경남 사천 삼천포항, 마산 어시장, 부산 명지시장에서 열립니다. 삼천포와 마산 어시장, 명지시장 전어축제는 8월, 서천과 광양의 전어축제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열립니다.

동해 전어는 남해와 서해 전어에 비해 살이 조금 더 붉은 편이랍니다. 전어의 고향은 전국권인 셈이죠. 단, 수도권에는 주로 서해안에서 잡힌 전어가 유통된답니다. 성격이 급해 금새 죽어버리는 전어의 특성 때문에 유통 경로가 짧을수록 좋다는 거죠. 누구에게나 고향 음식이 최고죠. 남해안 출신은 남해 전어를, 서해안 출신은 서해 전어를 최고로 친다지만, 유통업자들은 서해산보다 남해산 전어의 가격을 좀 더 쳐준다고 합니다.

결국 서해안 전어란 수도권의 지역적 한계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란 게 제 결론입니다. 전어철입니다. 정일근 시인의 이야기처럼 '저무는 가을 바다로 가서 전어나 듬뿍 썰어달라 하자'고 친구와 가족에게 이야기 할 계절입니다.



가을 전어

 - 정일근

시인이여, 저무는 가을 바다로 가서 전어나 듬뿍 썰어달라 하자

잔뼈를 넣어 듬성듬성한 크기로 썰어달라 하자

바다는 떼지어 헤엄치는 전어들로 하여 푸른 은빛으로 빛나고

그 바다를 그냥 떠와서 풀어놓으면 푸드득거리는 은빛 전어들

뼛속까지 스며드는 가을을 어찌하지 못해 속살 불그스레 익어

제 몸속 가득 서 말의 깨를 담고 찾아올 것이니

조선 콩 된장에 푹 찍어 가을 바다를 즐기자

제철을 아는 것들만이 아름다운 맛이 되고 약이 되느니

가을 햇살에 뭍에서는 대추가 달게 익어 약이 되고

바다에서는 전어가 고소하게 익어 맛이 된다

사람의 몸속에서도 가을은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법이니

그 빈자리에 가을 전어의 탄력 있는 속살을 채우자

맑은 소주 몇 잔으로 우리의 저녁은 도도해질 수 있으니

밤이 깊어지면 연탄 피워 석쇠 발갛게 달구어 전어를 굽자

생소금 뿌리며 구수한 가을 바다를 통째로 굽자

한반도 남쪽 바다에 앉아 우리나라 가을 전어 굽는 내음을

아시아로 유라시아 대륙으로 즐겁게 피워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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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지난 토요일 새벽에 나선 즉흥적인 통영 여행길은 고속도로 위에서 소매물도로 향하는 뱃길로 이어졌다. 서호시장 시락국으로 아침 해장을 한 뒤 충무김밥을 도시락 삼아 떠난 뱃길이었다. 여름과 가을의 계면에서 만난 남녘 바다는 오색 등산복의 여행객들만큼 들떠 있었다. 통영 앞바다의 섬과 섬, 그 사이를 달리길 1시간 반만에 여객선은 소매물도에 닿았다.



소매물도 정상인 망태봉은 해발 152미터. 선착장부터 망태봉까진 고작 0.75킬로미터. 경사가 급한 비포장 길을 오르는 건 하이힐을 신은 아가씨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더더욱이 짧은 치마를 입었다면 그녀와 그녀의 건장한 애인은 선착장 근처의 짧은 산책로를 둘러보는 것으로 소매물도 관광을 마쳐야 한다.



망태봉에는 밀수선을 감시하던 세관 감시대가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놓고 있다. 바다 위,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이곳은 감시대라기보다 '천공의 성'이다. 천공의 눈은 먼 바다와 가까운 섬을 응시한다. 하늘에는 구름과 갈매기를 제외하곤 시야를 가리는 게 없다. 그래서 하늘은 천공의 시선에겐 재미 없는 피사체이다. 내려다 보는 시선은 쉽게 의심을 품곤 한다. 그 시선에는 오만함이 녹아 있다. 그래서 이는 고독한 시선이다. 상호 교통 없는, 일방적인 시선이 내려다 보는 시선이다. 비판보다 연민으로 이를 올려다 보자. 물론 올려다 보는 자에겐 그만한 여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등대는 2500개가 넘는다. 이들은 365일 동안 약 1백만 번씩 불빛을 깜박이며 뱃길을 밝힌다. 각 등대는 각기 다른 점멸 주기를 갖고 있다. 개별 등대가 지닌 고유한 주기적 기호체계. 그 사이에서 바다는 잠들고 선박은 항로를 검증한다. 등대섬 등대 불빛과 인근 도서 등대 불빛이 엉켜 한밤 천공의 시선에 눌러붙을 터이다.



한려수도가 빈 창 구멍을 액자삼아 펼쳐지는 이곳은 소매물도 천공의 성. 내려다 보는 자의 숙명이 앙상한 뼈대의 폐허로 드러난 곳. 당신과 나의 시선이 어긋나며 각자 카메라에 풍경을 오려넣는다. 높낮이와 각도는 각자 다르지만, 술잔 마주했을 땐 쉽게 교통하는 게 친구의 시선이라네. 내려다 보거나 올려다 보지 않는, 그런 수평적 시선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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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20090901 홍대역

지하철 승차대에서 詩를 만났네.
손에 든 시사주간지 위를 훑던 시선이 안전문 위 알록달록 안전스티커 건너 불투명 글자 위에 앉았네.
'주의' '무리한 승차는 사고의 원인이 됩니다' 너머 '저곳'이란 詩, 그 위에 말일세.


     저곳
             - 박형준

공중(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공중이라는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새떼


투명한 유리 위를 채우고 있는 반투명의 글자.
비움으로 채움을 이루는 '저곳'에선 승객들이 이를 몸소 실현한다네.
도시인은 저곳을 통해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울 방으로 돌아가겠지.
그 냄새는 새떼의 따뜻함일 터.

비움과 채움의 계면,
시선은 손 끝 시사주간지 위로 돌아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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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