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길위에서 : 2005. 10. 18. 13:34
멈춰버린 심장을 재생한 휴대전화를 수술실에서 받아오던 날, 가는 여름이 아쉬웠는지 하늘에선 폭우가 쏟아졌다. 생각해보면 기계생물이란 고장난 장기의 교체만으로 되살아나는 존재. 물론 따지고 들자면 감가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약 4일 만에 되살아난 휴대전화는 4일 동안 막혀있던 의사소통의 욕구들을 단 영점 몇 초의 간격으로 계속 토해낸다.
딩동~ 딩동~

그렇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낮게 깔린 검은 구름떼 아래서 되살아난 내 휴대전화는 몇몇 친구들의 주정 섞인 문자와 부재중전화 메시지 그리고 어느 선배의 부친상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렇게 9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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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