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침'에 해당되는 글 66건

  1. 2010.10.11 언론사가 니편 내편? 2 by 망명객
  2. 2010.09.19 자소서 대행? 곧 입사 및 업무 대행도 나올 판 by 망명객
  3. 2010.06.27 단평 -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by 망명객
  4. 2010.06.04 애 키우기 힘든 세상 by 망명객
  5. 2010.03.30 천안함 사태와 정치... 2 by 망명객
  6. 2010.02.02 쇼쿡쿡가(歌) 2 by 망명객
  7. 2009.09.28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하지마, 하지마 이 자식들아!" 2 by 망명객
  8. 2009.09.26 서귀포 새연교? 난 그 디자인에 반대일세~! 6 by 망명객
  9. 2009.09.22 중도실용의 정체는 반칙 리그 2 by 망명객
  10. 2009.09.15 잘난 대학의 잘난 구호들... by 망명객

언론사가 니편 내편?

똥침 : 2010. 10. 11. 18:10

북한 3대 권력 세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이 자못 흥미진진하다. 경향신문의 비판 사설과 민노당 일각이 절독선언, 이대근 논설위원의 반론과 이정희 의원의 입장 표명, 이에 대한 이 위원의 재반론과 여타 논객들의 입장 표명까지. 지면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말과 글로 구성된 첨예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권력 세습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지만, 그 다음에는 '절독선언'이 위치하고 있다. 홍세화 칼럼 제목처럼 '경박'한 언론관이 절독선언으로 이어진 것. 공익적 차원에서 언론의 자율성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해야 하고 이것이 지켜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 정치인이나 진보세력이어야 할 것이다. 자기 입맛에 맞지 않다고 매체 광고비를 무기로 삼는 게 기업과 보수세력이라면 절독선언이나 하는 게 진보란 말인가. 

몇 달 전 비슷한 일이 한겨레에서도 벌어졌다. 한 정치인의 절독선언이 무서웠는지 한겨레는 즉각 1면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언론이 무엇보다 독자를 우선해야 하는 건 맞는 이야기지만, 한 정치인이 절독을 선언한다 해서 사과문을 게재하는 게 맞는 일일까? 

정치란 결국 '가치의 권위적 배분' 과정이다.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절독을 선언하는 건 언론사가 내 편이기를 바라는 희망일 뿐이다. 수많은 이익집단들이 존재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진정한 사회의 목탁이 되기 위해선 그 어떤 세력과의 불화도 감수해야 하는 게 언론이다. 서로 편 갈라 싸우는 세상에 그런 독립적인 언론이 있다는 건 그 만큼 사회가 건강하다는 반증이다. 극단의 사회는 생존을 무기로 어느 한쪽 편이기를 강요한다. 

그런 면에서 사과문 게재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한 김선주 논설위원의 입장은 새로운 희망이었다. 

절독선언? 그건 또 다른 언론탄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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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메일함을 정리하다 한 사교육 업체가 발송한 광고 메일을 확인하게 됐다. '연봉 10억' 운운하는 낚시에 제대로 걸린 셈. 국영수도 아니고 취업을 가르친다는 이 업체의 메시지 중 하나는 '채용 인사담당자를 사로잡는 자기 소개서 첨삭 대행 서비스'였다. 

입시와 자격증, 개인 능력 향상 외 취업 목적의 사교육 업체가 등장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사법시험이나 공무원시험부터 시작해 회계사나 노무사 시험 대비 학원이 그렇고 아나운서나 기자 등 언론계 진출 대비 학원까지, 전문직종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에겐 전공과 상관 없이 사교육 업체가 하나의 출구로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전공 학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자질을 기르는 대학 교육과는 별개로, 실전 입사시험 대비 전문교육의 장이 사교육의 한 축이었다. 

내게 메일을 보낸 업체는 일반회사 입사 과정으로 눈을 돌렸다. 해당 업체가 마련한 상품은 다양하다. 입사 관련 서류 대행 및 첨삭은 기본이요, 면접 대비 상품도 존재한다. 다양한 강좌 제공은 기본이다. 이들은 '취업준비 첫걸음'부터 '면접' 강좌는 기본이고 '직무적성검사' 대비 강좌와 '인터뷰 비주얼 컨설팅' 강좌까지 제공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건 기본이다. 

