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들의 정시모집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중복 합격에 따른 합격자 이탈과 추가합격자 발표가 설 연휴기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미 수시모집으로 입학만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나 정시모집 합격자 명단이 이름을 올린 이들은 행복한 설날을 맞이하겠지만, 추가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이들에겐 다가오는 설 연휴가 달가울 리 없다. 대입에서 낙방한 수험생뿐만 아니라 취업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이들이나 혼기임에도 애인 없는 이들 모두에게 설은 피하고 싶은 연휴이다. 

이미 특정 대학 합격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수시합격생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싸이월드 클럽'에 모인 이들은 오프모임을 통해 동기간 결속을 다지고 있다. '10학번'을 열쇳말로 검색하면 무려 2000개가 넘는 클럽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싸이 세상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부터 단과대와 학과·전공별 새내기 모임까지, 대학 합격과 동시에 수험생들은 싸이월드로 집결한다. 



현 대학 재학생들도 싸이월드를 중심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맺은 '일촌'의 위력은 대학생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은 싸이의 세상에도 단절은 존재한다. 연애의 단절이 싸이질의 단절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해외 경험이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어학연수와 각종 해외봉사활동, 국내 대학 캠퍼스 내의 유학생 증가는 대학생들의 싸이질에선 하나의 장벽으로 존재한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내가 페이스북 가입과 이용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반면, 외국인들에게 싸이질은 언어적 장벽과 함께 가입 자체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방통위가 백날 글로벌미디어를 외친들, 제대로 된 글로벌미디어가 성장할 수 없는 토대를 갖춘 게 우리나라이다. 

미투데이에서 트위터로 갈아탔다는 후배의 물음은 의미심장하다.

"어차피 오바마가 미투데이를 할 가능성은 없잖아요?"

어차피 서비스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지만 우물 안 개구리를 우물 안에만 가둬두려고 하는 인터넷 기업과 그 제반 정책은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국제적 흐름 속에서 '한국어'란 언어체계는 그 자체가 '문화적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뜬금 없는 영어공용화론을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문화적 할인 장벽을 보호망 삼아 복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하는 게 우리나라 인터넷의 현실 아닐까. 난 그러한 갑갑함을 호소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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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급 확산에 따라 대학생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디지털기기의 보급과 확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대학가이다. 컴퓨터와 노트북을 포함해 휴대전화기,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는 대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걸쳐 새로운 생활습관을 만들어냈다. 고등학생에 비해 학사일정과 용돈 면에서 여유로운 대학생들은 늘 디지털 환경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내가 처음 구입한 노트북은 삼성센스600이었다. 97년, 삼성 아카데미 특판 행사 때 대학 합격증을 같이 첨부하며 구입한 노트북 가격은 거의 200만원에 육박했다. 떠돌이 하숙생활을 시작하던 때였기에 내겐 무엇보다 휴대성이 우선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주요 재원 정보조차 찾기 힘든 센스600으로 대학 신입생 생활을 시작했다. 전화선을 연결해 PC통신(나우누리/천리안)을 시작했으며 각종 과제물이 이 녀석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어렵게 구한 센스600 이미지

97년은 노트북이 대중화되기 이전 시기이다.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과제물 제출이 일반화되었지만,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신입생들에게 문서 작업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한글타자 200타가 신입생 교양컴퓨터 중간고사 평가 만점 기준이었던 시절이었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다루는 실력으로 학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던 시절이었지.(기말고사는 HTML을 활용한 홈페이지 제작이었다.) '삐삐'라고 부르던 개인호출기와 더불어 대학생들의 가방 속에 항상 따라다니던 필수품은 3.5인치 플로피디스켓이었다. 당시 3.5인치 플로피디스켓의 일반적 용량이 1.44MB였으니, 디스켓 한 장에 MP3 한 곡도 제대로 못 담던 시절이었다.(PC통신을 통해 다운받은 노래 100여 곡을 ZIP분할 압축을 통해 학생회실 컴퓨터로 옮겨놓는 용자도 있었다.) 고로 당시 대학생들은 10장들이 디스켓 케이스를 선호했다.

