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에 해당되는 글 36건

  1. 2009.06.17 인터넷이 다문화사회 이끈다 4 by 망명객
  2. 2009.06.09 이주민 컴퓨터 교육 - 최근 수업 내용(구글서비스/블로깅)과 인터넷 언어교육 사이트 by 망명객
  3. 2009.06.03 흥이 나는 삶 by 망명객
  4. 2009.05.31 인도네시아 여가수 아그네스 모니카 2 by 망명객
  5. 2009.05.26 선생님 2 by 망명객
  6. 2009.05.11 다문화사회의 미디어 by 망명객
  7. 2009.05.05 G메일 이용을 권유하는 이유... by 망명객
  8. 2009.04.27 이주노동자의방송 4주년 기념 후원의밤 by 망명객
  9. 2009.04.13 이주노동자의방송 4주년 기념 후원의밤 by 망명객
  10. 2009.04.11 법집행 폭력 by 망명객

출처 : Auntie K

요즘 제가 주로 고민하는 부분은 이주민들과의 소통입니다. 소통 없는 삶은 무의미하니까요. RTV를 비롯해  지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R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던 MWTV도 마찬가지죠. 퍼블릭 엑세스 채널의 공공성은 인정하지만, 되묻고 싶은 건 정작 이 정부 들어 최악을 상정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전 RTV나 MWTV를 비판하는 입장입니다. 전 공공성을 상정한다고 해서 모두가 다 정부의 지원금만을 바라봐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에 대한 비판과 마찬가지입니다. 시민 없는 운동이란 비아냥거림에 언제까지 그대로 조직을 유지해야 하는 건지, 정말 답답할 따름입니다. 지켜보는 제가 이렇게 답답한데 정작 시민운동의 주체라는 분들은 얼마나 갑갑할까요. 아니, 이제 툭 까놓고 이야기할까요? 재생산 안 되는, 답보 상태의 운동이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지... 부디 최근 들어 늘어난 NGO학과에서는 이를 해명해주시길 빕니다.

아... 제목으로 돌아갈게요. 인터넷이 다문화사회 이끈다. 이주민 인구가 100만을 넘어섰습니다. 언어란 장벽이 존재하지만, 이주민들에게 인터넷은 자국 소식을 전하는 주요한 매체가 되고 있죠. 아, IT강국 대한민국이요? 그놈의 강국이란 소리 좀 빼라고 하시죠. 이들은 자국에서 겪은 인터넷 환경에 적확한 서비스들을 주로 이용합니다. 물론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용하던 서비스는 구미권 서비스가 대다수입니다. 몽골과 베트남 분들은 주로 야후 서비스를 애용하시더군요.

가끔 우리가 떠드는 인터넷 강국이란 소리가 인프라 강국이란 소리로 등치시키는 건 아닌지, 홀로 고민하게 됩니다. 인터넷도 문화적 상품이라 생각할 때, 드라마나 음악과 같이 문화적 할인이란 개념이 개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어에 따른 문화적 부산물이 이주민들의 인터넷 국내 서비스 이용에 장벽이 되는 것이죠.

6월 초, 이명박 대통령은 아세안 경제공동체 형성의 틀을 마련합니다. FTA에 버금가는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죠. 한류 드라마 주인공이 아세안 퍼스트레이디들을 접견했습니다. 전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세안 회원국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단기적 처방일 뿐이었으니까요.

자, 밖으로 향한 시선을 안으로 돌려 봅시다. 이미 국내에선 다국적 유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고 있고 다문화사회가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다민족 국가로의 이행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죠.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이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을까요?

전 인터넷이 다문화사회를 이끌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인터넷에 국경이 없듯, 언어적 장벽도 인터넷 앞에선 해결 가능한 문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게 미래의 인터넷 사회입니다. 과거 미국 사회에서 민족 매체들이 행한 사회적 동인은 민족적 구심점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생성될 다양한 민족 그룹별 매체들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리란 건 자명한 이치입니다. 다만, 신문과 방송을 위주로 한 구매체 중심의 민족 매체가 인터넷 기반으로 바뀔 수 있단 상상력을 발휘해봅니다.

광고 시장의 악화, 사회 공공성 약화에 따른 구매체들의 붕괴 시점에서 한국 내 민족 매체들이 무거운 조직을 운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가벼운 매체, 기동전을 펼칠 수 있는 매체가 살아남습니다. 그래서 전 인터넷을 주목합니다. 공동체라디오도 활용 정도에 따라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상상력이겠죠.

