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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07 복어 by 망명객
  2. 2007.01.25 술 권하는 대통령 2 by 망명객
  3. 2007.01.24 리영희 by 망명객
  4. 2006.11.16 능력검정공화국 - 딴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by 망명객
  5. 2006.09.11 음주비행시대의 종언~ by 망명객
  6. 2006.09.07 12014277+1 by 망명객
  7. 2006.08.17 먹고살기 힘든 세상 by 망명객
  8. 2006.08.02 디아스포라의 나라 대한민국 by 망명객
  9. 2006.07.27 음모 by 망명객
  10. 2006.07.10 맞짱~ by 망명객

복어

똥침 : 2007. 6. 7. 09:47

복어는 고급 식재료다. 

역설적이게도 복어는 자연이 만든 가장 강한 독을 품고 있다. 아무나 복어를 손질할 수 없다. 복어 요리를 위한 자격증이 따로 있는 이유도 복어가 품은 독이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수조 속에 가두어진 복어를 본 적이 있는가?

녀석들은 수조의 모양을 따라 일방향으로만 내달린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치닫던 녀석들. 그 녀석들에게는 꼬리지느러미가 없었다. 육식인 복어는 인간이 던져주는 사료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결국 제 동족의 꼬리지느러미를 잘라먹는 것. 얼마 남지 않은 꼬리지느러미를 지키고자, 다른 개체의 꼬리지느러미를 노리고자 서로의 뒷꽁무니만을 향해 일방향으로 빙빙 도는 녀석들이 복어다. 적을 만난 복어는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지만, 먹느냐 먹히느냐 서로의 꼬리를 향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존 레이스에선 몸집을 부풀릴 여유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몸을 부풀리는 건 뜰채에 걸려 인간의 손에 잡힐 때.

헤쳐 모이고 헐뜯는, 정치란 이름의 수조 속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그들만의 꼬리지느러미는 서로의 입안에서 씹히고 국민의 선택이란 뜰채 위에서는 제 꼬리 대신 홀쭉했던 상생의 배를 부풀리는 것. 그들의 부풀어오른 배를 갈라보면 시커먼 독을 품고 있다. 

정치공작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한 '초원복집'까지는 아니더라도 종로구청 앞의 복지리가 떠오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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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대통령 2

똥침 : 2007. 1. 25. 00:27

작년 이 즈음에 "술 권하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몇몇 미국인들이 부시 대통령의 연두 국정연설을 '술 마시기 게임' 기회로 활용한다는 신문 보도 내용을 읽고 깐죽거린 포스팅이었죠. 그 포스팅에서 음주라면 세계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을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 신년 연설에서 '일자리'와 '양극화'란 단어가 나올 때마다 한 잔씩 들이키는 놀이를 제안했었죠. 포스팅 말미에 2007년에 대폿집에서 직접 놀이를 시행해보자고 제안했었지만, 볼 일이 있어 잠시 바다 건너 상해를 다녀오던 길에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연설을 듣게 되었습니다.

 

 

<노 대통령 신년 연설 중  ‘일자리’와 ‘양극화’ 라는 단어의 사용 현황>

 

2004년

신년 연설

2005년

신년 연설

2006년

신년 연설

2007년

신년 연설

'일자리'

7회

4회

19회

21회

'양극화'

0회

6회

5회

25회

 

버스와 택시 안에서 노 대통령의 신년 연설을 듣다보니 작년에 올린 포스팅대로 '술 권하는 대통령 놀이'를 시행했다간 고주망태가 될 수밖에 없겠더군요. 가뜩이나 연초부터 감기몸살에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건만, 이 놈의 대통령이 절 죽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자리' 21회, '양극화' 25회. 물론 정해진 원고 없이 직접 연설을 시도한 터라 단어의 중복사용이 빈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 일자리'와 '양극화' 두 단어의 언급횟수를 합치면 총 46회. 각 단어가 한 번씩 언급될 때마다 술 한 잔씩 마신다는 게임의 룰을 따르자면 총 46잔의 술을 들이켜야 했을 테고, 2홉들이 소주 한 병을 평균 7잔으로 계산한다면 6병하고도 4잔의 술을 더 마셔야 하는 것이니까요.