구직자를 돕기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토익 점수 단기 완성 강좌가 성행하는 사회에서 자소서와 면접 대비 교육이라고 다를까. 누군가는 대행하거나 첨삭받은 자소서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터. 그러나 이렇게 입사한 이가 떳떳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학비조차 대출받는 상황에서 또 다른 이는 취업학원을 통해 자소서도 돈을 주고 사는 세상이다. 자소서조차 자기 힘으로 못 쓰는 이가 업무 현장에서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해마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등장한다. 졸업생 취업률이 해당 대학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 됐다. 학과 커리큘럼의 빈 자리에 사교육이 자리한다. 어학점수와 자격증은 기본이요, 자소서와 면접까지 사교육이 넘쳐난다. 대학은 학점과 졸업장만 받으면 그만인 곳이 됐다. 교육의 공공성을 되물을 새도 없이, 시장은 사교육 만능주의로 팽배한 듯하다.

취업 문이 좁다고 난리다. 구직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주문은 대통령이 외치는 '공정한 사회'만큼이나 흐릿하다. '빽'도 돈도 없는 청춘은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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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군 미필 대통령과 미필자 중심의 내각이 전시작전권 환수 준비 작업이나 제대로 할 수 있었겠는가. 
전시작전권은 군사주권 이전에 국가 운영을 위한 기본 실력이란 걸 모르지 않을 터.
결국 전작권 전환 연기는 군 미필 대통령이 실력 없는 인사들과 함께 논의 끝에 내린 최선책이다. ㅋ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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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애 키우기 힘든 세상

똥침 : 2010. 6. 4. 11:58
보육비나 양육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어린 아이들이 자라며 보고 배울 걸 생각하면 애 키우기 힘든 세상이란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라.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하고 인터넷을 뒤지며 '색검'이란 말을 어찌 받아들일지.

"엄마, 색검이 뭐야?"

이런 질문을 받을 부모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응, 나쁜 사람 혼내주는 사람이 검사인데, 그 검사 아저씨가 자기 부인 말고 다른 사람이랑 사랑을 한 거야"라고 친절히 답해줄 것인가?

'좌빨'과 '보수'란 단어도 마찬가지다. 

한 대학생 후배가 강준만 교수의 책을 가리키며 "이 사람 좌빨 교수잖아요"란다. 

좌빨과 보수로만 양분하는 그 친구에게 이념의 다양성을 설명하느라 꽤나 고생한 기억이 떠오른다.

저널리즘의 본령은 권력에 대한 감시뿐만 아니라 세대 간 문화와 교육의 역할도 담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욕망의 시대, 막장 드라마처럼 뉴스 내용도 막장으로 달려가는 듯하다. 

이는 마초들을 위한 광고로 도배된 언론사 사이트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Posted by 망명객

천안함 사태와 정치...

똥침 : 2010. 3. 30. 14:09
문민정부 탄생 시절 수많은 학생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정치계로 입문했었죠. 새로운 정치를 일궈내겠다는 그들의 신념과 새로운 이미지를 찾던 기존 정당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진 현상이었습니다. 97년 대선 이후 대한민국 정치계에 새로운 화두가 제기됩니다. 바로 병역 문제였죠. 그래도 그간 병역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이들이 386 출신을 비롯한 소위 운동권계 인사들이었습니다. 

천안함 사고에 대한 해군 측의 대응 태도와 국가의 사태 수습 체계가 매우 미흡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화살은 정치권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사태 속에서 다시 병역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걸 느끼는 건 저 혼자만은 아닐 겁니다. 


부디 천안함 사고현장에서 미증유의 기적이 탄생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Posted by 망명객

쇼쿡쿡가(歌)

똥침 : 2010. 2. 2. 10:52
지름신이 강림했네
내 발길을 이끄시네
내 손에 쥐어진 건
미쿡산 아이폰이라네

너도나도 스마트폰
지르려무나 충동질
옳다쿠나 가자꾸나
통신공룡 KT라네

구조조정 덜 끝났나
즉시개통 안 됐다네
사람 자르면 뭘 하겠나
전산망이 엉망인걸

쇼홈페이지 뒤져보네
가입절차 힘들더군
엑티브엑스 또 깔라네
올레커녕 짜증 쿡쿡

새 아침이 밝았다네
서비스센터 전화 안 받네
쇼를 하면 뭐하겠나
아이폰이 슬프다네



----------------------------------------------------

2월 1일 오후 5시 - 아이폰 구입 (대리점에서 전산입력이 밀려 두 시간 안에 개통해주겠노라 이야기함)
2월 1일 오후 8시 - 금일 개통 힘들다는 대리점 직원의 통보
2월 2일 오전 10시50분 - 아직 미개통 상태

언제 개통되나?
고객이 전산망 사정까지 헤아려줘야 하나?
이통사 정해두고 단말기 결정하던 시기가 아니고 단말기 보고 이통사 결정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건 이통사야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단 이야기인데... 요금제로 묶어두는 건 한시적이란 사실을 인지 못하나?