밀레니엄을 앞둔 시기, 이동통신사의 PCS사업의 주요 타겟층은 대학생이었다. 커피숍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놓여 있던 호출기 시대를 지나 수업시간에 전화기를 꺼둬야 하는 휴대전화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막 서비스를 시작했던 시티폰은 급속히 성장하는 휴대전화사업 앞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야 했다.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디스켓을 대체한 건 USB가 아니었다. 한메일이 무료 메일 서비스가 대학가의 디스켓 수요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무료 메일 서비스 이전에도 대학에서 텔넷을 이용한 메일 주소를 보급해주긴 했지만 한메일은 엉뚱하게도 '깨지지 않는' 디스켓의 역할을 담당해야 했다. 물론 메일을 저장장치로 이용했던 배경으로 브로드밴드의 보급과 확산을 빼놓을 순 없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손에 디지털카메라를 쥐기 시작했다. 강의실 칠판 내용을 카메라에 담아두는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종종 기사화되곤 했지. 2000년대 중반부터는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한 휴대전화기가 대학생들의 필수품이 됐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그 기세가 이어질 것이다.

그간 스마트폰 관련 논의들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짙었다. 아무래도 구매력 면에선 직장인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이통사들이 본격적인 스마트폰 대전에 앞서 대학생 집단을 그냥 남겨두진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유무선통합망과 무선인터넷 시장으로서 대학 캠퍼스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캠퍼스 내의 유무선통합망 구축과 함께 무선인터넷망 사업은 대학으로서도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기존 유선전화 사업의 지배자나 다름 없던 KT로서는 긴장해야 할 일이다. 캠퍼스 내의 VoIP보급은 대학과 업체가 서로 상생하는 구조로 갈 것이다.

인프라의 변화뿐만 아니라 당장 대학생들의 생활에도 스마트폰이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일본의 아오야마학원대가 전학생과 교직원에게 '아이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울산과기대도 전교생에게 아이팟을 지급하기로 했다. GPS기능을 활용한 출결과 강의 보조기기로 아이폰과 아이팟을 활용한다는 것이 이들 대학의 생각이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에게도 스마트폰은 기존 노트북보다 더 매력적인 존재이다. 아이팟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내 후배 학생기자 녀석처럼, 대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은 휴대성이 극대화된 컴퓨터이기 때문이다. 단, 이를 뒷받침할 교육행정 서비스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각 대학 홈페이지가 변화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건 역시 대학도서관 DB 이용체계이다. 익스플로러 중심으로 구축된 각 대학 홈페이지들은 그 자체가 스마트폰의 장벽이다. 홈페이지 개선과 더불어 수업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종 기자재 확충과 이에 대한 활용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사실 일반강의실에 설치된 컴퓨터는 프리젠테이션 용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전자칠판이 일반강의실에 도입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가격적인 면에서 타블렛PC가 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패드의 가격과 성능을 살펴봤을 때 이를 설치한 교수대와 빔프로젝터의 조합이 전자칠판보다 더욱 경쟁력이 높다.

무겁게 들고 다니던 교과서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학도서관에서 교재와 관련 논문들을 다운받아 보고 소셜서비스를 이용해 수업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오고 있다. 각종 자료들이 손바닥 위 세상에서 오고가는 것이다. 학생들은 전용 어플을 통해 대학 셔틀버스 이동 사항을 체크하고 도서관 열람실 공석을 확인할 수도 있다.(아주대 어플)

증강현실도 대학이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건물과 강의실 안내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장으로의 이동 경로가 증강현실을 이용해 서비스될 수 있다. 증강현실은 도서관 내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찾고자 하는 책이 꽂혀 있는 서가를 증강현실을 통해 안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은 학생들이 주도할 것이다. 대학 당국은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을 터.  당장은 좀 지켜봐야 할 문제이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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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hoto Giddy 


노안을 위한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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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고 하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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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상품 다각화(?)의 한 방면으로 경제매체 창간을 생각하는가 보다. 

