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6.07 스포츠 관람을 싫어하는 이가 월드컵에 바라는 것은... by 망명객
  2. 2010.03.26 정치, 스마트폰을 만나다 - 정치 애플리케이션 by 망명객
  3. 2009.07.28 무시하고 싶어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 by 망명객
  4. 2007.06.07 복어 by 망명객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모든 매체가 월드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방선거가 월드컵보다 앞서 진행됐다는 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서로 다르지만 상호 밀접한 효과를 일으키는 정치와 스포츠의 관계 앞에선 난 긍정보다 부정적 의견을 앞세우는 편이다. 그런 내가 이번 월드컵에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 부디 북한 대표팀이 죽음의 조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북한이 월드컵에서 예상 외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이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강도가 높은 남북 관계에 훈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북한팀이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아 16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남북 동반 16강 진출이 이뤄진다면?

글쎄, 스포츠 관람을 싫어하는 이가 이번 월드컵에 바라는 점이 남북 긴장 완화라는 정치적 바람이라면, 우리가 그만큼 슬픈 현실 속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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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치와 미디어의 만남, 그 사이에 위치한 다양한 논의 가운데 트위터가 존재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트위터 단속(?). 선관위 발표에 대해 무수한 질타와 야유가 제 타임라인을 도배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UCC에 주목했던 선관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를 주목한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철지난 제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적 고찰은 책과 논문을 좀 읽어보고 떠들도록 하겠습니다.)

SNS와 스마트폰의 만남은 그야말로 불과 기름의 만남과 같습니다. 그 사이에 무수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들이 존재합니다. 그렇게 펼쳐진 소통과 정보의 광장에서 앱은 편의의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 믿습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사회의 공적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는 앱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미리 제 자신이 아이폰 유저임을 밝혀둡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아이폰 앱 이용과 그 감상을 중심으로 서술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 세월이 세월인지라...)


마이폴리틱스 



사진은 '마이폴리틱스' 미국 버전입니다. 스마트폰과 SNS 결합형 앱을 개발하는 '퍼플포지사'가 제작한 작품이죠. 이미 영국과 캐나다 버전도 출시돼 있습니다. 

이 앱은 정치인과 정치적 이슈에다가 SNS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게 큰 장점입니다. 이 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연계한 서비스를 담고 있습니다. 




설정 창을 보면, 앱 전용 계정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도 연동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거리까지 설정해야 하는 걸 보면 위치정보도 활용하는는 앱이란 걸 눈짐작으로 알 수 있죠. 




정부와 정치 제도에 대한 소개, 앱 이용법, 정당 소식, 주요 언론사의 정치 뉴스 제공과 함께 시 단위부터 연방정부 단위까지 주요 정치 주체들과 정치인들의 트위터 내용이 앱을 통해 제공됩니다. 정치인들의 이야기만 넘치는 건 아닙니다. 특정 해쉬테그 정보를 모아 볼 수 있는 형태로 일반인들의 정치적 의견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어플입니다. 

위치정보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 해쉬테그(#Obama)를 선택하자, 당장 한글 유저 @FROSTEYe 님의 글이 맨 상단 위에 나타납니다.(혹여나 @FROSTEYe 님께 누가 된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설정 창에서 내 트윗 거리를 400 킬로미터 정도로 설정한 결과였습니다. 

특정 해쉬테그를 단 메시지와 위치정보의 결합은 다양한 오프라인 정치 이벤트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관찰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지역 내의 정치적 동향을 살펴볼 수 있으며, 정치 관계자인 경우 지역과 특정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올라온 트위터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기본이 RT 형태를 갖게 됩니다. 관련 해쉬테그들을 한 창 내에서 선택할 수 있기에, 유저에게 무척 편리한 작동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 앱 내에서 하루 종일 놀 수도 있을 듯합니다. 




