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11.12 미누에게 주어지는 공로패 by 망명객
  2. 2009.06.23 이주민 블로그 놀이 경과, 다음은 메타블로그 차례... 2 by 망명객
  3. 2009.05.25 삶의 개별성 by 망명객
  4. 2009.04.27 이주노동자의방송 4주년 기념 후원의밤 by 망명객
  5. 2009.04.11 법집행 폭력 by 망명객
  6. 2009.02.22 이 땅에 살기 위해 by 망명객
  7. 2009.02.03 블로그를 통한 이주민들과의 소통 by 망명객
  8. 2008.02.28 나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몇 자 끼적여보자. by 망명객
이주민 '미누'를 아는 사람이 꽤 늘었다. 그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장기 체류 이주민에 대한 강제 추방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인지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끝까지 싸우겠다던 미누, 그래서 갑작스런 그의 강제출국 명령이 황망하기만 했다. 모두들 그랬다. 금요일 저녁, 두 통의 문자가 술자리 테이블 위에 놓아둔 내 휴대전화기를 울렸다.

'미누, 금일 저녁 강제출국'

'**씨 단속 걸려서 목동출입국사무소에 있답니다'

한 사람의 이주민이 타의에 의해 고향으로 돌아갔고, 또다른 이주민 역시 타의에 의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는 내용이 문자 두 통의 전문이다. 단속 사유이자 추방의 이유가 된 것은 불법체류. 불법과 합법의 경계 사이에 서 인간의 체류 조건을 한정 짓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보호소의 간판을 단, 교도소나 다름 없는 곳 안에서 전화기를 통해 부른 미누의 편지는 꽤나 많은 이들을 울렸다. 유통기한이 정해진 상품에 자신의 처지를 빗댄 그는 아름다운 품성을 지닌 이였다. 김치에 삼겹살, 소주 한 잔 곁들이고 싶다던 그는 지금 네팔에서 김치와 삼겹살을 먹고 있다.


출처 : 프리미누


그런 미누에게 공로패가 주어진다. 미누만큼 황망해하던 친구들이 이주노동자의 인권 신장과 한국사회의 다양성 확산을 위해 기여한 그의 공로에 대해 작은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마음까지 보듬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감사패 하나가 미누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이미 한국에서의 공로패 전달 행사는 진행된 후다. 네팔에 가는 친구 편에 다음달 초 미누에게 공로패가 전달될 예정이다.)


미누의 사례는 이슈와 이슈의 타래 속에서 그대로 묻어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수유너머N이 '이주노동자와 희망의 정치학'을 주제로 이달 24일부터 4주 동안 특별강의를 진행한다. 이달 28일에는 리더를 잃은 스탑크랙다운'이 6주년 기념공연을 펼친다.


<수유너머N 특별강의 '이주노동자와 희망의 정치학'>



1강.(11.24) 한국 사회와 이주노동자 (조원광)

2강.(12. 1) 이주노동자와 환대의 윤리 (최진석)

3강.(12. 8) 이주노동자와 가시성의 정치학 (정정훈)

4강.(12.15) 이주노동자와 다문화주의 (변성찬)


강좌회비: 5만원

시간: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6주년 기념 공연>



일시 : 11월28일(토) 오후 6시~10시

장소 : 요기가 갤러리 (3141-2603)   http://yogiga.com

입장료 :  무료




연말을 맞아 불법체류 이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단속 대상인 이주민, 이들을 채용한 업주, 단속의 주체인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벌이는 숨박꼭질, 그 사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짓는 건 자못 무의미하다.

그 누구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누구도 불법이란 딱지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그게 미누에게 전달될 공로패에 담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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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출처: Dr John2005 (flickr)

이주민 센터의 컴퓨터 자원봉사자로 전 이주민들과 블로그 놀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획에 의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즉흥적인 교육을 주로 진행하고 있죠. 이주민들의 친구이자 강사로서 교육 내용의 질적 제고를 꾀해야 하는 저는 지금까지 이들이 매체를 만나고 소비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고 핑계댑니다.

띄엄띄엄 진행한 이주민 블로그 놀이가 벌써 2개월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교육생들의 개인 차와 관심사에 따라 각 블로그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죠. 몇몇 친구들은 특정 테마에 맞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귀국 후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한 친구는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어 속담을 자국어로 돌려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이주민들의 블로그 운영은 이국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이미지가 대부분입니다.

이주민들의 디지털 기기 수용 행태는 다양합니다. 이는 개인별 디지털 리터러시 차이라고 볼 수 있죠. 국적과 언어가 다양한 이들은 디지털 사진도 직접 출력해 나눠갖습니다.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제 양 팔에는 각종 디지털카메라가 걸려 있기 십상입니다. 웹을 통한 콘텐츠 공유 방법이 낯선 건 이들이 처한 노동환경에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주노동자의 대부분이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인력들이기 때문이겠죠.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들을 기록하려 합니다. 이는 자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스스로의 안녕을 전할 수 있는 또다른 경로이기도 하죠.

