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침'에 해당되는 글 66건

  1. 2007.09.19 시사IN 창간 by 망명객
  2. 2007.09.18 여의지앵 by 망명객
  3. 2007.07.11 진정한 예술가 by 망명객
  4. 2007.07.09 오죽 답답할꼬... by 망명객
  5. 2007.07.09 평창과 소치 by 망명객
  6. 2007.07.08 오비완 케노비와 터미네이터 by 망명객
  7. 2007.07.04 겹부조와 해군기지 by 망명객
  8. 2007.06.29 악법도 법이냐? by 망명객
  9. 2007.06.18 CEO 훈련하기 by 망명객
  10. 2007.06.14 땅을 사듯 그림을 사는 시대 by 망명객

시사IN 창간

똥침 : 2007. 9. 19. 22:07
선택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미리 선거 이야기를 꺼내려는 건 아니다.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 주간지'란 타이틀을 내건 "시사IN"의 창간으로 지하철 가판대 앞에서 고통스런 선택을 해야만 하는 내 처지를 두고 꺼낸 이야기다. 그간 10여 년 동안 지하철 내에서 함께 달려왔던 "한겨레21"의 막강한 대체제로 "시사IN"이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버린 것이다.

우리의 언론 현실은 아직까지도 주요 매체의 독점력이 강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사회의 발전은 각 개개인의 취향을 더욱 세분화시키고 있듯, 현재 진행중인 언론상품에 대한 소비행태도 다양해진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분화해가는 과정이다(그렇게 보인다). 자본의 통제에 맞선 새로운 매체의 탄생. '시사저널 사태'부터 '시사IN'의 창간까지의 과정은 언론자유의 새로운 신화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창간호에서는 그 흔한 창간사조차 찾아볼 수 없다. 어차피 신화는 탄생보다 지켜가는 게 어려운 일임을 시사IN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언론자유의 새로운 신화가 탄생하기까지 순수히 방관의 자세로 일관해온 나로서는 지하철 가판대 앞에서 한 권의 "시사IN"을 구입하는 것으로 미안함을 빌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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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지앵

똥침 : 2007. 9. 18. 22:07

여의지앵

파리 시민을 말하는 '파리지앵'을 패러디한 이 말은 서여의도 지역에 몰려들고 있는 정치꾼들을 일컫는 말이다. 어울리지 않지만 뜯어보면 이 둘은 닮은 구석이 많다. 일단 사교적이어서 만나면 누구든 친한 척을 한다는 것이 닮았다. 둘 다 점심시간이 길다. 그리고 반주를 곁들인다. 다른 점이 있다면 '파리지앵'이 와인을 마시는 대신 '여의지앵'은 폭탄주를 마신다는 것.
'파리지앵'이 유행과 패션에 민감하다면 '여의지앵'은 민심과 권력에 민감하다. '파리지앵'이 연인을 자주 바꾼다면 '여의지앵'은 섬기는 주군을 자주 바꾼다. 어울리지 않는 콤비 양복을 입고 머리에 포마드를 잔뜩 바르고 악수는 꼭 두 손으로 하며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하게 아는 척을 한다면 그는 바로 '여의지앵'이다. 일반인과는 확실하게 DNA가 다른 '호모 폴리티쿠스', 그들의 계절이 돌아왔다.

- 고재열, <대선 불나방 '여의지앵'이 풍찬노숙을 두려워하랴>, 시사인 창간호,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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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술가

똥침 : 2007. 7. 11. 21:42

동국대 신정아 교수 박사 학위 위조…대학 뭐했나? 노컷뉴스

당신을 올해의 예술상 후보로 추천합니다.
(짝짝짝~~~)

꼬랑지 - 어차피 올해의 예술상도 말 많은 곳이니까요.
(올해도 하려나? 말 많고 시끄러운 광주에서도 잘 버티셨는데 올해의 예술상에서도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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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 답답할꼬...