이주민들의 한국문화 동화 정도는 아직 측정된 수치가 없습니다. 그만큼 이주민에 대한 연구가 요원한 시점입니다. 단, 이미 밝혀진 정보에 의하면 이주민들이 겪는 문화적 갈등이 높다는 것과 이주민들의 문화 표현 욕구가 높다는 사실 뿐. 이를 프로그램화 했을 때 문제가 따릅니다. 단기 거주를 목적으로 한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영구 거주를 염두에 둔 결혼이주여성자들을 대상으로 하는가에 따라 정책적 접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밝히고 싶은 건, 이주민들에게 인터넷을 알려주면서 한국 서비스들을 권하고 싶진 않다는 점입니다. 왜냐구요? 이주민을 포함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한국 인터넷 서비스 회원가입은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는 이를 실명제의 어두운 면이라 표현합니다. 이주민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자원봉사자로서 전 이주민들에게 미국 서비스들을 이용하길 권합니다. 다음보단 구글을, 네이버보단 야후를... 그런 식이죠.

인터넷 세상에서 애국심은 조금 먼 이야기입니다. 반크를 들먹이실 순 있습니다만, 제 이야긴 그 친구들과 거리가  멉니다. 당장 개인의 입장에선 사용하기 편한 서비스를 이용할 따름입니다. IT강국이요? 조금 말을 정확하게 하시죠. IT인프라 강국일 뿐입니다. 당장 해외에 진출했던 IT서비스 업체들의 성적이 이를 반영합니다.

희망...
물론 희망은 있습니다. 이주민들에게 국내 인터넷 환경은 언어적 제약이 따릅니다. 업체에 따라 메인페이지 정도는 회원의 환경설정에 의해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구글은 이를 지원합니다. 그러나 다음이나 네어버는 이를 지원하지 않죠. 일억이 넘지 않는 한국어 이용자 전용 서비스와 전세계 인구를 대상으로 기획한 서비스는 응당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할 순 없을까요?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해마다 그 수가 늘고 있는 아세안 인터넷 유저 인구만 보더라도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문제는 이를 지원할 법제도적 환경입니다.

전 제가 아는 이주민 친구들에게 구글 서비스를 권유합니다. 조금 느리긴 하지만 아무래도 글로벌 마켓을 상대로 기획한 서비스라, 구글은 이주민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음이나 네이버요? 가입이나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바꿔주시죠. 응당 한국어 이용 유저들도 적은 마당에 글로벌 마켓에서 살아남긴 힘든 서비스들입니다. 너무 매몰찬가요?

전 인터넷이 다문화시회를 이끌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다만 국내 포털을 염두에 둔 기획은 아닙니다. 한국의 다문화를 이야기할 때 늘 걸리는 건 언어적 문제입니다. 저도 한국어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다국어를 염두에 두지 않은 서비스는 국경 안에 머물 뿐입니다.

귀국 후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인도네시안 친구가 있습니다. 최근 이 친구가 텍스트큐브에 블로그를 개설한 뒤 한국어 속담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한 포스팅을 꾸준히 올리더군요. 2억이 조금 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언젠가는 이 친구의 블로그가 제 값어치를 할 거라 전 믿습니다.

국내 이주민들이 블로그스피어 내 발화 주체로 등장할 수 있을까요? 전 그게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출신국이나 민족별 미디어의 맹아는 바로 그들입니다. 아울러 이들은 해외 시장 개척의 첨병이기도 하죠. 모든 문제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Posted by 망명객

원 교육과정인 워드는 이미 기본강좌 진도를 마무리한 상태입니다.(날림 강좌의 전형 --;)


베트남과 몽골 출신 학생들은 야후를 애용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도 담당교사의 편애에 따라 전 학생들에게 G메일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POP3 및 여타 메일을 한꺼번에 물려서 쓰기 편하거든요.

대용량 파일 첨부 문제가 좀 골칫거리긴 하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G메일 언어환경 설정을 모국어와 한국어 둘 중 하나로 선택하라고 학생들에게 알려줬습니다.

본인이 사용하기 편해야 자주 쓸테니까요.

