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에 해당되는 글 192건

  1. 2009.10.23 한씨 집안 첫째 아들 한라산 2 by 망명객
  2. 2009.10.23 이건 뭥미? - ViO휘오 제주 워터+ by 망명객
  3. 2009.10.21 내 미래? by 망명객
  4. 2009.10.04 날짜보다 요일에 민감한 사람의 추석 연휴 by 망명객
  5. 2009.09.30 고향 친구들은 누굴 뽑을까? 4 by 망명객
  6. 2009.09.30 추석 선물... by 망명객
  7. 2009.09.25 DJ 추모 담배? by 망명객
  8. 2009.09.22 리라이팅 by 망명객
  9. 2009.09.17 용산포차 아빠의 청춘 찾아 문래동으로... by 망명객
  10. 2009.09.14 쇼파 홀릭... by 망명객
내가 아는 지인들 중 한 번 들으면 절대 그 이름을 잊을 수 없는 이들이 둘 있다. 한 명은 홋까이도 대학 교수인 '현무암' 선배이고, 다른 한 명은 중학교 동창인 한씨 집안 첫째 아들 '한라산'이다. 현무암은 암석 종류고 한라산은 산 이름이며 동시에 제주 한일소주에서 만드는 소주 브랜드명 아니냐고 되묻는 이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현무암과 한라산, 지방색이 우러나오는 이름을 지닌 두 사람은 이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인물이다.

'화이팅 대디' 보컬 한라산 (사진출처 : 제주의소리)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오랜 일본 유학생활 끝에 홋까이도 대학에 자리를 잡은 현무암 선배는 가끔 '미디어오늘' 지면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포스팅 제목으로 올린 오늘의 주인공 한씨 집안 첫째 아들 '한라산' 군이 최근 이런저런 매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가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그룹 '화이팅 대디'가 이달 싱글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그의 기사를 접했을 땐 동명이인이 아닐까 의심도 했었다. 중학교 졸업 이후 서로 만난 적 없으니, 지면 위에서 접한 친구의 이미지가 그 시절의 까까머리 중학생이 맞을까 의심스러운 게 사실. 그의 꿈이 가수였던가? 사진 속 한라산의 눈매에서 까까머리 중학생 한라산을 얼핏 기억해낸다. 어느덧 시인이 돼 있어야 할 나이, 옛 친구가 가수로 활동하고 있단 사실이 신기할 뿐이다. '한라산', 이 친구와 그 동생은 둘 다 '산'자 돌림이다. 그렇게 기억을 조합하려니, 이 친구 중딩 시절부터 눈매가 록커의 눈매였다. (역시 인간의 기억이란 늘 맥락 속에서 새로이 조합돼 탄생하나 보다. 신빙성은 개뿔~)

학과 동창 녀석 중 한 때 얼굴 없는 가수로 반짝하던 녀석이 있다. 먹고사는 일이 바쁘니 서로 연락을 안 취할 수밖에. 그래도 결혼 할 땐 얼굴에 철판깔고 서로 연락하는 게 이 땅의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술 취한 상태에서 내 결혼식 축가를 불러주겠다던 약속을 난 아직 기억한다. (여기서 잠깐, 난 내게 유리한 기억은 늘 팩트란 이름으로 포장하곤 한다. ㅋ) 가수란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친구 한라산. 발표한 앨범 족족 한 장씩 사주며 조용히 응원하는 게 옛 친구에 대한 의리겠지. '화이팅 대디', 내겐 '파이팅 한라산'일세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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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점심시간, 캠퍼스 한 켠에서 뭔가 나눠주는 판촉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얼떨결에 행사요원이 내민 생수 한 병이 내 손에 들리게 됐다.

'ViO 휘오 제주 워터+'

눈 덮인 한라산과 돌하르방의 이미지 위, 외래어의 조합 속에서 '제주(JEJU)'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제조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란 마크가 상품 라벨 위에 선명하다.

'삼다수' 동생이려니 생각했건만, LG생활건강 측에서 상품화한 생수가 '휘오 제주'란다.

아무 생각 없이 한 모금 들이키고 있자니, 호숫물은 그대로 두면 그냥 자연일 뿐이지만, 이를 생수통에 담아 팔면 상품이 된다던 책 구절이 떠올랐다.

삼다수에 이어 이 녀석까지...

한국지리 수업을 제대로 받은 사람들은 제주도의 자연 취락이 바닷가에 생성돼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지표면 위에 소라 껍데기와 같은 동글동글한 등고선들의 집합이 제주도라는 건 한국지리의 단골 시험문제였다. 화산토 지형에 따라 해안가 샘물을 중심으로 자연 취락이 형성됐단 내용 또한 한국지리의 시험문제로 종종 오르곤 했다.