Posted by 망명객
오랜만에 고향 이야기를 꺼낸 김에 제주도 관련 이야기를 하나 더 올린다.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제주도 해수욕장은 금능해수욕장이다. 관광객이나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진 한림공원, 그 앞에 금능해수욕장이 있다. 소나무 숲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한 협재해수욕장에 비해 오붓함이 느껴지는 작은 해수욕장이 금능해수욕장이다.

금능해수욕장을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꼽는 이유로는, 고즈넉함이 그 첫째요, 어린이 친화형 해수욕장이란 게 둘째 이유다. 한 마디로,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맞춤형 해수욕장이 금능해수욕장이다. 그리 깊지 않은 물 깊이와 얕은 파도는 어린 자녀에게 안성맞춤이다. 금능해수욕장 코 앞에 위치한 섬, 비양도가 높은 파도를 막아준다.


2002년 처음 가본 비양도


비양도는 고려 목종 5년인 1002년 6월에 화산활동으로 생긴 섬이다. 우리나라 화산섬 중 유일하게 역사서에 그 생성 기록을 남기고 있는 섬이 비양도다. 섬 생성 1000년째이던 지난 2002년 6월, 난 군대를 막 제대한 복학 준비생이었다. 그때 우연히 1000년 기념행사에 우연히 참가하며 난 생전 처음 비양도를 밟아볼 수 있었다.

섬 속의 섬,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섬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줄기차게 금능해수욕장을 이용해온 내가 처음 밟아본 비양도. 관광객들을 따라 나도 비양도 한 바퀴를 돌았다. 속보에 익숙한 내 발걸음으로 비양도 한 바퀴는 30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비양분교


그날 섬에는 비가 내렸다. 그래서 내게 비양도는 늘 낮게 깔린 검은 구름 아래 섬이다.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던 막연한 풍경의 섬이 아닌 바다와의 사투가 벌어지던 삶의 현장으로서의 구체적인 섬, 그 현장에서 난 내 복학시점과 미래에 대해 고민했다.

대학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시점이던 2005년 1월,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통해 난 다시 비양도를 만날 수 있었다. 고현정의 컴백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 SBS드라마 '봄날'의 극 초기 배경이 바로 비양도였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한 사람을 지워야 했던 시기여서 개인적으론 그 겨울이 몹시 추웠다. 브라운관에 비친 익숙한 돌담길이 향수병을 불러 일으켰다. 그땐 드라마 속 은섭(조인성 분)처럼 내 눈에도 눈물이 많았다.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조감도(출처: 제주의소리)



낮게 깔린 검은 구름 아래 섬 비양도, 그 섬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나선 사업자가 있다(관련기사) .사업 명칭 앞에는 '국내 최초', '아시아 최대'란 수식어가 훈장처럼 붙어 있다. '일자리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도 단골처럼 얼굴을 내민다.

환경단체가 들고 일어섰다. 지역주민들도 본 사업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듯하다. 사업자 측은 "환경과 성장 모두 가능"한 사업이라며 해상 케이블카 설치 의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제주올래 이사장 서명숙 씨는 "한반도 막둥이섬 쇠기둥을 세우다니!!"라며 분개했다. 작가 조정래 씨도 "아시아 최대의 자연파괴"라며 사업 반대 의사를 밝혔다. 노을바다님, 알콜릭님, 님도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설치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섬 속의 섬, 비양도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듯, 섬이 아름다운 건 두 다리로만 닿을 수 없는 여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쉽게 쥘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면, 섬은 사랑의 존재태이다. 시간과 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추억이란 직조물을 만든다.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위를 오가는 경험은 강렬한 추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떨림이 없는, 소금기가 제거된 인공의 추억일 뿐이다.


SBS드라마 '봄날' (출처 : NeTV)


말을 잃은 여자 정은(고현정 분). 그녀를 보살핀 남자 은호(지진희 분). 섬을 떠나는 그를 향해 그녀의 닿을 수 없는 사랑이 말문을 튼다.


"가지마, 가지마 이 자식아!"

선착장 위의 그녀와 섬을 떠나는 배 위의 그. 드라마 '봄날', 두 사람의 클로즈업 장면이 교차하며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시작된다.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사업, 난 정은의 극중 대사를 빌어 외쳐본다.