교육생 이다

이주민 블로그 놀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또다른 행태는 한국 대중문화 소비입니다. 교육시간에 유튜브나 다음 동영상을 자신의 포스팅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그 결과 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에 대한 이주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한국 음악이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좋은 텍스트이기도 하겠지만, 결정적으론 대중문화가 감성적 측면에서 이주민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콘텐츠라는 점이겠죠.

자료 창고, 한국생활의 저장, 대중문화 소비를 넘어 이주민 블로그가 가야할 지향점은 소통입니다. 블질을 장려하면서 제가 이주민들에게 꺼내는 이야기는 굳이 한국어 포스팅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겁니다. 모국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히 기록하는 게 블로그라고 강조하죠. 이와 관련해 특정 주제 트랙백 놀이를 진행하려 합니다. 이미 RSS 리더기 교육을 통해 저희 반 친구들은 서로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메타블로그겠죠.

국내에서 특정 국가 출신 이주민들이 정보 교환용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인터넷 세상에서 국경을 논한다는 게 참 거시기합니다). 카페가 더 큰 광장으로 가기 위해선 전용 메타블로그가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출신국이 다른 경우에는 한국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겠지만, 일천한 에스닉 미디어를 대신할 통로로 메타블로그가 매력적으로 다가서지 않을까요?

아직 국내 이주민 블로그가 활성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블로그가 적절한 수입구조를 창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주민 메타블로그를 운운하는 게 웃기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주민 블로그 놀이를 진행하고 있는 제 입장에선 이주민 메타블로그가 절실하답니다. 메타블로그 개념을 교육하던 제가 이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메타블로그를 마련하겠노라고 교육생들 앞에서 공언해버렸습니다. 다음세대재단의 <블로그라운지>에서 제공하는 '날개툴'을 이용하면 대충 메타블로그 사이트 하나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합니다.

문제요? 당연히 어려움은 따를 겁니다. 제 허접한 기술력이 가장 큰 난점이죠. 아, 도메인도 사야하고 호스팅 서버도 마련해야 하는구나(이래저래 돈 깨질 소리만~). 또한 자국어로 컴퓨터 이용하는 법을 이주민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되도록이면 자신의 의견을 글쓰기로 피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하죠. 그 과정이 블로그 놀이의 시작이자 전부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돌아보고 타인과 소통하려는 욕구를 끌어내는 과정이 그 핵심입니다.

메타블로그는 언제 마련하냐고요? 돈과 시간이 허락할 때... 취업 성공 후?(--;;;;;;;;;;;;;;;;; 응~?) 공익 차원에서 누군가 해준다면 더욱 땡큐고요. 미래 사회를 생각할 땐 투자 차원에서라도 참 괜찮은 아이템인데... 지난한 국내 에스닉 미디어의 단초로서 발전할 가능성도 보이고요. 누가 아나요. 6억 아세안 시장을 염두에 둔 국제적 메타블로그가 될지~! 테터앤미디어나 다음이 관심 좀 가져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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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난주 제 블로그에 번역기를 설치했습니다. 몇몇 동료 선생님들께서 문의하시던데, 소스는 여게바라 님의 포스팅 자료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게바라님 감사합니다.



Posted by 망명객

삶의 개별성

길위에서 : 2009. 5. 25. 22:05
23일 저녁 지하철, 사람들 손엔 '호외'가 들려있었다.
서울의 먼 남쪽 봉화마을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고,
쉼 없이 달리는 지하철에선 그의 죽음이 읽히고 있었다.

밤 9시가 가까운 시간,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앞에는 3백 명이 넘는 이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었다.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이주민 캠프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들을 태운 버스는 심야의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강원도 평창을 향했다.
국토를 횡단하는 영동고속도로 위헤서도 봉화마을은 먼 남쪽이었다.
단, 한 정치인의 자살이 행간 속에서 읽히던 서울은 서쪽으로 멀어져갔다.
일상 노동으로부터의 일시적 탈출,
그 즐거움이 모두의 얼굴 위에 가득하다.


24일, 경포대 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버스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3백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에겐 동녘의 푸른 바다가 즐겁고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택시 안 라디오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속조치 내용이 계속 흘러나왔다.