어디 그 뿐입니까. 독주를 좋아하는 요즘 보기 드문 올바른 청년이 아니고서야 어찌 홀로 술잔을 홀짝이겠습니까. 둘이 '술 권하는 대통령 게임'을 시도했다면 92잔. 총 13병 하고도 한 잔이 더 나오는군요. 단무지만 있으면 깡소주가 무섭지 않던 나이는 이미 지났으니 안주까지 생각한다면 이 게임은 저같은 가난한 자들에게 경제적 타격까지 끼칠 수 있는 무서운 게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뜩이나 몸도 좋지 않아 음주를 삼가고 있는 마당인데, 술 권하는 사회의 술 권하는 대통령입니다.

(흠, 생각해보니 돈도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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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똥침 : 2007. 1. 24. 17:26

복간된 계간지 '비평' 겨울호를 통해 윤평중 교수가 "이성과 우상 : 한국 현대사와 리영희"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미 신문지면을 통해 리영희 선생에 대한 비판으로 널리 알려진 글이다. 그러나 언론쟁이들의 못된 습성 상 텍스트의 맥락을 무시하고 자기 입맛에 맛게 다시 누비고 기워낸 기사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상기할 때 본문을 전체적으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리영희 선생이 교수로 재직하던 학과를 졸업했으나, 이미 입학도 하기 전에 선생이 정년퇴임으로 학교를 떠난 탓에 수업을 직접 들어본 적은 없다. 다만 그가 남긴 텍스트와 몇몇 소소한 일거리 때문에 선생의 꼬장꼬장한 성격을 간접적으로 대할 수 있었을 뿐.

 

윤 교수는 텍스트 서두에서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리영희 선생의 업적을 치켜세운다. 그리고는 "한 시대의 지적 패러다임을 규정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준 그의 논리에 대한 의문은 자연스레 그가 미화한 패러다임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연결된다"며 집필 동기를 밝힌다.

 

그의 작업은 리영희 선생의 저작이 갖는 논리적 한계성이나 학문적 엄밀성에 대한 고찰이다. 윤 교수는 리영희 선생의 텍스트와 당시 시대적 정황들에 대해 아우르며 "조야하고 도식적인 그의 인본적 사회주의는 시장맹과 북한맹을 배태하면서 우리 시대를 계몽함과 동시에 미몽에 빠뜨렸다"며 리영희 선생의 작업을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중반부에 인용한 모택동에 대한 중국인민들의 평가를 패러디해 "리영희의 공이 일차적이고 과는 이차적이다"며 "냉전반공주의가 압살한 불행한 시대의 자식"으로 리영희를 평가한다. 

 

굳이 윤 교수의 텍스트를 찾아 읽은 건, 리영희 선생을 삶의 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가 있기 때문이다. 리영희 선생을 삶의 모델로 삼고자 한다는 그 후배의 이야기에 부디 비타협적 인텔리로 산다고 하더라도 엘리트적 자존심만은 배우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그런 자존심이 선생이 비타협적인 삶을 살도록 한 기반이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엘리티즘은 자칫 왕따의 길을 걷게 할 수 있다고.

 

군포 지역사회에서 일을 하시던 모 선생님은 리영희 선생이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에 기념관을 짓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앞에서 반대의 논지를 밝혔었는데, 망명객의 조악한 이유를 윤 교수가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다.

 

"우상을 타격하는 그의 이성이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세운 또 다른 우상에 의해 광휘가 바래 이성의 존재 이유를 훼손한다는 사실이 논변된다."

 

한 세대나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의 기념관은 나름대로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겠지만, 우상을 타격하던 리영희 선생을 우상으로 박제화하는 것은 적극 반대한다는 것.

