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08.19 다사다난한 언론정책 by 망명객
  2. 2008.06.30 개소리 by 망명객
  3. 2008.06.30 환영 by 망명객
  4. 2008.05.28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허하라 by 망명객

개인적 기록 차원에서 복잡다단했던 언론정책 이슈들을 정리하고자 함.

 

1.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3월 26일, 방송위원회의 방송 정책·진흥·매체 정책과 정보통신부의 통신·전파·정보보호·인터넷 등 양 기관의 핵심 기능을 담당할 기관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기존 방송위원회가 민간기구였던 것에 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부 산하로 재편되면서 언론, 특히 방송 독립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됨.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라 평가받는 최시중씨가 초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는 노골적으로 드러난 꼴이 됨.

개인적으로는 융합시대에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정부기구로 재편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봄. 기존 문화부와 정통부 간 조율되던 문제가 방송위원회 출범과 더불어 삼자 구도로 이루어졌던 데 비해 현재는 방통위와 문화부 간 주도권 싸움이 볼만함. 대체적으로 3각 관계는 불률, 양자 대결 체제는 라이벌 체제로 봄. 결국 불륜보다 라이벌 체제에 끌림(-,.- 단순왕). 모 교수는 최시중씨 방통위원장 임명에 대해 위원장 하나 들어간다고 크게 문제가 생길 수 있겠냐고 평했지만 이는 지극히 나이브한 판단이라 생각함. 더욱이 조직이 해체되고 재조합되는 과정에서 위원장이 곧 조직을 이끌어가는 꼴이 되어버렸음.

기존 방송위원회 직원들은 공무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월급이 대거 깎였다고 들었음. 또한 공무원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서열 세계에 편입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고도 들었음(우리는 고시 패스해서 이 서열 세계로 들어왔는데 니들은 뭐냐~ 식의). 단순히 정통부와 방송위원회의 통합만이 아니라 정통부 산하기관들도 함께 묶이면서 조직 내에 문제가 많다고 들었음. 

그나마 민간위원회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있다고 하지만 이미 여러 매체에서 다룬 문제처럼 방송통신위원회의 꼭두각시처럼 보임.

 

2. 촛불집회

혹자는 PD수첩를 촛불집회의 발화점으로 보지만 본인은 PD수첩을 촛불집회의 한 매개변인으로만 생각함. 결국 PD수첩을 촛불집회의 발화점으로 파악하는 건 그렇게도 방송을 장악하고자 하는 세력의 기본적인 시각임. 올드 미디어의 위력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이들에게 KBS나 MBC는 편파적일 수밖에 없음.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PD수첩' 등이 그들의 입에서 거론되던 대표적인 폐지 프로그램이었음. 평생 방송을 통해 달콤한 내용들만 들었을 이들에게 쓴소리는 너무 싫었던 것임.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5월 아고라를 살펴보면 KBS 관련 논의들은 모두 불만투성이였음. 촛불은 촛불집회에 대한 미온적인 KBS의 태도를, 반촛불은 KBS의 좌편향이란 프레임으로 불만을 토로함.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낙하산 부대가 공수작전을 수행하면서 KBS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촛불의 태도가 돌변함. 결국 촛불이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에 입성. 그 과정에 PD수첩에 대한 정치적 공세도 한 몫 함.

여기서 궁금한 건, 촛불이 들고 지키자는 '공영방송'의 내용임. 수많은 방송이념 중 독립성에만 국한된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천적 부분에서 촛불이 요구하는 내용은 다양할 것으로 보임. '공영방송 사수'의 구호 밑에서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지키고자 하는 공영방송의 실천적 문제들을 규명하고 조합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3. 조중동, 미디어다음 기사 공급 중단 선언

아마도 콘텐츠 공급 주체인 신문사 닷컴사보다 신문사 본사의 결정이었음. 포털과 신문의 한 판 승부로 기대를 모으며 흥미진진하게 바라봤으나 일방적으로 포털측에서 손 든 것으로 비춰짐. 기사 단가를 높여달라는 신문사의 생떼로 보이지만 그 이면은 조금 복잡함. 싸움의 관전 포인트는 뉴스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문제임. 단, 먹고살만한 신문사들만 달려들고 있어서 우려스러움. 신문쟁이들에게 경영의 묘미가 가미될 수 있을지...

 

4. IPTV

포털과 함께 상반기 최고 이슈 중 하나임. 케이블TV업계와 IPTV, 망 소유 사업자와 비소유 사업자, 망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업체 간 다양한 구도로 격전이 벌어지는 곳임. 아울러 지상파 재전송 문제와 신규매체에 대한 규제 정책, 광고와 같은 부가산업 관련 논의까지 다종다양한 이야기들이 백가쟁명식으로 펼쳐지고 있음. 결국 여타 국내 산업이 그렇듯 미디어 산업도 유통업자가 웃을 것이라 생각함. 단, 걱정스러운 건 관련 논의가 상업성에 의해 끌려가고 시청자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는 점. 또한 DMB처럼 망가지진 않을지에 대해서도 우려스러움.

 

 

공부할 게 많으니 행복한 걸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망명객

개소리

똥침 : 2008. 6. 30. 19:56

이문열 "공영방송 인사에 지분 행사 당연" (연합뉴스, 20080630)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조리 없고 당치 않은 말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을 '개소리'라고 한다. 개 짖는 소리를 빗대어 쓰는 표현이 개소리일텐데, 이문열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개소리에 비유했다.