똥침 : 2007. 7. 9. 10:25

“대선 앞둔 한국, 점집 붐벼” 조선일보

늘 선거철이면 고질적으로 따르는 병폐 중 하나가 이합집산이다. "내 과거를 묻지 마세요~"의 순정멜로부터 "우리가 남이가~"의 버디무비형으로 세를 모은 후보들은 세치 혀의 하드코어 액션(가끔 진짜 활극이 벌어지기도 한다)을 펼친다. 아, 살부의 비장함은 필수요소이니 빼먹지 않도록 한다. 물론 액션영화임을 자처하는 건 후보들 뿐이다. 민망한 선정성에 연령별 등급제도를 선거판에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어차피 장기적으로 보면 피가 튀고 사지가 절단되어도 도저히 웃지 않고 배길 수 없는 스플래터무비류이기에 패스...

선거가 미래를 담보로 이루어지는 설득과정임을 감안한다면 SF류가 대부분이다. 물론 고약한 이들은 늘 호러무비를 찍으려 한다. "너 빨간색 휴지 많이 쓰지?", "표는 죽어서 말이 없다" 전자는 한국정치의 전통적인 호러 요소이며 후자는 근래에 등장한 호러 요소이다. 이 두 요소는 그 뿌리가 다르지만 공포심 조장의 거울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요상한 사이다. 다만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전자의 위력이 반감되는 동시에 후자의 위력이 배가되고 있다.

자, 어쨌든 당선자가 결정되면 일련의 선거과정은 끝을 맺는다. 물론 그 끝은 늘 감동적인 드라마다. 그리고 그 드라마 이후에는 선거철 내내 여타 장르에 밀렸으나 암암리에 유통되었던 첩보물이 유행한다.

일련의 선거과정을 통해 다양한 장르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선거의 동기와 시작, 그리고 그 끝을 아우르는 장르가 있었으니 오컬티즘이 그것이다. 선거의 결과가 유권자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문제이니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인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향후 보장된 5년을 사느냐, 아니면 잃어버린 5년을 사느냐의 문제가 걸려있으니 그 심정이야 침이 마르고 피가 마르는 과정일 것이다.

반년의 레이스가 남은 상황에서 누군들 답답하지 않은 후보들이 있겠냐만, 특히 더욱 답답한 주인공들은 대부분 우주전쟁 너머 난쟁이 마을에 모여사는 분들이리라. (예전 모 후보군은 칠용이니 육용이니 해서 천상대전을 누볐으나, 세월의 어수선함은 이무기는 커녕 백설공주 빠진 난쟁이들만 만들었구나.) 그리하여 존재하는 게 무릎팍 도사가 아니겠는가.

부채도사님의 도력이 다하여 새로 등장한 무릎팍 도사는 벌써 체구부터 남다르다. 가끔 브라운관에서 그의 얼굴을 확인할 때마다 구형 좁은 브라운관을 탓할 수밖에 없는 나로서는 다시 브라운관을 통해 전국 수많은 무릎팍 도사들의 위력을 확인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혹시 아는가, 브라운관을 통해 신내림을 받게 될지.

그나저나 어느 굿판에서 무당 아줌씨가 내게 점지한 자수성가는 언제 이루어지나? 점쟁이로부터 장관상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선배를 찾아가 점집 위치나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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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과 소치

똥침 : 2007. 7. 9. 00:20

끝내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깐죽거리려 한다. 놀이기계와 동반으로 테러 당할 순 없으니, 박노자 선수의 글을 빌려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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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승리"를 한탄한다...