더욱 놀라운 건 적극적으로 정치 행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각종 사회조사를 앱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당 선호도는 물론, 정치적 이슈, 국정 운영상황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조사들이 이 앱을 통해 실시되고 있습니다. (왕~ 굿!)


▲ 미국 민주당의 행위에 대한 만족도 조사(10점 척도)


물론 앱을 통한 조사 데이터에 대한 타당도와 신뢰도의 문제가 따를 것입니다. 애초 세팅 화면에서 보이던 개인 계정 부분은 조사 데이터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참여 메뉴 자체에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정보를 묻는 항목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십시일반 쌓아놓은 개인 자료는 아마 수집된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 

휴대전화 조사도 아니고 유선전화 조사가 중심이며 인터넷 조사조차 지지부진한 국내 조사업체와 달리, 머나먼 미국 땅에선 이미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여론조사를 꿈꾸고 있었나 봅니다. 물론 앱 제작 업체의 속내까지 제가 다 알 순 없지만, 아무래도 행정적 연구 전통이 강한 미국다운 발상이 제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여론과 정치는 결코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마이폴리틱스'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정치 앱입니다. 



마이(?)폴리틱스 - 우리의 이야기

정치와 앱의 만남은 참 다양한 경로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정치인 앱, 정당 앱, 의회 앱 등 다양한 형태의 앱들이 등장할 수 있죠. 이미 이달 초에 최 모 의원이 안드로이드용 개인 앱을 공개했습니다. 직접 이용한 건 아니지만 최 의원의 앱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트위터 콘텐츠만을 보여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 의원이 더욱 많은 기능을 앱에 탑재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길 기대하겠습니다. 




아이폰용 국내 대표 정치 앱은 아무래도 '모빌리스 솔루션스'의 작품인 '대한민국 국회'를 들 수밖에 없습니다. 0.99$이 없어(가난해서 -_-; 응?) 무료 체험판만 이용해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제겐 국회 전화번호부 이상의 의미가 없더군요. 조금 더 발전시키자면, 각 국회의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내용이나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연동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듯합니다. 

어려운 국내 개발사에게 공익을 위해 공짜로 노력봉사 하라고 할 순 없겠죠. 정치란 한국사회에선 늘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언론사나 정당, 여론조사 업체들과 함께 협업하며 독자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수만 있다면 무료 앱을 배포하는 것도 시장 선점을 위한 좋은 포석이겠죠. (갑과 을의 계약 관계에서 진정한 협업이 가능할 수 있을 진 모르겠습니다. ㅋ)


여담

모 당이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를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특정 정당용 앱에 대한 특출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단, 타 공모전 수상작 또는 이미 출시된 아이디어인 경우 수상에서 제외되며, 추후 해당 내용이 밝혀질 경우 수상이 취소 될 수 있습니다.' (공모전 공고 중)

공모전 공고 아래 조그맣게 표시된 유의사항은 제 입에서 '역시나'를 튀어나오게 만들더군요. '이미 출시된'이란 표현이 한국 앱스토어에만 적용된다면 상관 없겠지만, 국경 없는(?) 하늘 아래 미증유의 앱 아이디어가 나오긴 힘들 것입니다. 제 선배들 말마따나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는 듯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선거용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건 어떨까요? 이왕이면 업체가 아닌 선관위가 그 주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선거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는 당선자 위주로 구성 변환이 가능한 앱 말입니다. ㅋ


Posted by 망명객
짜증나는 과거는 잊으면 그만이다. 어차피 선택적 기억만이 남을 뿐이다. 사람? 인연의 고리도 쉽게 끊을 수 있다. 연락 끊고 지내면 그만이다. 어차피 먹고살기 바쁜 세상, 시간이 약이다.

가해의 상처를 덮는 데 필요한 건 피해의 기억이다. 넌 나를 이용했기에 난 너를 버릴 수밖에 없었어. 세상의 관계는 결국 상처를 주고받는 것임에도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자기변명만 존재하는 상황. 결국 그 자리에 소통은 없다. 끝없이 소통을 이야기하지만 상처에 대한 두려움에 우린 스스로 단단한 껍질을 쌓을 수밖에 없다.