 

리영희 선생의 은퇴가 아쉽긴 하지만 은퇴 이후에도 여러가지의 사유거리를 던져주는 선생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의 논리가 그대로 우상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논의들을 맥락과 다르게 정치적 소재로 이용하는 언론쟁이들도 경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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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능력검정시험 생겨… 내달 25일 첫 시험 (조선일보, 20061030)

토익 800점대만 되더라도 주변에서 '우와~'하고 탄성을 지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이야 900을 넘는 이들이 부지기수지만, 아무튼 당시에는 그랬다. (마치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을 이야기 하는 것 같지 않은가.)

 

당시에 조금 고개를 쳐든 게 한자능력검정시험이었다. 조금 전까지 모든 신문들이 한글전용 활판에 맞는 가로쓰기로 돌아섰는데, 어쨌든 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한자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각 기업체 신입사원들의 한자실력이 형편없어 업무에 도움이 안 되더라는 식의 기사들이 하나 둘 튀어나오고 한자능력검정시험이 입사시험에 반영되면서 제대 후 복학한 학교에서는 토익 강좌 광고 현수막 못지 않게 한자능력검정시험 대비 강좌 현수막을 여럿 확인할 수 있게 됏다.


슬슬 졸업을 생각하고 있다. KBS에서 정작 국어능력이 좋아햐 한다며 한국어능력시험을 만들어냈고, 토익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시장성을 염두에 둔 제2의 영어능력시험들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언어 분야를 넘어 역사계에서 능력시험이란다. 따로 구획을 짓는다면 언어나 역사나 같은 인문학의 영역에 들어갈 터. 언어는 그런대로 팔리는 마당에 역사계가 굶주림과 부러움 속에 언어와 같은 형태의 능력시험이라니...

 

해당 분야의 학습능력 향상과 관심 고취가 각 능력시험의 취지겠지만 능력시험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장사가 되려면 취학과 승진 등의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 법.

 

한국사능력시험 웹페이지에 나와있는 소개 문구가 이를 잘 말해준다.

 

"응시 대상자 : 한국사에 관심있는 대한민국 국민 - 한국사 학습자 - 상급 학교 진학 희망자 - 기업체 및 공공기관 취업 희망자"


"시험 결과를 대학 및 특목고 입학에 활용하는 방안을 관련 학교과(맞춤법이나 제대로 쓰지 병신들~) 협의 중"


"교육인적자원부 훈련 제616호에 의거 학교생활기록부 수상경력란에 기재"

 

절대적 역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저로서는 시험 평가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 고취는 커녕 획일적으로 일률화시켜(교재 및 강좌가 따로 나올 터) 우수자와 비우수자를 가리는 시험, 학교와 직장 등에서 취업 또는 취업 후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사용될 계량화된 수치로 활용될 이 시험이 올바른 가치관과 역사인식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국사편찬위 내부에서도 말이 많을 듯 한데... 아무튼 생각하는 꼬라지 하고는...

 

역사지식이 계량화된 수치로 환산되어 능력이 되는 시대, 능력 만능주의 세태의 표상이겠죠. 인문학의 위기라 백 번 이야기해봤자 소용이 없을 듯 하다.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의 발전 방향을 망치고 있는데...

 

외국에도 이런 시험이 있나? 사학과 예비 박사인 김 군에게 물어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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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비행시대의 종언~

똥침 : 2006. 9. 11. 01:16
술 취한 승객 비행기 못 탄다 (한국일보, 20060910)

뭍으로 볼 일 보러 다녀오신 아버지를 공항까지 마중나가셨던 어머니는 집에 들어서면서 늘 볼 맨 하소연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비행기 탈 때, 음주측정은 왜 안 해?"

 

주정뱅이 망명객의 뒤에는 두주불사형 아버지가 계셨으니, 일생의 낙으로 삼던 술 한잔의 유혹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앞에서도 어쩔 수 없으셨나 보다. 집에 돌아올 걸 생각하니 긴장감이 풀려 술 한두잔 정도 할 수 있지 않냐, 비즈니스가 다 그런 게 아니겠느냐는 식의 아버지의 변명이 이어지고, 이에 질세라 어머니의 응수가 아버지의 변명 두세배로 쏟아져 나온다.

 

"아니, 그렇게 좋아하는 술 마시면서 비행기 탈 생각은 났수?"

