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까지 이어진 연휴, 저는 현 소속 집단의 컨퍼런스 참여 차 강원도를 다녀왔습니다. 불행하게도 후발대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해 몇몇 친구들이 다쳤습니다. 저는 본대로 참여했기에 사고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대 차량의 인원초과로 후발대 차량으로 이동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후발대 차량으로 이동하겠노라는 제 이야기에 자신이 그쪽 차로 옮겨가겠다며 나선 후배였습니다. 컨퍼런스 장소에서 후발대의 사고 소식을 전해들었던 순간 그 후배의 웃는 얼굴이 떠오르더군요.
사고 수습지역으로 내려가 보니, 사고 차량은 견인차 위에 실려 있고, 그 차량에 탑승했던 친구들은 앰뷸런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사고 당사자들의 얼굴에는 패닉 상태에서 간신히 안정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역력했습니다. 저 대신 사고 차량에 탑승한 후배는 고통때문인지 팔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차마, 내가 왔노라는 이야기도 꺼내지 못하고 그 친구의 한 손을 조용히 쥐어줄 뿐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중상자는 없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오늘부터 출근을 하더군요. 저 대신 차량을 옮겨 탔던 후배도 오늘 출근을 했고요. 물론 다들 몸이 완전한 상태는 아닙니다. 당분간 물리치료와 통원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순간의 판단으로 저 대신 생사의 기로에 섰던 후배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드라마는 오늘도 이어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