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술 권하는 사회'를 <개벽>에 발표한 현진건은 소설가와 기자를 겸직했다. 동아일보사가 민족지를 자처할 때마다 항일의 역사로 선전하는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사건, 당시 현진건은 동아일보사의 사회부장으로 재직하고 있었으며 사건의 여파로 1년 간 복역 후 신문사를 떠나야 했다.
그렇게 신문사를 떠난 선배 기자의 사정을 가슴 아프게 생각했던지 동아일보 후배 기자들은 선배의 작품을 변형해 헤드라인을 뽑았다. "술 권하는 부시"
대통령 신년사에 대한 기성 정당들의 반응을 보며 많은 미국인들이 그렇듯 우리도 대통령 신년사를 '술 마시기 게임' 기회로 활용하는 건 어떨까? 이미 친절하게도 한나라당에서 '술 마시기 게임'을 위한 자료를 준비해뒀다. 가히 친절한 한나라당이 아닐 수 없다.
노 대통령 신년 연설 중 ‘일자리’와 ‘양극화’ 라는 단어의 사용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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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신년 연설 |
2005년 신년 연설 |
2006년 신년 연설 |
'일자리' |
7회 |
4회 |
19회 |
'양극화' |
0회 |
6회 |
5회 |
출처 : 현실과 동떨어진 미사여구의 나열, 2006.1.19,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자료를 보건데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일자리'에 한 잔씩 마셨으면 무려 19잔. 소주 두홉짜리 한 병을 7잔으로 계산한다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이 방송되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2병 하고도 5잔이나 더 마셔야 한다. 그냥 소주 병샷이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가 일제 강점기 답답한 상황 속의 불안한 지식인의 이야기라면 '술 권하는 대통령 게임'은 양극화의 답답한 상황 속 대중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의 표현이 아닐런지.
재미있을 것이다. 대폿집에 모여 축구도 아니고 대통령의 이야기에 집중하다가 '우아~', '낄낄' 소리와 함께 술 잔 비울 모습을 상상해보라.
내년에 저랑 술 권하는 대통령 게임 시도할 분은 손 들어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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