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4.08 검찰 MBC 압수수색 속보를 by 망명객
  2. 2005.01.08 050107 by 망명객
하얗게 밤을 지새며 쾡한 눈으로 지켜보던 모니터.
작업표시줄 오른편 트레이에 자리잡은 네이트온 녀석이 아침을 알리는 기지개를 토해낸다.

"MBC 검찰 진입 속보"
기특하다 네이트온~

촛불이 지친 그대 여의도로 꽃놀이 가자.
검찰의 MBC 압수수색은 여의도 벚꽃놀이축제 홍보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닐까.

아고라를 살펴보니 MBC 앞으로 모여달라는 글이 슬금슬금 올라오는군.
좀 비약하자면, 혹여나 SK컴즈가 촛불 배후인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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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050107

길위에서 : 2005. 1. 8. 10:21
무척 추웠다. 가뜩이나 웅크린 어깨가 옹송거릴 정도로 겨울바람은 차가웠다. 그렇게 찬 바람이 불던 오후, 양복쟁이들의 거리, 가끔은 투쟁의 거리가 되기도 하는 여의도 한 복판에 내가 있었다. 넓고 깨끗한 인도와 높게 들어찬 빌딩들은 거북한 이질감으로 다가온다. 결코 내가 섞일 수 없을 듯한, 전혀 다른 세계와도 같은 반듯함과 깔끔함에 담배꽁초로라도 흠집 내고 싶어지는 건 내가 삐딱하기 때문이겠지.

날씨가 춥지 않았으면 그냥 길거리에 있었을 것을... 이질감으로 점철된 거리의 어느 커피숍에서 코코아 한 잔과 비스킷 한 조각, 그리고 윤후명의 소설책으로 시간을 달랬다.

창 밖으로 보이는 국회의사당과 그 앞을 지키는 전투경찰, 너무나 익숙한 배경이지만 내게 다가오는 익숙한 얼굴 뒷배경으로는 낯설게만 느껴진다. 코가 얼고 귀가 떨어질 듯 추운 날 이질감과 괴리감이 만연한 공간에서 너무나 익숙한 아버지를 만나던 순간, 내 맘 깊이 알 수 없는 울컥거림이 몸을 휘감는다.

왜 그랬을까?
1년 만에 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조차 덤덤했건만 스물일곱이 되어 겨우 분기만에 만난 아버지 앞에서 느끼던 이 낯선 감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 사이 더욱 말라 버렸네."
부자 지간의 대화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만남의 시간조차 길지 않았다.
"밥은 꼭 챙겨먹어라.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부모님의 잔소리로 치부해버려도 되었을 이야기, 그 이야기에 자칫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 추위만 아니라면 이질감과 거북함이 가득한 거리에서 그냥 펑펑 울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아버지와 나는 익명의 인간들이 급하게 오고가는 서울의 거리에서 헤어졌다. 아버지를 뒤로 하고 학원으로 향하는 길, 내 손에는 아버지가 주신 돈 5만원과 저녁밥은 꼭 챙겨 먹으라는 염려가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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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