대충 설문조사 내용을 살펴보니, 일간경제지는 아니고 새로운 시각의 경제기사들을 선보일 수 있는 주간지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그 형태에 있어서도 "외국 유력 매체, 연구소·블로그 글 선별 번역해 글로벌 경제 이해를 돕기 위한" 매체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 같다. 

결론은 경제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인가? 

과연 그 선택이 틈새시장일지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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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S의 변신

길위에서 : 2010. 1. 27. 06:31


국내 학술연구 문헌 검토를 위해 거쳐야 하는 곳 중 한 군데가 바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공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다. 간만에 공부 좀 해보겠노라는 갸륵한 생각으로 브라우저 주소창에 "http://www.riss4u.com"이라 쳤더니 영 어색한 첫 화면이 '두둥~'하고 뜨는 게 아니겠는가. 그간 조잡스럽게 생각했던 RISS가 새롭게 탈바꿈한 것이었다. 

'올레~'라고 외치기 전,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미명 하에 내가 학생이란 신분을 망각했던 건 아닌지,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게 된다. (ㅠ.ㅜ) 웹2.0을 넘어 웹3.0이 언급되는 시대에 웹2.0을 구현하겠노라는 RISS의 선언에 감개무량한 건 나뿐만이 아닐 터. 검색 문헌 정보를 각종 소셜미디어와 소셜북마크 서비스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리뉴얼한 RISS 페이지 5분 감상 포인트다. 

앗! URL도 "http://riss.kr"로 바뀌었군. 이건 리뉴얼 한참 이전에 바뀐 것일 지도 모른다. --;;;;;;;;;;;;;;;;;;(얼마나 공부를 안 했기에...) 

'내서재' 옆 '오픈랩'은 뭐냐? 이것저것 눌러보다 보낸 시간이 벌써 30여분. IE뿐만 아니라 크롬에서도 잘 돌아가는 듯하니 내심 뿌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특정 대학이 보유한 논문을 보려면 빌어먹을 엑티브X가 장벽으로 진을 칠 가능성이 보이지만, 어쨌든 30여분 감상소감은 참 괜찮아 보인다는 점이다. 

공부할 맛 나겠는 걸...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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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고 지내던, 
늘 미뤄오던,
졸업논문을 써야 할 때가 됐다!


연구계획서를 어디에 뒀더라?

먼지 머금은 계획서를 뜯어고치느니 새로 쓸까, 
잠시 생각하다가 먼지 뒤집어 쓰는 게 역시 최선이란 결론을 내림. 

우할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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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적 디스플레이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영화 스타워즈 덕분이다. 어린시절 이불 뒤집어 쓰고 본 토요명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깡통 로봇 알투디투가 루크 스카이워크에게 보여준 레이아 공주의 구조요청 메시지가 3차원 디스플레이 메시지였다. 

 
영화 속에서 재현하던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은 영화가 제작되던 시대적 한계 탓인지 컬러보다는 모노 톤에 가깝다. 아직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없고 멀리 인간이 이주할 행성이 발견된 건 아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국민들이 휴대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시대는 맞이했다. 어릴적 꿈꾸던 미래사회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의 진보조차 따라가기 벅찬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기 때문이다. 

실재보다 더 실재같은 이미지는 역사 과정에서 인간이 꾸준히 추구해온 대상이다. 예술 장르의 확장과 발전이 과학적 기술의 진보와 그 맥을 같이 해왔듯, 그 과정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일반적으로 영상 콘텐츠의 질은 제작비에 비례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큰 돈 들인 영화가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문화상품의 속성 상 영상 콘텐츠는 성공의 향배를 알 수 없는 제품이다. 아바타의 제작비는 거의 5억 달러에 가깝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제작한 영화 중 가장 고가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이야기다. 뻔한 스토리 전개는 바로 투자액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미국 내 흥행에 더해 전세계적 흥행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다. 그 과정에서 그 어떤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회에서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내러티브는 필수 요소다. '아메리칸 뷰티'처럼 미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이 강한 영화는 절대로 대규모 제작비를 투여할 수 없다. 