G메일에선 베트남어와 인도네시아어는 지원하지만 몽골어는 지원하지 않더군요.


최근 텍스트큐브 블로그 이용을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블로거닷컴을 선호하는 경우도 허용하고요.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 한국업체의 서비스보다는 미국업체의 서비스가 더 수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제대로 블로깅 테마를 잡은 학생들은 극소수입니다.

삶의 기록, 그 이상의 테마를 잡았으면 좋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블로그 포스팅 작성 부분에서 전 굳이 한국어를 강조하진 않습니다.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히 글로 써내려갈 수 있다면, 한국어든 모국어든 개의치 않습니다.

일단 시작 단계에선 자꾸 써보는 습관이 필요하니까요.


저희 반은 수업 시작과 함께 20분 정도는 RSS리더기와 메일을 확인합니다.

지난 시간엔 서로의 블로그에 댓글 달아주기와 트랙백 넣기 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댓글과 트랙백이 이번 학기 중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혼잣말하는 블로깅이 아니라 소통하는 블로깅의 핵심이 댓글과 트랙백이거든요.


구글의 피카사 서비스와 구글docs를 추가적으로 학생들에게 알려줄 예정입니다.

어차피 워드 반이었으니, 구글docs에서 문서작성하는 걸 알려주면 되겠죠.

- 제가 구글 전도사도 아닌데... 실명제 문제로 국내 사이트들은 가입 자체가 어려우니... IT강국의 초라한 단면이죠. 6억 아시아 시장을 놓치고 있으니... 이거 원... -


웹2.0 기반 언어학습 사이트 두 곳에 대한 정보를 남깁니다.


A   http://lang-8.com

B   http://www.livemocha!!.com


A 사이트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언어로 일기를 쓰면 모국어 사용자들이 첨삭지도를 해주는 곳입니다.

서비스 인터페이스는 대략 싸이월드랑 비슷하고요.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은 주로 한국어학당 중심의 외국인 유학생들인 것 같습니다.

이미 한국어선생님들은 이 사이트를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겠죠.


B 사이트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언어에 대한 강좌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영어나 일어 교육은 정해진 커리큘럼 대로 이수를 하도록 만들어놨군요.


학생 환경(컴퓨터 보유 여부 및 이해 수준)에 따라 위 두 사이트를 안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참에 저도 어학공부에 다시 매진할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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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흥이 나는 삶

다문화사회 : 2009. 6. 3. 03:57


고양 처사 김훈은 "밥벌이의 지겨움"을 역설했다.

가족을 부양하는 사내 구실과 목구멍에 비릿하게 넘어가는 찐 쌀의 감동을 위해선

지겹더라도 밥벌이를 해야 한다고 그는 썼다.


興은 삶의 동력이다.

밥벌이만으로도 흥이 나는 삶을 살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더할 나위 없는 삶의 모습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타인의 글을 기우고 메우며 새벽은 간다.

믿음과 삶의 간극이 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뻗어갈 때

지상에 묶인 사람들이 흥을 찾듯,

난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싸이풀라는 새로운 사진을, 수토모는 새로운 UCC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제 겨우 인터넷 인구가 10%를 넘어선 인도네시아 출신의 두 친구가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 걸린 내 흥을 북돋는다.


멋진 친구들...




Posted by 망명객


제 인도네시아 친구 수토모와 싸이풀라가 겁나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쉑쉬 여가숩니다.
이름은 아그네스 모니카.
하여튼 수토모와 싸이풀라는 예쁜 여자만 좋아합니다. ㅋㅋ


Posted by 망명객

선생님

다문화사회 : 2009. 5. 26. 17:16

지난 5월 17일, 이주민 대상 컴퓨터 워드 수업을 끝낸 후, 학생들이 내게 건넨 조그만 선물 안에는 지갑이 들어 있었다. 5월 15일이 스승의날이라며 워드반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구입한 선물이란다. 누군가를 가르쳐서 돈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내 가르침을 받은 사람에게서 이런 선물을 받아보긴 처음이다.

선생님. 그 짧은 세 음절의 단어는 내겐 너무 가벼운 단어였다. 첫 직장에서도 동료들 간 호칭은 선생이었다. 누굴 가르치지 않고도 선생이 될 수 있단 사실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 회사에선 처음 말을 꺼내는 사람들에겐 무조건 선생이란 호칭을 갖다붙였다. 그렇게 난 **선생으로 불렸었다.