현대인에게 제주도는 관광의 섬이자 휴양지의 이미지가 강하겠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가난하고 못사는 동네가 제주도였다. 오죽했으면 왕조시대의 대표적 유배지가 제주도이겠는가. 화산토 지형이 논농사에 적합하지 않으며, 감귤이 특산 작물로 상품화에 성공한 것도 그리 오랜 이야기가 아니다.

제주 지하수가 상품화에 성공한 건 94년 지방자치제의 재건과 맥을 같이한다. 지하수를 상품으로 팔아 학교 급식비를 충당하겠노라는 공약이 어느 도지사 후보의 입을 통해 나오게 된 것. 그렇게 탄생한 게 '삼다수'였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제조하고 농심이 유통하는 형식으로 삼다수는 국내에서 프리미엄 먹는 샘물의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삼다수의 제주 도내 구매가격과 서울 시내에서의 구매 가격 사이에는 꽤 큰 가격 차이가 있다.

제주 시내에 우뚝 서 있는 '칼호텔'이 제주 지하수 개발의 1호였다. 한진 사장이 매일 칼호텔에서 길어올린 지하수를 공수받아 마신다는 등의 풍문을 어린 시절에 듣고 자랐다. 대한항공 기내 공급 먹는샘물도 제주 지하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제는 먹는샘물 개발이나 그 상품화가 아니다. 지하수도 한정된 자원이란 사실이 문제점이다. 감귤 이후 특화 작물을 개발하고자 하는 제주 농어민의 의지는 '바나나'와 '파인애플'에 이어 '광어양식'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시설 작물의 경우 필히 지하수를 뽑아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바나나와 파인애플 농장이 성행하면서 도내 곳곳에 지하수 개발이 이어졌다. 뭐, 내 주변 친척들도 바나나와 파인애플에 이어 광어양식까지 열심히들 하셨다.

주로 해안가에서 이뤄진 지하수 개발의 경우, 지하수 압력이 높지 않아 해수가 유입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염분이 들어간 지하수는 농업용수로써 쓸 수 없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을 염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섬 생활은 물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하수를 이용해야 하는 각종 시설작물들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각종 특화 작물들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옛 제주처럼 모두가 바나나 농사를 짓고 모두가 파인애플을 길러내던 시절이 아니란 이야기다.

철저한 데이터로 무장(?)한 개발공사가 진행하고 있으니 그냥 믿어야 하는 걸까. 그냥 믿어도 되겠지. 재정 자립도 낮은 동네가 살 길은 오로지 개발 아니겠는가. 논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화산토 지형이 먹는샘물에 적당한 지하수를 남겨주셨으니, 하늘은 늘 공평한 법이다. 그렇게 공평한 하늘의 뜻이 부디 제주땅에 사는 지역민들에게 골고루 뿌려지길 기대한다. 그게 진정한 하늘의 뜻이니까.

난 삼다수가 비싸서 봉평샘물 사거나 아리수(수돗물) 끓여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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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내 미래?

길위에서 : 2009. 10. 21. 16:07

오늘 트위터에는 미래 사진 놀이하는 분들이 많군요. 그래서 저도 제 닉네임을 쳐봤더니... 두둥~ 변태스럽게 실실 웃으며 상대 여성을 바라보고 있는 털복숭이 원숭이 같은 사진이 나오는군요. OTL....

http://kr.miraino.jp
Posted by 망명객
추석 연휴였다. 남들은 짧은 연휴기간이라고 투덜거렸지만, 직장인도 학생도 아닌 난 그저 평범한 일주일일 뿐이었다. 단, 같이 일하는 친구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저녁에 진행하는 정기적인 회의만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바꾸었을 뿐.

언젠가부터 내 몸이 날짜보다 요일에 민감하게 변해버렸다. 월요일은 시사주간지를 사는 날, 화요일은 소식지 기사 마감하는 날, 수요일은 편집본 결제하는 날, 목요일은 밀린 공부 하는 날, 금요일은 편집회의 주관하는 날, 토요일은 빨래하는 날, 일요일은 성동센터 자원봉사 나가는 날.