2D로 관람한 관객이 다시 한 번 3D로 아바타를 관람하자 하는 건 풍부한 시각적 자극에 대한 체험 욕망이다. 93년 대전에서 열린 엑스포 현장에서 가장 긴 대기열을 자랑했던 곳은 바로 입체영화관이었다. 현재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 대전 엑스포의 입체영화관은 CGV의 4D 상영관에 아이맥스 3D 상영관이 겹쳐진 곳이었다. 3D 영상과 움직이는 좌석의 조합은 단순한 놀람을 넘어 경악이었다.

자극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최종적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자극은 공감각적 자극이다. 문자를 통한 간접 체험이 영상 매체로 옮겨가고 이는 다시 공감각적 체험으로 옮겨간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인간의 뇌 에 명징한 이미지를 남기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2D에서 3D로, 기술은 끊임 없이 발전하고 진화한다. 

기술의 진화에 걸맞게 인간의 몸도 변화한다. 인간 감각 기관 기능의 퇴화는 기술적 진보의 속도와 보조를 맞추는 추세다. 다양한 시각적 자극들이 개발됐고 인간의 시력은 퇴화한다. 개인화의 첨병이었던 워크맨과 이어폰의 보급은 인간에게 청력 약화를 가져왔다. 더욱 강한 자극을 추구하는 인간의 몸은 기술에 적응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 물론 그만큼 안경과 콘텍트렌즈, 시력 보정 수술 시장이 커졌고 보청기 시장도 커졌으리라. 

새로운 자극에 대한 열망은 그 자체가 수요의 창출이다. 가전업체의 3D 텔레비전 개발과 판촉, 지상파 방송계의 3D 방송 추진, 문화관광체육부의 3D 관련 CG산업 진흥책 발표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기술 상용화에 따른 신규 수요를 노리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애국적 수사가 거슬리긴 하지만, 산업적 차원에서 이는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문제는 해당 주체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음험함이 수면 아래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생존과 관련된 조급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3D 텔레비전의 안정적인 내수 시장 확보와 3D 방송설비를 비롯한 기술 투자 빌미의 수신료 인상, 관련 기술인력의 안정적인 공급 문제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요즘 국내 정세다. 기술의 정치적 중립성을 믿는 건 역시 순진한 발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국이다. 

3D 텔레비전 이후의 텔레비전 시장은 디스플레이 장치와 움직이는 의자 세트가 결합된 상품이리라. 결국 이는 구매력을 높이라는 시대적 압박이기도 하다. '부자 아빠'는 외친다. 벌어서 사거라. 3D 텔레비전이든 공감각적 체험이든, 그 모든 건 결국 돈의 문제 아니겠는가. 



소싯적 이야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결국 '돈'이란 삼천포로 빠지게 됐다. 슬슬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개인적 소망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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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느 곳이나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이 시나브로 늘어났다. 다문화가 시대적·사회적 화두로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다문화 발화 주체들 모두가 각자의 입맛에 맞게 '다문화'를 상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관 나눌 것도 없이 다문화와 다문화 현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말 새롭게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여성부'가 가족과 청소년 업무까지 맡아 '여성가족부'로 새롭게 출범했다. '여성가족부'는 결혼이주여성 문제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에 관한 업무까지 담당하게 된다. 다문화가정 청소년 업무도 여성가족부 해당 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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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보니, 센터를 관장하는 지자체 해당 부서가 '지역경제과'란 사실이 의아했다. 담당 공무원의 이야기로는, 이주민들이 해당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지역경제과가 센터 사업 지원을 담당하고 있단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주민 문제를 지역 복지의 차원으로 접근할 때, 성동구는 지역경제의 차원에서 이주민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이주민을 소외계층으로 분류할 때 이주민 문제는 복지 차원의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주민을 경제주체로 바라볼 때 이주민 문제는 곧 지역경제의 이야기가 된다.