물론 '선생'이란 단어에는 경어의 뜻이 담겨져 있기에, 누구를 높일 때는 선생이란 호칭을 쉬이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내겐 선생은 교단 위에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이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그간 이주민 학생들에게 선생보다는 친구로 다가서고 싶었다. 어차피 그들도 성인인 이상 가르친다는 의미는 일방향적이지 않고 쌍방향적일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선물의 위력인지 모르지만, '선생'과 '선생님'이란 단어의 의미가 무겁게 다가온다.



아직은 우리말이 서툰 워드반 학생들.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내가 아는 걸 나누는 것일 뿐이다. 그 이상 해줄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늘 블로그를 통해 그들의 말문을 열게 해주고, 그들이 좀 더 편하게 인터넷과 컴퓨터를 다룰 수 있도록 돕는 역할. 그 역할에도 선생님이란 호칭을 붙여주며 스승의날 선물까지 챙겨주는 이 친구들을 나 또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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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된 옛 지갑을 바꿀 때가 됐다.
누구의 눈썰미인지 모르지만 난 고마운 마음뿐이다.





Posted by 망명객


매주 일요일마다 전 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이주노동자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센터에서 전 한 학기 동안 컴퓨터 초급반을 가르쳤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밝혔듯 컴퓨터 초급반은 컴퓨터의 기본 구성과 윈도우 기초, 이메일 활용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입니다. 학기 말에 진행되는 정기적인 발표회를 위해, 저희 초급반 학생들은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블로그의 개념이나 작동원리 등은 무시하고, 일단 만들어보자는 심산이었죠. 국적과 학력 등이 제각각인 학생들에게 블로그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없었습니다. 매주 일요일 센터에서의 한 시간 반 교육 시간이 컴퓨터를 접하는 유일한 시간이었던 이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 UCC를 만든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이 젊은 친구에게는 아직 개인용 컴퓨터가 없습니다.
제가 수업 시간에 보여준 구글 서비스들을 이용해 이 젊은 친구가 UCC를 만든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노동과 그 사이의 짧은 여유. 그 짬을 이용해 자신의 삶의 켜를 하나의 UCC로 엮어낸 친구의 노력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다른 인도네시아 친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한국 속담을 인도네시아어로 풀어 쓰는 포스팅을 올리려 합니다. 다문화사회의 미디어는 이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자생적인 민족 미디어(ethnic media)가 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다문화사회가 도래한다고 전 믿습니다. 신문과 방송은 초기 자본이 필요하지만, 웹은 비용 면에서 저렴하거든요.

우리 안의 타인으로 살아가는 이주민들이 자신의 시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그때 진정 다문화사회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망명객


지난 학기(작년 9월)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전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로 봉사활동을 나가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컴퓨터 교육이 제가 담당하고 있는 일입니다.

이번 학기 제가 가르치는 과목은 '워드'입니다.
교육생이요?
국적과 학력, 연령대도 다양한 이주노동자들입니다.
이들에게 저도 익숙지 않은 '워드'를 가르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단, 제가 주력하는 건, 이주노동자들이 좀 더 인터넷과 컴퓨터를 원활히 활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초급반인 경우, 인터넷은 고사하고 컴퓨터를 처음 만져보는 친구들도 있답니다.
초급반 수업 내용은 컴퓨터 키고 끄기, 이메일 만들고 활용하기 등이 포합돼 있습니다.
바로 이 이메일 만들기가 저희 자원교사들의 골칫거리죠.

이주노동자들의 메일 만들기는, 언젠가는 본국으로 돌아갈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토종 포털 제공 메일 서비스 대신 글로벌 기업의 메일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편입니다.
특히 MSN 메신저 활용을 위해 MSN 메일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죠.
(MSN 메신저를 활용하고자 하는 건 아무래도 컴퓨터 자원교사들의 연령과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

하지만 MSN 가입이 그리 쉬운 건 아닙니다.
윈도우 라이브 연동을 시키면서 더더욱 MSN 가입이 더욱 어려워졌더군요.
여럿이 공용으로 이용하는 교육용 컴퓨터론 MSN 가입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돌아간 곳이 G메일입니다.
동남아와 몽골 출신 젊은 교육생 중에는 이미 야후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저희 교육생들에게 극구 구글을 이용하길 권합니다.
아, 일부는 다음메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다음은 국내 거주 가입 시 핸드폰 인증만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더군요.
그래도 그놈의 인증 문제 때문에 저는 교육생들을 구글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평생 우리나라 땅에서 살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 사이트를 이용할 이유가 없잖습니까.