때린 놈은 발 뻗고 잘 수 없지만 맞은 놈은 발 뻗고 잔다는 어머니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피해의식에 기반한 독단적 관계 설정은 늘 인연의 고리 속에서 자신을 고립시킨다. 결국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선 가해자는 없고 모두 피해자인 셈이다. 적어도 그건 정신건강에 이롭다. 발 뻗고 편히 자려면...

개인에겐 양심이라도 있지만 집단에게 이를 요구하는 건 무리다. 조직 자체는 보수다. 영리 추구 여부는 상관 없다. 조직 결성 목적은 간 데 없고, 조직의 안위가 구성원들의 최고 가치가 된다. 대의를 위해 목숨 걸듯 조직의 안위를 걸고 행동한다 해도, 늘 조직 구성원들은 주판알을 튕기기 마련이다. 그 과정이 정치다.

사적 이익이 쉬이 공적 가치로 둔갑하는 요지경 같은 세상 속, 정치의 과잉이 빚어내는 풍경에 분노는 쉽지만 소외의 늪도 깊다. 좌와 우, 우리 편과 네 편으로 갈린 싸움은 선악의 프레임에 갖히게 되어 있다. 누가 맞았고 누가 덜 맞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를 지켜보는 입장에선 둘 다 같은 놈이란 거다.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이 사회엔 삶의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넘쳐난다. 감히 각 구성원들이 주판알을 튕기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느끼는 다급한 현장 말이다. 정치는 그런 현장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조직도 삶의 현장에 기반해야 한다. 상처받기 두려운 자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짜증나는 과거는 잊으면 그만이지만, 반성 없는 망각은 미래의 재앙으로 내 목을 짓누르기 십상이다.

개인의 상처에는 시간이 약이지만, 정치를 내세운 조직에겐 소통만이 약이다. 때린 놈이나 맞은 놈이나 매한가지라는 관망자들의 평가가 그 어떤 논리보다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등 돌리는 관망자들이 늘어날수록 진보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아, 지금은 범민주주의 진영이라 이야기하자. 자신의 욕심을 위해선 온전한 시장가치마저 무시하는 그들에 비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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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복어

똥침 : 2007. 6. 7. 09:47

복어는 고급 식재료다. 

역설적이게도 복어는 자연이 만든 가장 강한 독을 품고 있다. 아무나 복어를 손질할 수 없다. 복어 요리를 위한 자격증이 따로 있는 이유도 복어가 품은 독이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수조 속에 가두어진 복어를 본 적이 있는가?

녀석들은 수조의 모양을 따라 일방향으로만 내달린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치닫던 녀석들. 그 녀석들에게는 꼬리지느러미가 없었다. 육식인 복어는 인간이 던져주는 사료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결국 제 동족의 꼬리지느러미를 잘라먹는 것. 얼마 남지 않은 꼬리지느러미를 지키고자, 다른 개체의 꼬리지느러미를 노리고자 서로의 뒷꽁무니만을 향해 일방향으로 빙빙 도는 녀석들이 복어다. 적을 만난 복어는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지만, 먹느냐 먹히느냐 서로의 꼬리를 향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존 레이스에선 몸집을 부풀릴 여유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몸을 부풀리는 건 뜰채에 걸려 인간의 손에 잡힐 때.

헤쳐 모이고 헐뜯는, 정치란 이름의 수조 속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그들만의 꼬리지느러미는 서로의 입안에서 씹히고 국민의 선택이란 뜰채 위에서는 제 꼬리 대신 홀쭉했던 상생의 배를 부풀리는 것. 그들의 부풀어오른 배를 갈라보면 시커먼 독을 품고 있다. 

정치공작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한 '초원복집'까지는 아니더라도 종로구청 앞의 복지리가 떠오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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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