성동구의 지원으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지하에 '다문화카페'가 마련됐다. 센터 지하 공간은 지역민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헬스장이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방치돼 있던 공간이 다문화카페로 탈바꿈했다. '다문화 체험관', '다문화 도서관', '다문화 음악 카페', '다문화 정보화실'을 갖춘 '다문화카페'는 센터를 이용하는 지역 이주민들에게 사랑방 구실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이야기가 따르고 인적물적 자원들이 교환된다. 방과 후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다문화가정 아이들, 일요일마다 센터를 찾는 이주민들에게 카페는 휴식의 공간과 교육장이 될 예정이다. 나? 내게 다문화카페는 사람들과 차 한잔 나눌 공간이다.


꼬랑지 - 김마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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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학기가 끝났다. 이주민을 대상으로 펼친 지난 18주 동안의 한국어와 컴퓨터 교육이 모두 끝났다. 매 학기가 그렇지만, 학기의 끝에는 늘 발표회가 있다. 이주민들의 노래와 춤, 자작시와 편지가 무대 위에 오른다. 18주 동안 진행한 교육은 관계와 관계가 익어가는 시간이다. 한국어나 컴퓨터 지식은 관계를 익히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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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교실 자원봉사자인 남춘호 선생이 지난 학기 초에 담근 술을 발표회 뒷풀이 시간에 개봉했다. 술이 익는 시간 동안 자원봉사 선생님들 사이, 자원봉사자와 이주민 교육생 사이, 교육생과 교육생 사이에도 정이 익어갔다. 새학기는 3월부터 시작한다. 누구는 다음 학기에도 센터에서 마주할 수 있지만, 또다른 누구는 자리를 비우게 된다. 든 자리보다 난 자리가 더욱 티나는 법이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난 자리를 채워갈 것이다. 술은 다시 익을 것이고, 그만큼의 정이 다시 쌓일 것이다.

오늘의 발표회를 위해 지난 한 학기 동안 수고하신 모든 분들이 활기찬 새학기를 맞이하길 빈다.


꼬랑지 - 교육이나 상담 자원봉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컴퓨터 교사 자격은 윈도우XP와 이메일을 활용하실 수 있는 분이면 누구나 가능하답니다. 물론 매주 일요일 정해진 시간에 시간을 내실 수 있는 분으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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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들른 강릉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위로 눈밭이 펼쳐져 있었다.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바닷가를 찾은 이들은 눈과 모래 그리고 파도가 연출하는 장면에 감탄사를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겨울 바닷가'란 단어의 조합이 안겨주는 쓸쓸함은 경포해수욕장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유명 관광지들이 그렇지만, 백사장 뒤켠으로 늘어선 횟집들은 아침부터 손님 맞이 준비로 부산스러웠다. 여름철만큼은 아니겠지만, 겨울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지.




기상상태로 요 며칠 동안 어선들이 조업을 못해 곰치는 횟집 현수막에만 존재하는 음식이었다. 횟집 사장님은 일행에게 생태찌게를 권했다. 방금 들어온 신선한 생태가 있다며 직접 생물을 보여주는 사장님의 적극성을 뒤로 하고 우리 일행은 도로묵찌게를 아침식사 메뉴로 선택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태찌게는 인사동 골목의 부산식당에 있기에. 알찬 도로묵이 찌게 냄비에 가득 담겨 있었다. 경포대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횟집 2층 창가는 찌게와 쌀밥의 열기로 따뜻했다.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일렬로 늘어선 나무 흔들의자는 지난 여름의 열기를 머금고 있을 줄 알았다. 사랑의 서약을 남겨 놓은 연인들, 가족의 건강을 비는 어머니, 영원히 우정 변치말자는 친구들, 그 사이에서 낯익은 이름이 보였다. '미누'. 사람들의 염원 사이에서 '미누야 보고시퍼♡'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뭐 하는 놈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고 하더니, 지난 10월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네팔로 돌아간 미누의 이름이 경포해수욕장 한 켠에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미누의 몸은 히말라야를 품고 있는 네팔에 있지만, 그의 친구들은 지금도 이 땅에서 그를 그리워한다.

미누 이 친구, 참 복 받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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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 관련 글>

○  내 친구 '미누'
○  한 이주민과의 면회
○  미누에게 주어지는 공로패
○  스탑크랙다운 6주년 기념 공연 '미누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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