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지앵
파리 시민을 말하는 '파리지앵'을 패러디한 이 말은 서여의도 지역에 몰려들고 있는 정치꾼들을 일컫는 말이다. 어울리지 않지만 뜯어보면 이 둘은 닮은 구석이 많다. 일단 사교적이어서 만나면 누구든 친한 척을 한다는 것이 닮았다. 둘 다 점심시간이 길다. 그리고 반주를 곁들인다. 다른 점이 있다면 '파리지앵'이 와인을 마시는 대신 '여의지앵'은 폭탄주를 마신다는 것.
'파리지앵'이 유행과 패션에 민감하다면 '여의지앵'은 민심과 권력에 민감하다. '파리지앵'이 연인을 자주 바꾼다면 '여의지앵'은 섬기는 주군을 자주 바꾼다. 어울리지 않는 콤비 양복을 입고 머리에 포마드를 잔뜩 바르고 악수는 꼭 두 손으로 하며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하게 아는 척을 한다면 그는 바로 '여의지앵'이다. 일반인과는 확실하게 DNA가 다른 '호모 폴리티쿠스', 그들의 계절이 돌아왔다.
- 고재열, <대선 불나방 '여의지앵'이 풍찬노숙을 두려워하랴>, 시사인 창간호, p.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