"하지마, 하지마 이 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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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서귀포항이 내려다보이는 솔동산 아래가 내 고향이다. 할아버지댁, 어린 난 그곳에서 서귀포항을 둘러싼 새섬과 문섬, 범섬을 내려다보며 자랐다. 천지연폭포 매표소로 넘어가는 칠십리교 아래에서 수영을 배우고 서귀항 갯벌에서 게와 바다고둥을 잡으며 논 게 내 유년의 기억이다.

썰물이 빠질 때, 서귀항 서방파제 끝에는 새섬으로 향하는 작은 길이 열린다. 사촌누나와 난 톰 소여나 말괄량이 삐삐 마냥 새섬으로 모험을 나섰다. 새섬 위는 거친 바위 사이에 증발하다 만 바닷물과 반 건조된 해양식물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곳이었다. 인적 없는 무인도에서 무섬증이 일었다. 밀물이면 고립될 수도 있다는, 그런 무섬증 말이다. 그 즉시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사촌누나와 난 온 길을 되돌아갔다.

출처: 제주의소리

새섬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개통된다. 서귀포 관광미항 사업의 일환인 새섬연결보도교(새연교)가 28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뉴스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외줄케이블을 형식을 도입한 편측 사장교란다. 기술적인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자. 전공자나 업자도 아닌 이상 '국내 최초'란 수식어는 내겐 무의미하다. 단, 그 외관에 대해서 만큼은 한 소리 늘어놔야 할 듯하다.

난 지난 설 연휴 때 처음 새연교 건설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새연교 건설현장 위로 겹쳐지는 그림은 바로 두바이가 자랑하는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관련 뉴스를 검색해 보니,  새연교는 디자인 공모를 거쳐 제주 전통 고기잡이 배인 '태우'를 형상화한 작품이란다. 글쎄, 내 눈엔 딱 '버즈 알 아랍'이지 태우가 떠오르진 않는다. 

서귀항의 새로운 상징으로서 '랜드마크'가 될 다리인 새연교. 쉽사리 오를 수 없던 새섬 산책로와 연결될 다리는 좋지만, 그 디자인이 지역성을 표상하진 않는 것 같다. 공모 심사 과정이 의심스러울 뿐.

아래 사진이 제주 전통 고기잡이 배인 태우다.

출처 : 이슈제주

새연교의 LED 조명시설이 한밤의 서귀포항을 비출 것이다. 할아버지댁 거실과 2층 침실 천장에도 그 빛이 스미겠지. 오색 불빛의 화려함, 난 그 아래에서 씁쓸함 곱씹으며 잠이 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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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하루 종일 보도 전문채널과 국회방송을 통해 정운찬 총리지명자 인사청문회가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한 필수 덕목이 위장전입이다'란 세간의 우스갯소리, 인정욕구란 얼마나 강력한 인간의 습성인가. 인사청문회장에선 대한민국 최고의 국립대 총장까지 지낸 양반이 '빤스' 속까지 발가벗겨졌다. 차마 그럴 일도 없겠지만, 만약 내가 정운찬 씨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면 인간적인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꼈으리라.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위장전입, 병역 문제, 세금 탈루, 논문 중복 게재, 무수한 반칙들이 잘 살기 위해 행해졌다는 점을.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생존의 조건이 곧 반칙이었다는 점을.

앞선 정보력과 물질적 토대는 반칙의 조건이자 그 결과였다. 결국 반칙이란 생존의 조건이자 개인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지표였던 셈이다. 혹자는 '타협'이라 표현하기도 하는 반칙, 그 결과가 결국 인사청문회장으로 가는 조건이 됐다. 인사청문회장은 애초 취지 대로 능력 검증대였단 소리다.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짧은 반성을 후보자들은 반영구적인 영화의 시작점으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총리와 장관이란 자리는 가문의 영광일 터. 단, 이 시대를 차후의 역사가들이 어떻게 평가할까? 인터넷에 떠다니는 현시대의 언론 기록물을 후보자 일족과 그 후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김삿갓이 21세기에 재현할지도 모를 일이다.

"네 할아버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군대 대신 공부를 하셨으며 위장전입과 세금 탈루로 집안을 일으키셨으니, 우린 삿갓을 써야 한다." (킁~)

이번 인사청문회가 남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뻔뻔함'이다. '뻔뻔함'이 MB정부가 표방하는 '중도실용'의 정체라는 점. 인사청문회가 우리에게 알려준 건 바로 뻔뻔함으로 무장한 '중도실용'의 정체다. 총리와 장관이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뻔뻔함'이 선택되었다는 건 향후 암울한 국정 운영을 예고하고 있다.

