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사파리 만년필 두 자루를 질렀다!
필기구에 관해선 국민 필기구인 모나미153볼펜과 수성 플러스펜을 주로 이용하던 내가 만년필을 지른 것!
153볼펜의 잉크똥과 플러스펜의 급휘발성이 만년필 지름의 동인이었다.
내가 만년필을 처음 이용하기 시작한 건 중학생 때였다.
한문 시간, 선생님은 한자 노트 필기 숙제를 볼펜이 아닌 일반 펜으로 쓸 것을 주문했다.
한 획씩 정성들여 써야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는 게 선생님의 지론이었다.
펜으로 잉크를 찍어 쓰는 한자는 처음에는 재미였지만 차차 지겨움으로 돌변했다.
우리반 친구들은 하나둘 만년필을 지참하기 시작했다.
한문 시간 직전 쉬는 시간에 만년필로 날림 숙제를 채우는 녀석들이 늘어났다.
사실 잉크병을 쏟거나 교복 위에 튕기는 경우가 일반 펜은 중학생에게 버거운 녀석이었다.
내 첫 만년필은 어머니가 쓰던 만년필이었다.
여성용 만년필답게 늘씬한 진초록 바디에 황금빛 펜촉, 크롬 펜뚜껑을 가진 녀석이 내 첫 만년필이었다.
첫 만년필과의 인연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3년 정도 이용했더니 펜촉이 망가져버린 것이다.
내 두 번째 만년필은 대학 졸업 때 고모님이 사준 몽블랑 만년필이다.
워낙 고가의 녀석인지라 함부로 들고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녀석은 아직도 내 책상 속에 고이 모셔져 있다.
이번에 지른 라미 만년필 두 자루는 내 인생의 세 번째 만년필이다.
저가형에 실용성을 앞세운 녀석이니 열심히 써줘야지.
메모보단 원고 교정교열용 펜이다.
공포의 빨간펜 교정!
다 죽었어!!!!
보너스 샷!
새로 정리한 책상!
며칠이나 갈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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