지금 가족들에게 오래된 빚을 갚는 의미에서 가족들과 이태리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면서 어느 한국인의 민박집 공용 컴퓨터로 이 글을 짧게 올립니다.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소치의 소위 "승리" 이야기를 듣고 나서 느낀 감회들 (?) 때문이지요. 어느 한 군데에서 태어났다면 그 쪽의 정치체에 대해 죽을 때까지 "애국심"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보시는 "태생적 애국심" 논리의 옹호자 분들이 러시아 태생인 제가 지금 은근히 기쁘리라고 생각들 하시겠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기쁘기는커녕 슬퍼서 울고 싶은 기분이지요. 제가 소치라는 흑해안 도시 주위의 자연을 일단 체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부 코카서스의 그 산맥, 그 산악 하천, 그 새들의 울음 소리, 끝이 없어보이는 등산로들.... 이제는 끝이 오는 것입니다. 올림픽을 빙자하여 "올림픽촌 개발"한다는 건설업체들이 산악 지대에서 골프장 개발에 곧 착수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국립 공원 구내에서의 시설 건설은 이미 예정이 돼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에 25%나 그 덩치를 불린 러시아의 건설업은, 전통 토건 국가라고 할 일본, 한국만큼이나 환경 파괴에 대해 무감각하지요. 러시아 자본의 탐욕, 푸틴 도당의 국제 과시욕, 세계적 "빅 스포츠" 관련 업체들의 무조건적 영리추구주의는 이제 서부 코카서스를 덮칠 것입니다. 오늘날 "푸틴 대통령 만세"를 부르고 있는 절대 대다수의 소치 시민들은, 산사태, 물 오염, 공기 오염 등이 심해져야 지금 오늘날에 어느 정도의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지를 알 것입니다. 오, 우민들의 환호성이여, 얼마나 많은 눈물들을 예견하고 있는 것인가요!?

산속의 하천들이여, 정말 미안해요!

(출처 : 박노자의 글방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7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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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한탄하며 역으로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에게 불현듯 다행스러움을 느끼도록 하는 저 능수능란함을 바라보라. 역시 대표급 선수의 내공이 엿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그 끝에서 독자가 느낄 다행함의 정체를 되묻고 깨닫도록 한다. 어느 도시가 이기든 국가적 정체성을 넘어 최종적으로 미안함을 느껴야 할 대상은 자연이라는 사실을. 결국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 결정 그 자체가 누구의 행, 불행을 나눌 수 있는 건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 모두가 미안함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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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박공화국의 공주님과 샐러리맨의 빗나간 신화와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스타들의 대결이고 보니 12월의 본판보다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을 터. 그런데 뉴스 화면 위로 멀고 먼 옛날에 벌어진 우주전쟁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공주와 신화의 대결 구도? 그보다 공주 곁으로 돌아오며 정계에 컴백하신 자랑스런 해병대 전우회원이신 홍 모시기 전의원 때문이다. 참, 이번 그에게 맞겨진 역은 오비완 케노비다. 어디선가 돌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1편부터 6편까지 전 편에 출연하는 거의 유일한 주연급 조연으로, 그는 위기에 빠진 공주를 도와 이베이더를 응징하기 위한 네거티브 포스를 연출하고 계시다. 그러니 이번 에피소드는 3편 정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지. 한때의 탈당으로 은하계에는 그의 은퇴설이 돌았으나, 총력전일 수 밖에 없는 우주전쟁을 맞아 그간의 포스 수련을 마치고 그는 다시 전선으로 컴백하였다.

아, 이쯤에서 떠오르는 분이 한 분 더 있다. 철철끓는 용광로로 다이빙하시며 "I'll be back~"이란 주옥같은 명대사를 날리셨던 터미네이터 형님이 그 분이다. 네거티브 포스로 광선검을 날리시더니 이내 근육질의 미래전사로 변신하신다. 그저 그 전투력에 감탄할 뿐이다. 그런데 우주의 만백성들을 위하시어 친히 이라크계로 날아가셔서 터형님과 같은 전투력을 발휘하시는 것이 본 역할에 충실한 연기라는 것을 왜 모르실까?

이미 망명객딴따라방송에서 두 편의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하셨으니, 로스트의 김윤진보다 더 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두 편의 SF물을 편성한 망명객딴따라방송사는 이와 관련해 특별광고까지 편성하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1등 철새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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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부조와 해군기지

똥침 : 2007. 7. 4. 18:32
강정마을, 감정의 골만 깊어지네 (한겨레21, 20070703)

12월, 외할아버지의 부음을 듣곤 난 지하철과 비행기, 버스와 택시를 차례대로 갈아타며 서귀포의료원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연세에 따른 퇴행성 질환을 제외한다면 늘 건강하셨던 외할아버지. 급작스런 죽음이 전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듯, 외할아버지의 영전으로 달려가는 길 위에선 꽤 까마득한 시간이 걸렸다. 늦은 밤 중에 도착한 그곳, 외할머니께서 손수 준비해두신 두건과 상복으로 채비한 뒤 두 번 반의 절을 올리고서야 외할아버지의 죽음이 얼굴에 와닿았다.