주말을 포함한 짧은 연휴는 나의 일주일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단지 회의를 이메일 주고받는 것으로 끝내고 자원봉사 대신 하루 종일 소설책과 텔레비전을 벗하고 있었다는 것을 제외하곤 금주는 내게 그저 평범한 일주일로 스쳐갔다. 1년 52주 휴간 없는 소식지를 기획하고 편집하며 나는 날짜보다 요일에 민감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내일은 다시 돌아오는 월요일. 추석 연휴 직전 시사주간지는 보통 다음주본까지 함께 통합본으로 발행한다. 아, 내일 출근길엔 가판 들를 일이 없겠구나. 뭐 시사주간지 대신 오랜만에 신문 한 부 사보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닐 듯하다. 그 정도의 변주는 내 몸도 이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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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3대 지역신문이라고 하면 보통 광주일보, 부산일보, 제주일보를 꼽곤 했다. 요즘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 좁디좁은 곳이 지역사회인지라 지역에서 기자 짓 해먹는 게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닐 듯하다. 단,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지역사회에서도 한겨레와 같은 신문사들이 생겨났고, 2000년 이후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오마이뉴스 같은 형태의 인터넷언론사들이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에서의 시민운동도 무척 힘든 활동이다. 아버지가 시청 공무원인데 그 앞에서 데모질 할 아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빠가 경찰인데 그 여동생이 경찰서 유치장에 갖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도농지역이나 농어촌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일 수록, 싸움의 이유가 지역 현안에 가까이 존재할 수록 개인 앞에 놓인 선택의 지점들은 점점 좁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난 지역활동가들을 존경한다. 고향을 떠나 살고 있으니 고향에 남아 있는 친구들과의 메신저질로나마 간간히 지역 소식을 접하곤 한다. 제주지역 대안언론이라 할 수 있는 매체사에 근무하는 선배는 전화로만 연락이 가능한데, 난 20대의 그와 처음 만났으니 그는 지금 불혹에 가까운 나이일 것이다. 여전히 우리의 전화질은 '결혼 안 하냐'는 덕담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선배를 소개해준 친구는 간간히 텔레비전 네트워크 뉴스 꼭지에 출연하며 어울리지 않는 양복을 빼입곤 뭐라뭐라 고향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그 친구가 부채의식 속에 살아가는 것 같다고 알려준 후배는 지난 도지사 주민소환 투표가 실패로 끝났을 때 지역언론의 행태를 비판하며 이를 논문으로 남기겠노라고 내게 이야기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그 후배와의 대화에서 시작한다.

메신저 상에서 분개하는 후배를 달래며, 난 이번 주민소환 투표 운동의 결집력이 모여 내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안타를 먹여야 한다는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나 들려오는 후배의 대답은 마땅한 대항마가 없다는 울먹임 뿐.

비록 타지에서 살고 있지만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후보군도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대기업에서 출세가도를 달리시다 늙으막이 고향땅에 내려오신 분과 관료로서 탄탄대로를 달리시다가 정치철세 소리까지 듣던 분이 떠올랐다. 그리고 현 도지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제주일보가 창간일을 맞아 내년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려 10명의 후보군을 두고 벌인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 8월 말에 후배와 떠들던 이야기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후보군 10명에는 한나라당 계로 분류할 수 있는 양반들과 범 민주계로 분류할 수 있는 양반들이 섞여 있지만, 실질적인 3강은 한나라당, 민주당(?), 무소속(?). (?)라고 표현한 인물들은 모두 과거 한나라당과의 인연이 있는 분들이다. 재밌는 건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자가 44.6%나 됐다는 사실이다.  결국 좁디좁은 지역사회에선 정당보단 인물값이란 소리다.

열심히 사는 후배에겐 조금 미안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결국 선거 준비 과정과 선거 과정에서 지역 시민사회가 대안 후보를 내세우는 것보단 정책적 견인을 이끌어내야 한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잖아. ^^;

 여론조사 결과에서 재밌는 건 다음 항목이다.

제주 미래 발전을 위한 최대 현안으로는 ‘신공항 건설’ 의견이 31.8%로 가장 많았고 ‘한라산케이블카 설치’ 28.4%, ‘해군기지 건설’ 22.8%, ‘주민 자치권 강화’ 18.3%,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18.3%,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14.4%, ‘제주영어교육도시 성공’ 14.3%, ‘자치재정 확대’ 1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설마 여론조사 시 오픈문항으로 물어본 건 아닐 테고, 기껏 제주 미래 발전 최대 현안으로 꼽은 보기가 '신공항 건설', '한라산케이블카 설치', '해군기지 건설', '주민 자치권 강화',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 '제주영어교육도시 성공', '자치재정 확대'란 말인가. 불행 중 다행이라면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건설'이 빠져 있다는 것 정도다. 100만이 안 되는 인구, 낮은 재정 자립도가 궁극적으로 평화의 섬 제주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

지역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니 딱히 먹고살 걱정이 정책적 아젠다가 되는 건 이해하지만, 우리 조금 더 고민하며 대안 정책을 마련하면 안 되겠니? 뭐, 이런 소리도 원론적인 문제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더 심사숙고하면 안 되려나?