"청문회가 아니라 후보자의 운을 시험하는 시험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장상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이야기는 억울함의 호소 그 뿐이었다. 미안하지만 운도 실력이다. "잘못된 처신이었다"며 국민의 선처를 바란다는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운은 결국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다. 장상 위원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나 정운찬 씨가 처한 정치적 상황은 결국 국민의 손으로부터 나왔다. 후보자들을 최종 낙점하는 건 청와대의 의지이니, 장상 위원은 너무 억울해 하지 말라. 당신이 낙마한 시절을 국민들은 '아름다운 시절'로 회상할 테니.

반칙 없이는 후보자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세상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소리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운동권 유입이란 카드로 인적 쇄신이라도 꾀하려 했건만, 지금은 정치권의 인적 쇄신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버린 듯하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라 쉽게 치부해버리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가 피곤한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슬픈 현실이지.

지역에서 농사 짓고 계신 부모님을 원망할 수도 없고, 군역 기록을 지울 수도 없는 나는 오늘도 월세 방값을 위해 날밤을 깐다.


------------------------------------------------
선덕여왕도 청문회 국면.
풍월주 후보자 유신공은 설원공이 제기한 가야 유민 운동 배후설 의혹을 어찌 돌파할 것인가.
역사는 김유신이 풍월주가 되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시청자는 그 과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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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세계화'를 부르짖다가 삼간초가 태운 게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었다.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어느 보수 인사가 영어 공용화론을 떠들기 시작한 것도 그 시절이었다.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토익 800점 대는 신의 영역이었다. 토익 800점, 현재 대학생들에게 이는 그저 보통의 점수대일 뿐이다.

다 탄 삼간초가를 다시 세우느라 빈 곳간을 부둥켜 안고 노동 유연화와 친기업 정책을 펼친 게 김대중 정부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정보기술 분야 벤처 호황이 대졸자를 여럿 구제했다. 물론 걔 중 여럿 망하기도 했다만, 내 주변 지인들을 살펴봤을 때 취업이 늦어지면 늦어졌지, 취업을 포기하거나 못한 이들이 발생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세계적 대학으로의 성장은 등록금을 바탕으로...

대학 등록금이 물가 인상률보다 앞서 오르기 시작한 건, 김대중 정부나 김영삼 정부나 다를 게 없었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이라 해서 다를 건 없었다. 기업들이 어렵단 소리는 들어봤지만 그 어렵던 국제구제금융(IMF) 시절에도 대학이 어렵단 이야긴 들어본 적 없다.

등록금이 오를수록, 대학 건물 내외장재로 쓰이는 대리석이 늘어났다. "깻잎 팔아 학교 왔다"고 외치던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은 연례행사와 같았으나, 어느 순간부터 그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정작 '깻잎 팔아 자식 학교 보낸 부모들이 줄어든 것'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마저 지금은 허망하게 들릴 뿐이다. 개인의 경쟁력이 취업 당락을 좌우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등록금 투쟁은 과거의 화석이 되어버렸다.

대학 경쟁력이 곧 취업률이 되어버린 세상. 대학 교육은 그 스스로 잣대를 마련하지 못한 채 기업과 관료들의 손에 맡겨졌다. 그렇게 탄생한 말이 '실용인재'다. 지리멸렬한 학생운동도 자취를 감춘 캠퍼스. 오늘도 우리의 '실용인재'들은 각종 자격시험과 전공 공부에 몰두하기도 바쁘다. 토익, 텝스, 오픽, 한자능력검정시험, 한국사시험, 한국어능력검정 등 지난 10년 사이 새로이 늘어난 자격 시험은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아득하다. 대학 등록금 외 각종 자격 시험 응시비조차 빠듯한 이들에겐 그저 아픈 현실일 뿐이다.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은 그 본분을 장삿속으로 이용하고 있다. 애초 고등교육기관을 사립재단이란 형태로 인정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교육 재원을 민간에 의지했던 게 현 상황을 낳은 근본 원인일 터. 대학의 기업화가 공공의 안녕에 미칠 악영향은 확연해 보인다. 말 그대로 '개천에서 용' 나는 시절은 다 간 것.

조삼모사 대학교육 정책, 입학사정관 제도는?

