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컴퓨터 초급반 교육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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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끝났다. 저 멀리 아프리카 대륙에서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벌어지는 동안 난 성동구의 한 구석에서 아프리카 출신 친구를 얻었다.
검은색 피부에 안경 뒤 눈빛이 도드라진 그는 11살 소년이다. 그와 난 외국인근로자센터 지하에서 처음 만났다.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조심스레 지하 공간을 찾은 그 친구의 얼굴엔 유난히 호기심이 가득했다. 노트북 화면 너머로 소년에게 말을 붙여본다.
"안녕!"
가뜩이나 큰 소년의 눈망울이 더 커졌다. 낯선 이에 대한 그의 경계심이 흡사 길잃은 강아지의 그것과 닮았다. 공간 곳곳을 둘러보던 소년이 책 한 권을 손에 집었다. 앉을 것을 권하는 내 이야기가 소년의 시선을 빗겨간다. 우리 두 사람 사이에 언어적 경계가 놓여 있는 듯했다. 쓸데없는 오지랖이 발동한다. 난 벽면을 장식한 세계지도 앞으로 소년을 이끌었다. 소년의 눈 앞에서 내 손가락이 내 가슴 위와 도면 위 한반도를 오간다. 내 행위를 바라보던 그의 시선이 자기 키 높이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위에 쏠린다.
"사우스아프리카?"
"거기 아니에요. 아비장이에요."
정확한 한국어 발음에 놀라, 난 소년의 이야기를 놓쳤다. 그의 손가락이 남아공 동쪽과 인도양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되물음에 소년은 명확한 발음으로 자신의 출생지를 강조했다.
"아! 비! 장!"
'아비장'이라. 소년의 손가락이 길을 잃은 지점을 훑어보지만, 불친절한 세계전도 위에 그의 출생지는 없었다. 어색한 침묵으로 빠지려던 찰나, 소년의 모국어가 궁금했다.
"불어 쓰니?"
"예, 불어 써요."
"꼬망딸래브, 메르시보꾸"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소년에게 불어 몇 마디를 붙여본다.
"한국 사람들 불어 발음은 늘 엉망이에요."
이 녀석, 당돌하게도 면전에서 면박을 준다. 그래도 괜찮다. 어느새 그의 경계심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다.
다시 노트북 앞으로 돌아와 '아비장'을 검색한다. 네이버는 '아비장'이 코트디부아르의 경제 중심 도시라고 알려준다. 소년의 고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북쪽으로 몇 개의 국가를 관통한 뒤 다시 대륙의 서쪽으로 달려 기니만에 인접한 곳이었다. 아프리카의 축구 강국인 코트디부아르가 소년의 고국이다. 출신지를 묻는 질문에 국명이 아닌 도시명으로 대답한 이 친구의 의도가 궁금했다.
"여기 혼자 왔어? 엄마나 아빠는?"
"엄마는 치료받고 있고 아빠는 죽었어요."
소년의 무덤덤한 답변에 어찌 반응해야 할 지, 난 당황했다.
"아빠는 총 맞아서 죽었어요."
뭐라 말을 해줘야 하는 건가. 도대체 이 친구는 무슨 사연으로 이역만리의 땅에서 타국어를 자연스레 구사하는 것일까. 내 당혹감과는 상관 없이, 소년이 내게 물음을 던졌다.
"아저씨, 쎈놈 알아요?"
쎈놈이 뭐냐는 되물음에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쎈놈'이 인기가 있다는 종잡을 수 없는 대답이 이어졌다. 소년이 네이버에서 '쎈놈'을 검색해보란다. 동영상 몇 개가 검색결과창에 올랐다. 어느새 내 노트북의 주도권은 소년에게로 넘어갔다. 집에 있는 컴퓨터가 고장났다는 소년을 야박하게 대할 생각은 없었다.
"학교 친구들이 잘해줘?"
"에이, 아시잖아요. 학교에 친구 없어요."
심드렁한 소년의 답변이 노트북 화면 위 동영상의 비속어만큼 현실감 있게 다가선다.