 

이제 아버지의 음주비행 시대도 옛날 이야기가 되려나 보다. 술 취한 승객은 비행기를 탈 수 없다니, 아무래도 공항 탑승장에서 취중에 언성을 높이는 부류의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겠는가.

 

"내가 취했다고? 누가 그래~! 나 비행기 타야해!!!"

 

물론 이런 몰상식한 분들을 위하여 탑승객 입구에 음주측정기가 비치되겠지. 그런데, 국제선에서는 기내에서 주류가 제공되는데, "원 모어 플리즈~"를 외치는 주당들은 어떻게 감당할런지...

 

아버지의 음주비행만 끝난 게 아니다. 광주 북구문화의집 전 모 선생님의 음주비행 시대도 동시에 끝난 것이다. 특히나 술 한 잔에도 금새 얼굴이 달아오르는 분들은 특히 조심하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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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4277+1

똥침 : 2006. 9. 7. 16:48

12014277명의 표로 2002년 12월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12014277명 중에 나는 없다. 아마 저 숫자를 채운 분들 중에는 삐쩍꼴아 군면제자가 된 아들을 둔 어른이 대통령이 되는 꼴은 죽어도 볼 수 없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저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 건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건 바보같은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악이나 차악이나 악은 악이다. 문제는 늘 최악을 막아야 한다는 두려움의 유령이 아직 우리사회에 뿌리깊게 남아있다는 것. 군사독재의 그늘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사회에 깊이 드리워져 있다.

 

FTA반대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름하여 "12014277+1"

 

FTA의 과정과 결과를 우려하시는 분들은 클릭하시어 서명운동에 동참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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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힘든 세상

똥침 : 2006. 8. 17. 15:51

밥 벌어먹고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거의 뻔한 이야기들로 귀결된다. "먹고 살기 힘들다" "남의 돈 받아먹기가 어디 쉽더냐" 등등, 산 넘고 물 넘어 바다를 건너가는 21세기 직장인들 중 내 주변 인간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너무나 천편일률적이다. 영화 괴물에도 나오지 않던가. 연봉이 칠천 이상이지 않냐고 묻는 박해일에게 빚이 그정도라는 선배의 응답. 연봉이 쎄다고 하지만 어차피 월급쟁이임에는 매한가지라는 대사는 전방 철책을 지키는 군바리나 후방 PX 피돌이나 똑같이 힘든 건 매한가지라는 군대 이야기의 사회버전이 아니겠는가.

 

노동력만 팔아 먹고살기에는 힘든 세상임이 틀림없다. 잘난 조상을 만나 유산으로 물려받은 선산이 갑자기 판교처럼 된다는 보장도 없고, 대다수의 서민이 그렇지만 땅 한 평 가진 것 없이 몸뚱이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더욱 많을 테니 말이다. 먹고 살겠다고 취직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 그래도 학교 다닐 적에는 자신의 자질과 적성을 고려해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생각도 가져보지만, 현실에서의 직업은 단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돈은 돈이고 그 다음이 취미 적성이다"는 어느 선배의 일갈처럼...

 

자본의 확장은 노동력의 착취에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단순히 노동력만 착취한다면 그것은 순진한 자본이다. 현대의 자본력은 노동력뿐만 아니라 노동자 개인을 둘러싼 가족사적 배경, 사회적 환경까지 착취하려 달려든다. 자신도 삼성 앞에서 떳떳한 기자는 아니다고 고백한 이상호 기자의 이야기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때마다 직원들에게 판매하라고 강요하며 할당하는 제품들은 그들의 월급이 단순히 파편화되고 개별화된 노동력의 댓가만은 아님을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지인들 중 자사 제품 할당 판매에 미친 모 그룹에 근무하는 친구들이 있다. 나름대로 능력도 있고, 일도 열심히 하고 있는 그들의 메신저 대화명은 우울하기 그지없다.

 

"** 가입해주세요"

 

물론 급여와 복리후생적인 면에서 대기업이 갖는 매력이 있다.  그만큼 직원들의 충성도도 높을 수도 있다. 이태백의 시대에 대기업 취업이 큰 자부심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영업직도 아닌 일반 사무직 직원에게 떨어진 회사의 강제 판매 명령은? 사회 통념상(특히 부모님 연배에서)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월급쟁이라는 푸념이 나올만한 세상 아니던가.

