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계절

길위에서 : 2005. 11. 16. 20:33
쌀쌀해진 날씨에 옷장에서 다시 코트를 꺼내 입었습니다.
작년부터 언제 떨어질지 모르게 달랑거리던 단추 하나가 아직까지 달랑거리고 있습니다.
바느질 해야지 하고 다짐한 게 벌써 지난 초봄이건만 아직까지 달려있는 단추를 보니 못내 무시하고 숨겨두었던 미련이 슬며시 고개를 치켜들더군요.

삶은 늘 후회의 연속이라고, 그렇게 자위해 보지만 그래도 미련의 뒤안길을 늘 씁쓸하답니다.
거리에는 언제 떨어졌는지 알 길 없는 낙엽들이 굴러다닙니다.
그렇게 낙엽들도 지난 뜨거운 여름의 기억을 되씹고 있겠죠.

곧 코트 옷깃을 세우고 어두운 거리로 퇴근길에 나서게 죕니다.
잠시 고개를 치켜드는 미련이란 놈을 따뜻한 정종 한 잔으로 다스리려 합니다.
뜨거운 여름을 마시듯 정종 한 잔에 퇴근길 밤은 깊어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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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