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오늘인 1980년 7월 31일, 동아일보 1면에는 문화공보부가 172개 정기간행물의 등록을 취소한다는 내용이 머리기사로 올랐단다([책갈피 속의 오늘]1980년 정간물 172개 등록취소, 동아일보).

문공부에 의한 대대적인 정간물 등록 취소는 그해 11월에 단행된 언론통폐합의 사전 작업 쯤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월 17일 YTN 주주총회의 구본홍 사장 선임을 두고 모 정당은 제2의 언론국치일이라 평했다. 1980년 11월의 언론통폐합에 이은 언론국치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7월 31일, 법원은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여기서 PD수첩의 보도 내용에 대해 옳고 그름은 따지지는 않겠다. 다만 몇 년 뒤 오늘의 판결에 대한 역사적 판단이 어떻게 기술될지에 대한 의문만을 제기하겠다.

다시 말머리를 처음으로 돌리자. 동아일보가 28년 전 과거의 사실을 오늘날 다시 환기시키는 건 분명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헤드라인만 봐서는 과거의 사실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중첩해 과거로 회귀하는 언론정책을 비판하는 기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 하지만 헤드라인은 낚시일 뿐. 기사의 요지는 포털과 인터넷 언론의 폐해를 지적할 뿐이다.

과거의 이야기를 전문으로 사용한 건 훌륭하다. 하지만 기사의 요지는 일반 독자들이 요구하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동아의 입장인 듯한 냄새를 지울 수 없는 건 왜일까?

'이름을 들어보지도 못한 인터넷 매체'나 동아일보와 같은 유구한 역사의 매체나 포털이나 인터넷에선 그저 동급으로 분류되는 기사일 뿐이다. 갑자기 언론통폐합에서도 살아남았던 동아의 역사로 봤을 때 사이비(?) 언론사들을 처단하고자 했던 과거의 정권이 그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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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7월 31일은 죽산이 죽임을 당한 날이기도 하다.
하나 더, 이청준 선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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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