조삼모사격 국가 교육 정책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0여 년 전 국가 주도로 밀어붙이던 학부제의 결론은 결국 각 대학 경쟁력을 위한 학과제로의 복귀일 뿐이다. MB정부 이후 열풍처럼 밀어닥친 '입학사정관 제도'의 앞날도 그리 밝아보이는 건 아니다. 어머니의 정보력이 자식 대입 당락을 좌우한다는 사교육계의 구호처럼 과외활동에도 정보력과 물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책입안과 돈을 쥔 교육 관료들의 발상을 뿌리칠 수 있는 대학이 몇 군데나 될까?

교육관료들의 발상이 입학사정관이란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켰다. 과연 그들이 옥석을 가려낼 수 있을까? 전문성이 담보돼야 할 입학사정관들이 고용 형태는? 입학사정관으로 취업한 내 주변 후배들의 고용 형태는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2년 후 내 후배들의 앞날이 걱정스러운 건 이 때문이다. 차기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대학으로선, 입학사정관이란 정책적 직업군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리 만무하다.

해외 사례와 언어의 도입은 신중하게 우리의 언어로

어느 정책 토론회든 쉽사리 듣게 되는 게 해외 사례다. 사례는 사례로서 참고자료일 뿐이다. 학과제로 회귀하는 학부제도 그 잘난 미국식 교육의 전형이었다. 학부제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선, 학생 개개인의 성향과 맞춤 전공에 따른 학사행정적 지원이 필수다. 다중전공을 선택한 학생에게 양 전공 필수 수업 시간이 겹쳐져선 안 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전공이수학점을 대폭 줄였으나, 한정된 수업 개설은 학생의 선택권을 쉽사리 제한한다.

아,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또 다르다. 기업은 멀티플레이어보다 전문성을 학생들에게 요구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협업 능력, 언어구사력은 필수다. 고로 인사담당자들이 대학에 요구하는 건 전문적인 훈련이다. 입사 후 재교육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기업측의 논리다.

결국 대학은 교육관료와 실질적 수요자인 기업측의 요구에 쉽사리 자기 잣대를 내줄 수밖에 없다. 니들 맘대로 하세요. 그게 각 대학들의 심정 아닐까. 대교협이 포기한 대학평가에 올해부터 조선일보가 뛰어들었다. 교육관료뿐만 아니라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하는 국책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서 대학은 다시 자기 잣대를 조정해야 한다.

아, 학생들의 등록금을 제외하곤 마땅한 돈줄 없는 대학으로선 간도 내놓고 쓸개도 내놔야 하는 세상은 시련의 연속일 뿐이다. 여기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바로 유학생이 그들이다.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겠노라는 야심찬 우리 대학들의 기획은 학생들의 다국적화에 맞춰졌다. 토플, 토익 점수로 대입 시험을 대체하던 재외국민 특별전형만으론 성이 안 찼는지 우리 대학들은 대규모 유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현재 우리 대학들은 국제화가 아니라 중화를 꾀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특정 지역 대학은 중국인 유학생 없이는 학교 운영이 힘들다는 이야기까지 들릴까.

캠퍼스의 중화, 아니 좋은 소리로 캠퍼스의 국제화의 징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각종 '심포지움'이나 '세미나'는 애교로 봐주자. 어차피 이는 '학술대회' '학술회' 정도로 순화해 이해하면 그만이다. 언제부턴가 '멘토'와 '멘티'란 말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각종 외래어가 캠퍼스에 들어차기 시작했다. 리더십이니 글로벌이니, 각 대학들이 부르짖는 구호들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교육기관의 판촉 행위에는 그만큼 자기 고민이 강해야 한다. 영어 전용 강의를 늘리고 정체불명의 외래어를 써붙인다고 저절로 세계적 대학이 되는 건 아니다.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그 밑바탕이 확실해야 한다. 학술용어를 원어 그대로 이용한다고 해서 세계적 교육이 되는 건 아니다. 그건 대학의 태업 결과이고 학문적 종속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반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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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연구소가 발간한 학술지명의 학내 기사 표기를 위해 한글명을 알려달라고 했다가, 국제학술지라 그대로 영어로 표기해달란 엉뚱한 소리를 듣고 화딱지가 난 상태에서 쓴 글. 그 잘난 국제학술지이기에 학술진흥원엔 등재 안 하려나 보지? 어쩌나, 학교에선 등재지 게재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데... 해당 기자이겐 해당 학술지명 삭제한 채 기사 수정하라 지시함. 그렇게 영어를 좋아하신다면 전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삼. 애들 핑계 대지 말고. 즐~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