 

자사제품 직원 할당 판매에 굉장히 열을 올리는 모 그룹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러니 니들이 노조없는 회사보다 못한 이등밖에 될 수 없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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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기독교집회 참여 아프간行 한국인 전원추방 가능성 (한국일보, 20060802)

국교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종교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모 종교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사프로그램에 대해 집단적으로 방송국을 점거했던 사건을 떠올려보자. 아울러 어느 대통령 영부인께서 청와대에 특정 신물을 세워서 말년이 불우했다는 등의 풍문을 떠올린다면 공인들이라 불리우는 분들께서(특히 여론과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께서) 특정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가히 금물 중의 특등 금물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공인이 아닌 나로서는 뭐 몇 마디 떠든들 큰 문제는 없을 터. 고로 몇 마디 깐죽이고자 한다. 내부인이 아닌 외부인으로서의 쓴소리는 쉽고도 무책임한 면이 있잖은가.

 

사춘기 시절, 예쁜 여학생을 따라 교회를 다녔더랬다. 불교색이 짙은 집안에서 자라 어릴적부터 절간 문을 할머니 등에 업혀 자주 다녔던 나로서는 부모님께서 교회 다니는 것을 반대하실 줄 알았다. 하지만 의례 늘어져 일요일 아침 늦잠을 즐길 아들 녀석이 성경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말씀 들으러 간다니 부모님도 감동하셨는지 예배 늦는다며 교회 앞까지 차로 태워다 주시는 어머니의 정성에 놀랄 따름이었지. 그렇게 한동안 교회를 다녔다.

 

그러나 늘 마음에 안 드는 건, 헌금 문제.

 

건축헌금, 선교헌금 등 목사님의 입에서 나오는 세속적인 금전 이야기에 교회를 향하던 발길을 끊고 말았다. 물론 지금 생각해도 백 번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 예쁜 여학생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아쉬움 빼고는... 그 당시 선교헌금을 말씀하시던 목사님이 그러시더군.

 

"유대민족만이 디아스포라를 겪은 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 민족만큼 강한 디아스포라를 겪은 나라도 없다."

 

그랬다. 우리나라 선교사가 없는 나라는 손에 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던 대한민국 3대 마피아조직인 고대 교우회, 해병대 전우회, 전남 향우회도 대한민국 기독교를 따라가지 못하리.

 

뉴스에서 접한 아프가니스탄 이야기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도 않았고, 지금도 탈레반과의 전투 소식이 들려오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민국 국민이 1,500명이나 모인다니. 뉴스 소식을 얼핏 들었을 때는 반전단체들이 인간방패를 자처하며 떠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 겉은 평화행사이지만 종교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이니 종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1,500명이나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간다는 것이 아닌가(물론 일부는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이산 역사에 아프가니스탄도 끼어 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다.

 

집회가 종교행사가 아니고 평화행사라 치자. 그렇다면 주최측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나라에 단체로 1,500명의 사람들이 모여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기원한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기원한다는 것인가.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수해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더위에 힘든 상황에 빠져있다고 한다. 1,500명의 사람들이 그곳으로 찾아갈 돈이면 선교헌금을 모아 아프가니스탄에 학교라도 세울 일이다.(이미 세웠다면 하나 더 세워라.)

 

모든 기독교가 그렇지는 않겠고 또한 지지리도 못난 개인적 의견으로는 우리나라 기독교는 자기 증식력이 강한 성장 중심의 매커니즘을 지닌 것 같다. 아직 성장에 목마른, 아니 더욱 성장하고 싶은 욕구 말이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께서는 서울을 통째 하나님께 받치는 '쌩쑈'를 하셨겠는가. 또한 군대는 어떻던가. 느긋한 휴일 아침을 맞이하겠다는 애들을 반강제로 교회로 보내는 '쌩쑈'도 자행된다(연대장님이 교인이신데 우리 중대에서 교회 예배를 너무 적게 가면 중대장인 내가 좀 곤란하지 않겠냐는 식은 너무 귀여운 것이고).