내려오느라 고생했다는 외할머니의 이야기는 가장 늦게 달려온 외손자의 끼니 걱정으로 이어졌다. 이모를 따라 식당으로 옮겨가 몇 가지 음식을 챙겨먹었다. 큰외숙부는 며칠 고생하자며 담배 두 갑을 쥐어주셨고, 작은외숙부는 술 한잔을 따라주셨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찾아올 조문객 맞이를 걱정하며...

다음날, 본격적으로 조문객 내방을 맞아 내가 담당한 곳은 식당이었다. 아직 어린애로만 알았던 사촌동생들과 함께 조문객들의 자리마다 음식을 날랐다. 19년을 제주도에서 살았음에도 상가를 갈 일이 거의 없던 나로서는 조문객들에게 국수를 대접하는 풍습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한라산 남쪽, 특히 서귀포 지역에선 조문객 대접을 국수로 한다는 이야기를 아버지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국수만이 아니었다. 상주들 모두에게 부조를 하는 겹부조의 풍습도 낯설긴 마찬가지였다. 장자나 아들이 아니더라도 망자의 자식은 모두 상주가 되는 시대, 조문을 위해 몇 개의 부조봉투를 준비해야 하는 게 낭비처럼 느껴졌다. 제주의 겹부조 풍습은 생활개선 캠페인을 통해 상당부분 개선됐지만, 아직 한라산 남쪽에선 가까운 친척들 사이에 겹부조 풍습이 남아있다.

좋든 싫든 풍습도 시간의 흐름에 의해 형성되고 사라지는 사회적 습관이니 그 어떤 캠페인인들 일거에 그 습속을 없애기는 힘들 것이다. 겹부조에 대한 부정적 첫인상은 그 시작점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척박한 옛날에도 겹부조의 풍습은 존재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한라산 이남 지역을 포함한 제주도 전체가 넉넉한 동네라고 할 수는 없다. 돌려 생각해보니 겹부조에는 상호부조의 연대감과 친족, 마을의 공동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이에 따른 서열도, 남녀의 차별도 겹부조에선 찾아볼 수 없다. 척박한 땅과 거센 바다만이 경제활동의 전부였던 곳에서, 관혼상제의 큰 일이 어찌 장자와 남자만의 일이었겠는가.

큰외숙부도 아닌 큰외숙모가 외할아버지의 영정을 들고 운구차에 올랐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며느리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아들이 영정을 든다고 한다. 서귀포의료원을 출발한 운구차량은 서귀포 서쪽 들입구를 빠져나와 법환마을과 강정마을, 월평마을을 차례대로 거쳐 중문 외갓집 앞에서 잠시 멈춰섰다. 그리고 이내 화장터로 출발했다.

해군기지 유치 문제로 시끄러운 강정마을 뉴스를 접하니 외할아버지의 뒤안길이 떠올랐다.

한 다리 건너면 궨당('친척'의 제주어)이 아닌 사람이 없는 제주도의 시골마을에 던져진 국가적 프로젝트는 그 오랜 공동체성의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평화의섬 제주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섬 제주도에 대양해군으로 나아갈 신형 이지스함이 들어설 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켜야 할 평화인가 만들어야 할 평화인가. 작고 힘없는 마을을 짓밟고 들어설 평화는 그 진정성에 치명적인 결함을 안을 수밖에 없다.

아직도 조문객에게 국수를 대접하고, 애경사마다 겹부조를 준비할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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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도 법이냐?

똥침 : 2007. 6. 29. 02:03

A : 현재 파업이 실정법을 어긴 것 아니냐? 불법파업을 왜 하냐?

B : 지난 20년간 노동자들이 왜 불법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냐? 우리나라 대형사업장에 합법파업이 있었나?

A : (그래도) 왜 법을 어기냐?

