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기록 차원에서 복잡다단했던 언론정책 이슈들을 정리하고자 함.

 

1.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3월 26일, 방송위원회의 방송 정책·진흥·매체 정책과 정보통신부의 통신·전파·정보보호·인터넷 등 양 기관의 핵심 기능을 담당할 기관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기존 방송위원회가 민간기구였던 것에 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부 산하로 재편되면서 언론, 특히 방송 독립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됨.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라 평가받는 최시중씨가 초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는 노골적으로 드러난 꼴이 됨.

개인적으로는 융합시대에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정부기구로 재편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봄. 기존 문화부와 정통부 간 조율되던 문제가 방송위원회 출범과 더불어 삼자 구도로 이루어졌던 데 비해 현재는 방통위와 문화부 간 주도권 싸움이 볼만함. 대체적으로 3각 관계는 불률, 양자 대결 체제는 라이벌 체제로 봄. 결국 불륜보다 라이벌 체제에 끌림(-,.- 단순왕). 모 교수는 최시중씨 방통위원장 임명에 대해 위원장 하나 들어간다고 크게 문제가 생길 수 있겠냐고 평했지만 이는 지극히 나이브한 판단이라 생각함. 더욱이 조직이 해체되고 재조합되는 과정에서 위원장이 곧 조직을 이끌어가는 꼴이 되어버렸음.

기존 방송위원회 직원들은 공무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월급이 대거 깎였다고 들었음. 또한 공무원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서열 세계에 편입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고도 들었음(우리는 고시 패스해서 이 서열 세계로 들어왔는데 니들은 뭐냐~ 식의). 단순히 정통부와 방송위원회의 통합만이 아니라 정통부 산하기관들도 함께 묶이면서 조직 내에 문제가 많다고 들었음. 

그나마 민간위원회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있다고 하지만 이미 여러 매체에서 다룬 문제처럼 방송통신위원회의 꼭두각시처럼 보임.

 

2. 촛불집회

혹자는 PD수첩를 촛불집회의 발화점으로 보지만 본인은 PD수첩을 촛불집회의 한 매개변인으로만 생각함. 결국 PD수첩을 촛불집회의 발화점으로 파악하는 건 그렇게도 방송을 장악하고자 하는 세력의 기본적인 시각임. 올드 미디어의 위력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이들에게 KBS나 MBC는 편파적일 수밖에 없음.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PD수첩' 등이 그들의 입에서 거론되던 대표적인 폐지 프로그램이었음. 평생 방송을 통해 달콤한 내용들만 들었을 이들에게 쓴소리는 너무 싫었던 것임.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5월 아고라를 살펴보면 KBS 관련 논의들은 모두 불만투성이였음. 촛불은 촛불집회에 대한 미온적인 KBS의 태도를, 반촛불은 KBS의 좌편향이란 프레임으로 불만을 토로함.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낙하산 부대가 공수작전을 수행하면서 KBS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촛불의 태도가 돌변함. 결국 촛불이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에 입성. 그 과정에 PD수첩에 대한 정치적 공세도 한 몫 함.

여기서 궁금한 건, 촛불이 들고 지키자는 '공영방송'의 내용임. 수많은 방송이념 중 독립성에만 국한된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천적 부분에서 촛불이 요구하는 내용은 다양할 것으로 보임. '공영방송 사수'의 구호 밑에서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지키고자 하는 공영방송의 실천적 문제들을 규명하고 조합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3. 조중동, 미디어다음 기사 공급 중단 선언

아마도 콘텐츠 공급 주체인 신문사 닷컴사보다 신문사 본사의 결정이었음. 포털과 신문의 한 판 승부로 기대를 모으며 흥미진진하게 바라봤으나 일방적으로 포털측에서 손 든 것으로 비춰짐. 기사 단가를 높여달라는 신문사의 생떼로 보이지만 그 이면은 조금 복잡함. 싸움의 관전 포인트는 뉴스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문제임. 단, 먹고살만한 신문사들만 달려들고 있어서 우려스러움. 신문쟁이들에게 경영의 묘미가 가미될 수 있을지...

 

4. IPTV

포털과 함께 상반기 최고 이슈 중 하나임. 케이블TV업계와 IPTV, 망 소유 사업자와 비소유 사업자, 망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업체 간 다양한 구도로 격전이 벌어지는 곳임. 아울러 지상파 재전송 문제와 신규매체에 대한 규제 정책, 광고와 같은 부가산업 관련 논의까지 다종다양한 이야기들이 백가쟁명식으로 펼쳐지고 있음. 결국 여타 국내 산업이 그렇듯 미디어 산업도 유통업자가 웃을 것이라 생각함. 단, 걱정스러운 건 관련 논의가 상업성에 의해 끌려가고 시청자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는 점. 또한 DMB처럼 망가지진 않을지에 대해서도 우려스러움.

 

 

공부할 게 많으니 행복한 걸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