삶의 개별성.
내 위치에 따라 방위가 상대적이듯, 자연의 한 조각인 삶과 죽음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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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훌륭했던 대통령이기보다 가정 덜 악했던 대통령의 죽음.
'노무현'이란 기호가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두고볼 일이다.
Posted by 망명객
01234


지난 25일 저녁에 이주노동자의방송 4주년 기념 후원의밤이 열렸습니다.
추적거리는 날씨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우고 계시더군요.
열심히 서빙하고 있던 자원봉사자분들도 많으시고요.

아는 얼굴들 사이에서 몇 잔의 술을 나누고 몇 다발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하림 씨가 초대가수로 노래를 했고,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이 공연을 펼쳤습니다.
늦은 밤, 추적거리는 날씨로 거리에는 한기가 가득했습니다.
추위에는 늘 사람의 품이 그립답니다.
몇 잔의 술과 몇 다발의 이야기, 그 사이에서 이주민의 꿈과 노래, 노동과 삶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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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법집행 폭력

다문화사회 : 2009. 4. 11. 20:16


화면은 80년대의 인신매매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두 사내가 한 여성을 강제적으로 봉고차에 견인한다. 길거리에서 여성의 저항은 필사적이다. 옷이 거의 벗겨지다시피 여성은 필사적이다. 하지만 봉고차에 견인된 여성은 무기력하다. 변명같은 항변을 늘어놓지만, 남성에게 돌아오는 건 폭력뿐이었다. 法의 이름 아래 행해지는 폭력과 남성의 여성에 대한 폭력, 이 두 가지가 씨줄과 날줄로 화면을 엮는다.

체포된 불법체류자의 머릿수가 담당 공무원의 능력치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봉건사회의 전쟁에선 적군 시체의 머리가 군공의 증거였다. 일제시대엔 행정구역별로 정신대 숫자가 할당됐다. 새마을운동이 삼청교육대가 서류 위 숫자로 남아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배출된 이 땅, UN사무총장이 배출된 이 국가가 자랑스러운가? 불법은 합법적 과정을 통해 단죄받아야 한다. 불법을 불법으로 견제한다면 공권력은 정당성을 상실한다. 정당성이 상실된 공권력은 폭력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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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한국어 레벨 테스트 중인 이주노동자


지난 15일, 성동구청 3층 강당에선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관장: 김준식) 한국어·컴퓨터교실 신입생 접수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3월부터 시작되는 센터 새학기 신입생 접수뿐만 아니라 이들의 레벨 테스트와 반 배정도 겸한 자리였습니다.

국내 거주 이주민들은 대부분 기능적 문맹(functional illiteracy)인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기능적 문맹이란 사회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읽기와 쓰기가 불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로 인해 이주민들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신문이나 방송 등 매스미디어 활용 면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이주민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각 지역의 이주민 지역센터나 복지단체들은 이주민 대상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외국인노동자들은 어려운 노동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임금체불이나 산업재해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곳이 이들 외국인노동자들의 일터인 거죠. 열악한 노동 환경만이 아닙니다. 의료 서비스나 복지 서비스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사회 공공 복지 서비스 앞에서도 이주민들의 피부색이나 국적, 기능적 문맹이 큰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최근 '다문화'가 사회적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다문화'는 그 실체가 모호한 그 무엇일 뿐입니다. 학술적으로도 '다문화'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실정이죠. 학자들의 세계에서나 담론으로서의 다문화는 아직 그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선 다문화가 매우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땅에 살기 위해 이주민들은 지원단체나 복지단체의 문을 두드립니다. 일주일 중 단 하루, 일요일에만 진행되는 한국어와 컴퓨터 교육 과정에 많은 이주민들이 노동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참가합니다. 이들의 꿈은 단 한 가지죠. 어서 한국어를 깨우치고 컴퓨터를 배워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소박한 꿈. 저 먼 나라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부터 품었던 그들의 꿈은 오늘도 이어집니다.


Posted by 망명객

2월의 첫날, 약 스무 명 가량의 사람들과 언어의 벽을 깨고자 노력했습니다.

자국어로 컴퓨터를 이용하고자 하는 여러 이주민들.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윈도우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국가 및 언어 옵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물론 미얀마어는 따로 폰트를 설치해줘야 합니다.

초짜 컴퓨터 선생의 실수가 이어집니다. 미리 참석 예상 국가의 언어를 조사했습니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이 벵골어를 사용한다더군요. 물론 윈도우에선 벵골어(인도)를 지원합니다. 그래서 걱정 없이 교육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윈도우에서 제공하는 벵골어는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에서 사용하는 벵골어와 다르더군요. 1월의 마지막 날에 벵골어 관련 영어 웹페이지들을 뒤져보니 폰트가 다양하던데, 어족이 같아도 쓰는 법이 틀리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두 명의 방글라데시 출신 친구와 한 명의 파키스탄 출신 친구에게 연신 미안하단 이야기만 꺼내야 했습니다. 결국 제 준비가 모자랐던 탓이니까요. 이들 국가와 그들의 문화에 대한 무지함의 소산이었습니다.