몇 개의 동영상 클립이 재생되는 동안, 난 소년과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질문과 귀찮음 가득한 답변이 오갔다. 4살 때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 11살이 되기까지, 소년이 겪었을 모든 것을 알기에는 꽤나 모자란 대화였다. 귀찮다 못해 기계적이기까지 한 답변. 이 어린 친구는 몇 번이나 같은 질문을 받았을까. 이 친구의 신산한 삶은 동일한 질문의 반복 과정이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끝을 알 수 없는 되물음과 반복적인대답이 소년의 앞에 놓여 있는 게 아닐까. 내 옆 자리에 앉은 소년의 삶이 내 머릿속에 폭 넓은 궤적을 그린다.
소년의 어머니가 소년을 찾아왔다. 긴 원피스를 걸친 그녀의 당당한 체격에서 난 기품을 읽었다. 단, 그녀의 어딘가에서 서글픔이 뿜어져 나왔다. 자기 아들과 놀아준 내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그녀가 소년의 손을 잡고 지하실을 나선다. 모자의 뒷모습 뒤로 프랑스어 특유의 '붕붕'거림이 계단을 따라 지상으로 멀어진다.
난민 신청 접수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들 모자가 꽤나 고생스럽게 살고 있다는 게 센터 직원의 설명이다. 이어 당문간 격주 간격으로 어머니의 치과 치료를 위해 센터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센터 직원은 설명했다.
<Child Soldier in the Ivory Coast, Africa>
코트디부아르는 1893년 프랑스 식민지가 됐다. 1957년 자치정부 수립 이후 1960년 완전 독립을 이룬 이 나라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5년 동안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 간 내전이 벌어졌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수출대금이 전쟁자금으로 이용됐다. '피의 초콜릿'(blood chocolate)이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2~14세의 어린이 28만여 명이 카카오 농장에서 인신매매와 혹사,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코트디부아르 출신 프랑스 소설가 아마두 쿠루마의 작품 '열두살 소령'은 내전에 휩싸인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부 아프리카에서 어른들의 싸움판에서 죽어가는 소년병들의 모습을 묘사한다. 아비장은 코트디부아르의 옛 수도로 경제적 중심지이다. 현재까지 실질적인 수도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아비장이 내가 만난 모자의 고향이다.
축구 강국으로만 알고 있던 코트디부아르. 그 신산한 역사를 서울의 한 구석에서 읽고 있단 사실은 참 서글픈 일이다. '아비장의 쎈놈'이 월드컵 이면에 가려진 아프리카의 비극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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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합정역 부근 요기가 갤러리 (3141-2603) http://yogiga.com 에서
내용 : 스탑크랙다운(이주노동자밴드) 6주년 기념공연과
다른 예술인의 합동공연이 있습니다.