구글은 몇몇 국가에 한해선 환경 설정을 통한 자국어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MSN도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만 현지화률이 높고 그놈의 상술이 짜증나더라고요.
각종 구글 서비스 활용법 교육을 통해 국내 거주 이주민들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게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포괄적으로 국내 인터넷 세계에 적용되고 있는 실명제와 검찰의 이메일 압수수색.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의 선두이자 IT 강국, 우리나라의 긍정적 이미지들은 이미지일 뿐?
영어FM이 다문화방송으로 포장되고 있는 사회 속, 이주민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우리 법령이 닿지 않는 글로벌 기업들이 돕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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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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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저녁에 이주노동자의방송 4주년 기념 후원의밤이 열렸습니다.
추적거리는 날씨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우고 계시더군요.
열심히 서빙하고 있던 자원봉사자분들도 많으시고요.

아는 얼굴들 사이에서 몇 잔의 술을 나누고 몇 다발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하림 씨가 초대가수로 노래를 했고,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이 공연을 펼쳤습니다.
늦은 밤, 추적거리는 날씨로 거리에는 한기가 가득했습니다.
추위에는 늘 사람의 품이 그립답니다.
몇 잔의 술과 몇 다발의 이야기, 그 사이에서 이주민의 꿈과 노래, 노동과 삶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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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이주노동자의방송(MWTV)가 4주년 기념 '후원의밤'을 갖는다.



이주노동자의방송 4주년 기념 후원의밤
Migrant Worker Television Fourth Anniversary Party
주최 :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
후원 : 용인외고 HAFS ANGELS, 수유+너머, 버마액션, 외노협
일시 : 토요일 2009.4.25 6:00~11:00
장소 : 남영역 건너편 슘(Z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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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과잉의 시대다. 문화다양성을 넘어, 누구나 떠들고 있는 다문화에 대해 우리는 과연 충분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봤던가. 100만 외국인 시대를 맞이했지만, 제대로 된 에스닉 미디어 하나 없는 게 우리 다문화의 현실이다. 그나마 존재하는 RTV나 다문화방송 채널이 유료채널이란 점도 명확한 한계점이다. 미디어가 매스를 지향할지언정 그 뿌리는 커뮤니티에 둬야 한다. 그런 면에서 웹은 가능성과 한계성이란 양가적 공간이다.
MSO를 중심으로 다문화방송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방송자본이 다문화방송이 지닌 상품성에 눈을 뜬 것이다. 정책적으론 영어FM을 다문화방송으로 포장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주민들의 고국에서 들여온 프로그램이 다문화 프로그램이 될 순 없다. 영어가 만국 공통어란 인식도 지배 담론의 또다른 변주일 뿐이다.

다시 민주주의를 이야기해야 하듯, 다시 공동체를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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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법집행 폭력

다문화사회 : 2009. 4. 11. 20:16


화면은 80년대의 인신매매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두 사내가 한 여성을 강제적으로 봉고차에 견인한다. 길거리에서 여성의 저항은 필사적이다. 옷이 거의 벗겨지다시피 여성은 필사적이다. 하지만 봉고차에 견인된 여성은 무기력하다. 변명같은 항변을 늘어놓지만, 남성에게 돌아오는 건 폭력뿐이었다. 法의 이름 아래 행해지는 폭력과 남성의 여성에 대한 폭력, 이 두 가지가 씨줄과 날줄로 화면을 엮는다.

체포된 불법체류자의 머릿수가 담당 공무원의 능력치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봉건사회의 전쟁에선 적군 시체의 머리가 군공의 증거였다. 일제시대엔 행정구역별로 정신대 숫자가 할당됐다. 새마을운동이 삼청교육대가 서류 위 숫자로 남아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배출된 이 땅, UN사무총장이 배출된 이 국가가 자랑스러운가? 불법은 합법적 과정을 통해 단죄받아야 한다. 불법을 불법으로 견제한다면 공권력은 정당성을 상실한다. 정당성이 상실된 공권력은 폭력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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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