B : 잘못된 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거다. 법률의 문제를 헌법에 명시된 저항권으로 제기하는 거다. 전두환 정권 시절의 억압적인 상황을 타개한 것도 거리에서 여러 사람들이 시위로 해결한 것 아니겠는가. 그분들에 대해서는 지금 국가에서 민주유공자라고 포상하고 있다.

A : 그게 잘못된 거다. 왜 실정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포상을 해야 하나?

(순간의 정적 : 나 혼자 느낀 것일지도...)

사회자 : 제가 정리 좀 하겠다. 그런데 A씨에게 부차적으로 묻고 넘어가고 싶다. 정말 현재 민주유공자 포상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나?

A : 그분들에 대해 존경을 하는 건 개인적인 문제이고, 국가에서 실정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포상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악법도 법이다.


네버엔딩으로 끝날 토론회는 흥미롭기도 하지만 허무할 때가 많다. 현상에 대한 해석은 결국 시각의 차이. 결국은 각자 고수하던 의견을 내적으로 강화하며 헤어질 수밖에 없다.

악법도 법이다. 쏘아저씨가 죽음으로 지킨 숭고한 저항은 쉬이 순응의 논리로 강요되곤 한다. 앞뒤 맥락을 놓친 조선일보식 어법이 난무할 때, 그때는 텔레비전을 끄고 잠을 자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100분토론 시청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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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훈련하기

똥침 : 2007. 6. 18. 07:51
漢大 '복장 불량자 출입금지'…논란 (연합뉴스, 200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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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꿈을 한양대에서 펼치세요.
미래의 CEO를 위한 규율과 규칙으로 자연스레 여러분들을 CEO로 만들어드립니다.

덥거나 불편해도 참아내는 인내심.
몸은 이기적이며 부와 사회적 지위는 이런 이기심을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졸업한 뒤 시작하시겠다고요?
남보다 한 발 앞선 선택이 여러분의 평생을 좌우합니다.

-------------------------------------------------------- 

개성의 발현은 사회문화적 틀 속에서 이루어진다.

카고 반바지와 목단화, 학교 로고가 찍힌 이스트팩 류의 가방이 캠퍼스를 뒤덮던 때가 있었다면 운동복과 슬리퍼가 활보할 때도 있는 법. 학교는 학생이 있는 곳이지 CEO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어차피 미래의 CEO들은 그들의 세계에 알맞은 드레스 코드를 맞추게 된다. 밥벌이는 개인의 개성도 획일적으로 강제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 대한 에티켓 교육? 경영대의 숙원사업이던 신축 경영관에 어느 몰상식한 놈들이 슬리퍼를 신고 다니냐는 분노는 아니고? 지구온난화와 이른 더위로 쿨비즈운동이 이슈화되는 현재, 새로이 쿨스터디운동을 조직하라.

타인의 신체에 대한 강제는 제자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에게나 하시라. 이런 변태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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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섭이 제대로 된 개인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그동안 부산이나 통영의 개인전 혹은 미협전 등의 그룹전 같은 데서 중섭의 그림은 가장 잘 팔렸다. 그림이 잘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그림의 수준이 높다는 말과도 통했다. 적어도 전람회장을 찾는 사람은 그림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고 게다가 그림을 사는 사람은 그림에 일가를 이루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땅을 사듯이 그림을 사는 사람은 없었다. - 은박지에 그린 사랑 中


시끌벅적한 문화의 세기, 그림 한 점이 서민은 평생 가져보지 못할 가격대에 팔린다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정보화사회가 정보를 통해 재화를 산출하듯, 문화의 세기란 선언의 이면에도 문화 산물의 교환가치를 높이겠노라는 의지가 엿보이니 말이다. 물론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댓가는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돈이 모이는 곳에는 늘 똥파리가 꼬이기 마련이고, 한 번 꼬인 똥파리는 쉬이 물리칠 수 없다는 것. 

땅을 사듯이 그림을 사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매매행위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에 대한 안목처럼 미술에 대한 사회적 안목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니 말이다. 문제는 굶주린 똥파리떼를 조심하자는 것. 특히 정보와 돈으로 무장한 똥파리가 시장 전체를 잠식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사실을 조심해야겠지.

- 추적60분, 어느 노화백의 눈물을 보고... 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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