고향을 지키고 있는 선후배와 동기들은 과연 내년 지방선거에서 누굴 뽑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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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추석 선물...

길위에서 : 2009. 9. 30. 18:24

뭐, 살다 보니 추석 선물을 받는 날도 있더라.

치약비누샴푸 세트와 양말 세트, CGV 관람권이 추석 선물인 걸 보면, 주변 지인들이 잘 씻고 잘 입고 잘 보며 돌아다니란 이야길 내게 해주는 것 같다.

받은 선물은 있으나 보낼 선물은 없다. 내가 앞가림 할 그날 오늘의 고마움을 큰 한 방으로 갚겠다는 다짐만 되새길 뿐. 오늘의 다짐을 잊지 않기 위해 이렇게 포스팅을 남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선물? 이 모든 선물이 내 마음에 쏙 든다.

늙은 자취생은 그렇다.



thanks to C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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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추모 담배?

길위에서 : 2009. 9. 25. 13:29


홍콩 다녀온 후배가 선물이라며 내게 건넨 게 'DJ Mix'란 담배다.


사과향이 알싸한 맨솔형 담배인 DJ Mix를 입에 물고 있자니, 그 분이 떠올랐다.

담배연기가 만수향처럼 허공에 퍼지다.

DJ를 추억하는 끽연...


Thanks to C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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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리라이팅

길위에서 : 2009. 9. 22. 02:38
원문
진공상태에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해'라고 외쳐보지만 상대방은 들을 수 없다. '사랑해'란 음성을 전달해줄 매질이 없기 때문이다.

수정 후
사랑의 기억은 고백의 떨림으로 시작한다. "사랑해." 성대 울림으로 발생한 수줍은 고백이 공기란 매질을 통해 상대방의 고막을 때린다.

새벽 작업은 늘 센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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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용산포차_아빠의 청춘>전은 용산참사 현장에서 주워온 냉장고, 간판, 문고리, 숟가락, 도마, 컵, 선반 등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설치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파견미술가를 자임하는 예술가들의 현장작업이 결합했다. 누군가는 영정을 그렸고, 누군가는 고인과 유족들의 행복한 일상이 깃든 사진을 모았다. 또 다른 누군가는 함께 철거싸움을 하는 이들의 자질구레한 삶을 꾸준히 기록했다.


마치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전시의 외양은 예술이 사회적 갈등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보여준다. 목소리 높여 가해자들과 싸우는 것은 마땅히 필요하다. 아니, 단지 목소리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악다구니를 쓰고 몸부림을 쳐서라도 저 살인자들의 두꺼운 낯짝을 까발려야 한다.

 

그러나 ‘용산포차’는 낮은 목소리로 유족들과 철거싸움 당사자들의 상처를 다독인다. 괜찮다고, 이 처절한 싸움에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고. 우리는 이 잊을 수 없는 만행을 끝끝내 기억할 것이라고.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고.

 

전시장의 안락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역설적으로 용산을 외롭게 만들고 고립시키는 가해자들을 격렬하게 상기시킨다. 어느 새 용산의 야만을 희미하게 지워버리는 기억과 신경의 나태함에게 묻는다. 너에게 용산은 무엇이냐고. 그리하여, 우리는 모두 용산에 빚진 자들이다.




용산은 현재진행형.
아빠의 청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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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쇼파 홀릭...

길위에서 : 2009. 9. 14. 23:19
집 앞에 멀쩡한 쇼파가 버려져 있었다.

그 쇼파가 지금 내 좁은 방 안에 있다.

6년 전, 복학 첫 학기에 구입했던 좌식의자는 이제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사실, 화장실을 오고갈 땐 쇼파를 조금 밀고 당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

그래도 좌식 생활에서 반 입식 생활로 접어들었다는 게 기쁠 뿐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서울 생활은 거의 쇼파 위 생활이었다.

딱딱한 도서관 의자를 싫어한 난 늘 과방과 동아리방 쇼파 위에서 책을 읽고 잠을 잤다.

대학원 코스웍 기간에도 난 연구실 쇼파를 벗하고 살았다.

고향 집에서도 난 꼭 아버지를 안방으로 몰아내고 쇼파를 차지하곤 했다.
(사실 고향 집에서 내가 쓸 수 있는 온전한 공간은 쇼파가 위치한 거실밖에 없다.)

오늘도 난 쇼파 위에서 밥을 먹고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원고를 점검한다.

즐~ 쇼파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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