입장은 무료구요~ 술과 안주가 있어요~^^
수익금은 단속중 부상당한 이주노동자들의 치료비로 사용됩니다~
출연팀 :
(1) 춤추는 소라-라무-
(2) 정민아-가약금
(3) 레인보-버마밴드
(4) 티백 가수 카락뺌
(5) 캐비넷 싱얼롱즈(Cabinet Singalongs)
(6) 요기가 표현 갤러리 이한주 사장님(기타연주)
(7) 연영석
(8) 꽃다지
(9) 배꼽(푸른꿈 고등학교 밴드)
(10) 뭐라도팀과 스탑크랙다운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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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너머N 특별강의 '이주노동자와 희망의 정치학'>
1강.(11.24) 한국 사회와 이주노동자 (조원광)
2강.(12. 1) 이주노동자와 환대의 윤리 (최진석)
3강.(12. 8) 이주노동자와 가시성의 정치학 (정정훈)
4강.(12.15) 이주노동자와 다문화주의 (변성찬)강좌회비: 5만원
시간: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6주년 기념 공연>
일시 : 11월28일(토) 오후 6시~10시
장소 : 요기가 갤러리 (3141-2603) http://yogiga.com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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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는 차가웠지만 가을 볕은 뜨거웠다. 경기도 화성을 향하는 승용차 안, 나의 뇌가 부족한 아침잠을 호소했지만 차창으로 쏟아지는 가을 볕이 내 두 눈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다.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녘이 전방에서 사선 방향으로 달려와 다시 뒷방향으로 멀어져 갔다. 끊임 없는 들판이 이어진 곳, 그 한 켠에 우리의 목적지 '화성 외국인보호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보호소 건물은 그리 높지 않았다. 건물의 전면부에선 흡사 동사무소와 같은 친근함과 아담함이 느껴졌다. '법과 질서의 확립'이라 쓰인 현판이 건물 외관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구호 하나로 건물 전체가 법치의 위압감을 풍기는 듯했다. 평행한 천칭저울이 그려진 법무부 깃발이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펄럭이고 있었다. 우리는 오늘 이주노동자방송국(MWTV) 활동가 미누의 면회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
좁은 면회소 복도에는 각 면회실에서 쏟아져 나온 다국어가 흘러 넘쳤다. 2번 면회실의 흐릿한 창 너머, 어두운 코발트블루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 두 줄이 그려진 상하의 운동복을 입은 미누가 나타났다. 늘 웃는 얼굴의 미누와 반가움의 짧은 인사를 나눈 후 면회 신청자들은 모두 할 말을 잊은 듯했다.
"잘 지내요? 지낼 만 해요?"
"우리 모두 잘 지내요. 식사는 잘 하고 있죠?"
짧은 물음에 대해 미누는 꽤 긴 대답을 이어갔다. "괜찮다" "지낼 만 하다"는 게 대답의 요지였다. 그의 대답 후에는 늘 정적처럼 시간이 멈춰섰다. 그럴 때마다 곧 계면쩍은 웃음이 정적을 깨곤 했다. 20분이란 면회시간이 그리 긴 시간일 줄이야. 면회 신청자와 대상자 사이에 놓인 유리 한 장은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구획짓고 있었다. 이쪽의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면 미누가 있는 공간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갔다.
잘 지낸다는 미누의 이야기에 우리 일행은 힘 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화답했다. 미누에게 난 웃는 얼굴만을 보여줬다. 나중에 술 한잔 나누자는 이야기가 혀 끝에 맴돌았다. 하지만 난 끝끝내 그 이야길 전하지 못했다. 면회실을 나서는 내 뒷덜미에 천근같은 후회가 밀려왔다. 면회소를 나서며 뒤돌아 보니, '웃는 얼굴 밝은 미소'라 쓰인 구호가 면회소 대기실 입구 위에 붙어 있었다. 면회 대상자에게 밝은 미소를 보여달라는 보호소 측의 의도는 면회소를 나서는 이들에겐 허탈한 웃음의 대상일 뿐이었다.
보호소 건물 밖, 제부도 앞바다에서 달려온 바람이 둥그렇게 모여선 일행 사이로 계통을 잊은 채 흩어졌다. 가을 해는 어느덧 바람이 진행해온 방향의 지평선과 예각을 이루고 있었다. 바람이 달려가는 방향에선 육중한 철문이 호송용 버스 두 대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우리 일행 역시 같은 방향으로 귀가의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승용차 안, 가을 볕이 내 뒷통수를 달군다. 머리 위에서 햇볕 냄새가 퍼질 것만 같았다. 미누는 다시 이 땅에서 햇볕 냄새를 풍기거나 바람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될까. 법치의 준엄함 아래에서 약한 인연의 고리가 고개를 치켜든다. 법과 제도란 틀이 그 누구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물질적 손실을 끼친적도 없는 한 인간의 사회적 토대를 뿌리채 뽑아버리려 한다. 무려 18년 가까이 쌓아온 토대였다. 인간과 제도의 대립 관계에서 늘 아프고 다치는 건 늘 인간 개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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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미누 카페 http://cafe.daum.net/free-mi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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