이씨는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을 즐기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고의적으로 사회적 파장 던지고 싶었으면 좀더 세련된 방법으로 준비를 해서 했을 것"이라며 "동네 길갓집 강아지가 많이 짖고 영악스러운 이유는 지나가는 사람이 자꾸 툭툭 건드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기사 내용 인용)

이문열씨가 자신을 동네 길갓집 강아지에 빗대어 표현했기에 촛불집회를 비하하고 공영방송의 공영을 국영으로 오해하고 있는 듯한 이문열씨의 발언 내용은 개소리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내용은 자신의 이야기가 개소리이니 그냥 무시해도 좋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기사가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이문열 자신의 고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인지 기사문만으로는 당체 알 수가 없다.

개들이 짖는 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침입자로부터 주인의 재산을 지킬 때와 배고플 때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문열은 무슨 연유로 개소리를 꺼내는 것일까?

끊임없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
인간들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동네 강아지라 자칭하는 이한테 지면과 전파를 할애하는 건 공적 낭비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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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환영

길위에서 : 2008. 6. 30. 19:26
그 새벽 그 거리에는 쏟아지는 빗줄기만큼 촛불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형형색색 우의들의 틈바구니에서 분노에 찬 구호와 함께 서 있던 너를 발견했다.
긴 머릿결에 대롱대롱 매달린 머리핀, 콧망울 끝에 걸쳐진 안경을 밀어올리는 네 손동작, 피곤한듯 더욱 창백히 무표정한 얼굴.
낯설면서도 전혀 변하지 않은 예전 모습 그대로 넌 그 거리에 있었다.

널 발견한 순간 솟구치던 반가움과 망설임의 간극은 저 너머 우주의 그것처럼 너무 넓었다.
"안녕! 잘 지내지?"
혀 끝에 맴돌던 그 몇 마디를 차마 난 꺼낼 수가 없었다.
널 발견했을 때 내 머릿속은 이미 풀지 못할 실타래처럼 엉켜버렸기 때문이다.
아니, 갑자기 들이닥친 조직화된 폭력을 피해 도망치느라 그랬는지도 모른다.

거리에서의 우연한 만남.
그렇게 다시 헤어지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내가 가는 곳마다 넌 그 자리에 있었다.
비와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 근처에서, 바위처럼에 맞춰 율동하는 대학생들 옆에서, 지친 몸둥이들이 육신을 숨기던 골목에서, 전의경들을 피해 도망치던 인파 속에서 넌 늘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불나비와 동지가가 울리던 동이 틀 무렵까지 난 네게 끝내 "안녕"이란 말 한마디를 꺼낼 수가 없었다.
비에 홀딱 젖은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저 너의 안녕과 평안을 마음 속으로 빌 뿐이다.

살아남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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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공안당국 "'촛불거리시위' 배후세력 끝까지 추적" (연합뉴스, 20080527)

촛불시위와 관련해 '공안'이란 단어가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뜸한 단어였다고 기억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공안'이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뜻한단다. 검색 화면 한 켠에 '공안검사'란 단어가 보이길래 클릭해보았다.

공안이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뜻하는 말로, 공안검사는 원래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할 목적으로 탄생하였다. 그러나 1948년 8월 검찰청법 제정에 따라 검찰청 안에 공안검사가 생긴 이래, 공안검사는 국가의 안위나 공공의 안녕보다는 정권 수호의 앞잡이 역할을 해 왔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1963년까지 공안 업무는 대검찰청 중앙수사국에서 담당하였다. 그러나 이후 대검찰청에 공안부가 생긴 뒤, 제5공화국 때인 1986년에는 대검찰청에 4개의 공안과가 생기고, 서울지방검찰청 공안부도 1·2부로 확대 개편되는 한편, 전국 검찰청에도 잇따라 공안부가 설치되는 등 많을 때는 전국 검사의 10% 이상을 공안검사가 차지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정치·학원·노동·재야·선거·대공·외사 사건 등이며, 대검찰청 공안부가 지휘·총괄한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 공안부는 전국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중요 사안인 경우에는 처리방침도 지시하는데, 각 과에서는 사안에 따라 업무를 분담해 처리한다. 그러나 이른바 공안검사는 1972년 제4공화국(유신체제) 이후 줄곧 학원·노동사건이 많은 지역에서 공안 경력을 쌓은 검사들이 주로 임명됨으로써 검찰에서 가장 각광받는 최고의 엘리트 보직으로 평가받았다.

대표적인 공안 조작사건으로는 1967년 7월 200여 명을 무더기로 검거해 6명에게 사형, 4명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가 모두 석방된 동베를린공작단사건, 1971년의 재일동포 모국 유학생 간첩단 사건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1993년 출범한 김영삼정부와 1998년 출범한 김대중정부 때는 인권을 중시하는 공안정책을 펴는 등 공안 기능을 축소하였으나, 실효는 거두지 못하였다. 따라서 2003년 2월 출범한 노무현정부에서는 1980년대 운동권 학생들 사이에서 공안검사로 이름을 떨치던 검사들을 보직 해임 또는 보직 변경하는 한편, 공안부의 기능을 축소하는 등 여러 개혁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공안부 폐지론까지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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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두산백과사전의 본 내용 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첨가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정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의 배후세력을 밝혀내기 위해 공안부를 적극 활용하여 공안부 폐지론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그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진정한 공공의 안녕과 질서가 누구로부터 나오겠는가. 그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서있는 사람들도 국민이요 정치적 구호를 선창한 사람도 국민이다. 그러한 국민의 밥상이 위험 앞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진정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하는 게 누구인지 공안대책협의회의 조속한 수사와 핵심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바이다. 부디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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