선진국 중심의 국제 정보 질서가 우리에게 지리적·인종적 색맹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물론 국내 매스 미디어들의 한계가 엄연히 존재했던 게 사실입니다. 국력 신장과 더불어 우리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려는 시도가 꾸준히 늘고 있죠.

그렇다면 우리 안의 타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들은 어떨까요? 우리에게 동남아시아는 단순히 못사는 나라, 자연 재해가 많은 나라, 가까운 여행지일 뿐일까요? 언어적 한계가 있지만 그들도 생존과 관련된 정보를 갈구하고, 우리나라 매체를 통해 자국 소식을 듣길 원합니다.

지난 학기부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컴퓨터 교육의 일환으로 블로그 활용 교육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생전 처음 컴퓨터를 만져보는 사람도 부지기수입니다. 기초 과정에선 클릭과 더블클릭, 이메일 활용 등 아주 초보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급반에선 워드나 엑셀 등 오피스와 플래시 등을 교육하기도 합니다.

2월의 첫날 열린 컴퓨터 자국어 활용 특강. 교육이 끝나고 몇몇 분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기네 국가의 역사나 문화를 너무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에게 블로그를 통한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여러분의 출신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단 이야기로 이들의 블로그 활동을 독려했습니다. 앞으로 이주민들의 블로깅을 지속적으로 독려할 생각입니다. 때론 문법에 맞지 않는 한국어로, 때론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글자로 이들의 블로그가 채워질 겁니다. 아울러 블로그스피어도 더욱 풍성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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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성인 대상 컴퓨터 교실 교사를 하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어도 상관 없습니다.
단지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자세한 안내문은 여길 눌러보세요.
참, 댓글로 문의하셔도 됩니다. ^^;;;

Posted by 망명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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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드라마가 TV드라마 장르의 하나로 자리잡은 지도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수 많은 스타들의 등용문이 되었으며 이를 소비하던 동년배들에겐 즐거운 추억 거리로 자리잡은 게 청소년드라마다. 물론 청소년드라마도 트렌디 드라마의 거대한 흐름 속에 변질되어갔고 현실다운 드라마보다는 시트콤처럼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청소년드라마를 대체해 갔다.

주말 오후, 잡다한 생각들은 접어둔 채 TV 삼매경에 빠져있자니 낯 선 드라마 한 편이 눈길을 끈다. '나도 잘 모르지만'. 파키스탄 혼혈 케릭터가 나오고 삼류 양아치스러운 케릭터가 나오는 이 드라마는 주먹다짐을 하던 두 케릭터가 우연한 기회에 긴 여정을 떠나는 버디물이다. 물론 사회적 약자인 두 청소년의 여정은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니다. 굶기도 하고 삥도 뜯고 도둑질도 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이 두 친구가 도인같은 양반(오광록 분 - 이 아저씨는 어느 순간부터 도인 전문 배우가 되어버렸다)을 만나 조그만 깨달음을 얻었는지 학교로 돌아가는 것으로 드라마가 끝난다. 그것도 자기들에게 욕설과 폭력을 휘두르던 선생님을 용서하면서까지. 아니, 이게 뭐야~

자, TV드라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 청소년 대상 드라마이니 뭔가 교훈을 집어넣고자 했을 것이다. 다문화시대에 접어드는 마당에 혼혈 케릭터를 집어넣은 것만으로도 커다란 진보가 아니겠는가. 잠깐 관련 내용을 검색해보니 MBC와 청소년위원회와 공동기획으로 제작된 드라마란다. 왠일로 청소년드라마다운 드라마를 가 나오나 했더니 국가기관의 지원 없이는 이런 드라마가 제작되기 힘든가 보다.

파키스탄 혼혈 케릭터가 출연하기에 드라마를 보는 내내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몇 년 전 안산에서 이주노동자 자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다 만난 몽골인 따와가 그 인물이다. 당시에는 대학교 신입생 정도가 되었어야 할 나이의 따와는 그 첫모습에서부터 밴드음악을 좋아하는 여타의 우리의 청소년들과 커다란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심스런 그의 태도는 지독히 경계하던 삶의 궤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졸업장을 받을 수 없었으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구조적 차별로 결국 학교를 자퇴했다는 따와. 짧은 인터뷰 후 헤어지기 직전에 조심스레 꺼내던 그의 꿈은 검정고시를 본 뒤 대학에 진학해 사회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쯤 그는 꿈을 이루었을까? 외국인 백만, 따와는 우리 속의 타인으로 자랐지만 이제 그와 그 동생들은 우리의 이름으로 품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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