 

아프가니스탄을 찾아간 이들의 목적이 '2006 아프가니스탄 평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란다. 행사의 취지와 목적 및 기타 세부적인 것은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하나님 아래 평화인 행사가 아닐까. 이교도들은 하나님에 반하기 때문에 이런 전쟁의 고통을 겪었다며 참가자들의 내부 결속과 함께 향후 현지 선교를 위한 세 확보.

 

하나님이나 알라나 같은 분 아니시던가.

 

우리나라 기독교의 제국주의 혹은 제국적 시각이 너무 엿보이는 건 아닐까.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의 제3세계 침탈이 십자가를 들고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다시 시작하시려는 것인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전쟁의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까?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책임에서 미국은 뺄래야 뺄 수 없는 나라이고, 이슬람과 기독교의 오랜 대립적 관계를 생각할 때 아프가니스탄의 정상적인 사람이 기독교에 대해 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을까?

 

진정 평화를 생각하신다면 반전집회에나 나가실 일이다. 또한 그들을 위한 기도도 기도이지만 그곳까지 1,500명씩이나 날아갈 돈으로 선교헌금이나 더 내실 일이다.

 

선한 의지로 떠나신 분이 있다면 그 선한 의지가 어찌 이용될 수 있는지도 고려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물론 이 부분까지 따지려면 조금 머리가 아픈고로 읽다 만 '제국'의 일부를 발췌한다.

 

"제국적 개입을 위한 정당한 힘[무력]의 무기고는 실로 이미 거대하고, 군사적 개입뿐만 아니라 도덕적 개입과 사법적 개입과 같은 다른 형태들도 포함하고 있다. 사실 제국의 개입 역능은 자신의 치명적인 무기들을 직접 가지고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도덕적 수단을 가지고서 시작할 때 제일 잘 이해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도덕적 개입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늘날 뉴스 매체와 종교 조직을 포함하는 다양한 기구들에 의해 실행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부기구들(NGO들)이라 불리는 것들 가운데 몇몇일 것이다." (제국, 안토니오 네그리 · 마이클 하트 저, 윤수종 역, 이학사, pp.70-71)

 

 

꼬랑지 - 개인적 무지와 방만함으로 사건의 단면만 바라보고 흥분해 쓴 글이니 부족한 지점은 지적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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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음모

똥침 : 2006. 7. 27. 18:41

옛 기억의 끝머리에서 가물거려야 할 이름이 다시 거론된다.

'조순형'

 

스스로 사퇴해 만들어진 재보선 선거에 다시 출마해 당선되다.

'맹형규'

 

재보선 당선자들의 득표율이 전체 유권자의 15%가 넘는 후보가 아무도 없다.

 

결과를 두고 과거의 뻘짓을 정당화시키는 늙은이나 이를 축소해석하는 여당이나 다 지들이 못난 것을 자랑하고 다닌다. 선거에 대한 환멸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확실히 조직표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당선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인가. 이것이야 말로 정치권이 염원하는 진정한 '음모'다. 

 

게맛은 알지만 정치맛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로지 정치맛만 아는 이들의 쌩쑈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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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맞짱~

똥침 : 2006. 7. 10. 15:57
원문 http://blog.naver.com/citizenk001/5000624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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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펌질은 체질에 맞지 않지만 그래도 이건 몇 자 적어야겠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라지만 언제부터인가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자유주의 공화국이 되어버렸다. 하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양립하기 힘든 가치를 섞어 짬뽕찌게로 국가의 정체성을 규정지으려 했던 게 잘못일지도 모른다.
 
저열한 욕망이 작동하는 경제 자유주의의 파고 앞에서 숭고하다 외쳐온 민주주의는 그 가치를 잃고 표류하며, 선거 한 번 잘못한 죄로 직간접적으로 생존권이 위협받을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한숨은 그 어떤 감언으로도 위로해줄 길이 없으니, 죽거나 미치기 전에 맞짱이나 한번 떠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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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