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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4 리영희 by 망명객
  2. 2005.03.28 대화 - 노교수님의 마지막 과제 by 망명객

리영희

똥침 : 2007. 1. 24. 17:26

복간된 계간지 '비평' 겨울호를 통해 윤평중 교수가 "이성과 우상 : 한국 현대사와 리영희"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미 신문지면을 통해 리영희 선생에 대한 비판으로 널리 알려진 글이다. 그러나 언론쟁이들의 못된 습성 상 텍스트의 맥락을 무시하고 자기 입맛에 맛게 다시 누비고 기워낸 기사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상기할 때 본문을 전체적으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리영희 선생이 교수로 재직하던 학과를 졸업했으나, 이미 입학도 하기 전에 선생이 정년퇴임으로 학교를 떠난 탓에 수업을 직접 들어본 적은 없다. 다만 그가 남긴 텍스트와 몇몇 소소한 일거리 때문에 선생의 꼬장꼬장한 성격을 간접적으로 대할 수 있었을 뿐.

 

윤 교수는 텍스트 서두에서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리영희 선생의 업적을 치켜세운다. 그리고는 "한 시대의 지적 패러다임을 규정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준 그의 논리에 대한 의문은 자연스레 그가 미화한 패러다임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연결된다"며 집필 동기를 밝힌다.

 

그의 작업은 리영희 선생의 저작이 갖는 논리적 한계성이나 학문적 엄밀성에 대한 고찰이다. 윤 교수는 리영희 선생의 텍스트와 당시 시대적 정황들에 대해 아우르며 "조야하고 도식적인 그의 인본적 사회주의는 시장맹과 북한맹을 배태하면서 우리 시대를 계몽함과 동시에 미몽에 빠뜨렸다"며 리영희 선생의 작업을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중반부에 인용한 모택동에 대한 중국인민들의 평가를 패러디해 "리영희의 공이 일차적이고 과는 이차적이다"며 "냉전반공주의가 압살한 불행한 시대의 자식"으로 리영희를 평가한다. 

 

굳이 윤 교수의 텍스트를 찾아 읽은 건, 리영희 선생을 삶의 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가 있기 때문이다. 리영희 선생을 삶의 모델로 삼고자 한다는 그 후배의 이야기에 부디 비타협적 인텔리로 산다고 하더라도 엘리트적 자존심만은 배우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그런 자존심이 선생이 비타협적인 삶을 살도록 한 기반이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엘리티즘은 자칫 왕따의 길을 걷게 할 수 있다고.

 

군포 지역사회에서 일을 하시던 모 선생님은 리영희 선생이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에 기념관을 짓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앞에서 반대의 논지를 밝혔었는데, 망명객의 조악한 이유를 윤 교수가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다.

 

"우상을 타격하는 그의 이성이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세운 또 다른 우상에 의해 광휘가 바래 이성의 존재 이유를 훼손한다는 사실이 논변된다."

 

한 세대나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의 기념관은 나름대로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겠지만, 우상을 타격하던 리영희 선생을 우상으로 박제화하는 것은 적극 반대한다는 것.

 

리영희 선생의 은퇴가 아쉽긴 하지만 은퇴 이후에도 여러가지의 사유거리를 던져주는 선생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의 논리가 그대로 우상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논의들을 맥락과 다르게 정치적 소재로 이용하는 언론쟁이들도 경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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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대화』(리영희, 대담 임헌영, 한길사, 2005)

리영희 선생님은 이 책 서두에서 자신의 마지막 저술이라 밝히셨다.

#1.

1999년, 진정한 학자 혹 선비라 불릴만 한 이강수 선생님의 정년퇴임식에서 리영희 선생님을 처음 뵐 수 있었다. 이강수 선생님은 퇴임사에서 헌정논문집 서두에 자신에 대한 리영희 선생님의 찬사를 두고 첫 말씀을 꺼내셨다.

"리영희 선생님은 평생 진실만을 말씀하실 것 같더니 오늘 처음으로 거짓말도 하시는 걸 알았다.(자신에 대한 찬사를 두고)"

물론 내 기억력의 한계로 꼭 저렇게 말씀하셨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대학 3학년 시절, 지사적 삶으로 시대를 풍미하던 한 지식인과 학문에 대한 열정적인 자세로 큰 모범이 되신 노교수님 사이의 농담 같은 이야기는 내게 알 수 없는 파장을 일으켰으니 마치 강호의 두 고수가 주고받던 선문답에서 느낄 수 있는 남자의 로망과 같다고 해야할까.


#2.

리영희 선생님을 계몽적 지식인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은 혼자 독점할 수 없는 것으로 이웃과 나눠야 하기에 글을 쓰셨고 그것이 바로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말씀하셨던 그 분의 삶은 의식화의 원흉이라는 탄압과 사상의 은사라는 존경의 극단적 평가의 경계에서 힘든 외줄타기와 같았다.'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선생님은 자신의 지난 세월에 대해 반추하며 이후 세대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이제는 거의 지나가버린 그 시대를 인간적 고통과 분노, 상처투성이의 온몸으로 부딪쳐 살아온 기성세대나, 앞 세대들이 심고 가꾼 열매를 권리처럼 여기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맛보고 있는 지금의 행복한 세대의 독자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고민하고 자신이 그 상황에 직면했거나 처했다면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가치판단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해 보기를.”


#3.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무렵에야 날개를 편다.천재라 불리우던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내곤 한다. 특히 요절한 천재들의 경우가 많은데 실질적으로 평가는 그들의 사후에야 제대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연륜이라는 것이 한번에 완성되는 경우는 없다. 리영희 선생님 또한 이 책에서 자신의 부끄러웠던 기억들을 담아내고 계신다. 자신의 마지막 책에는 사상과 인간의 변증법적 합일을 이루려는 듯이 말이다.


#4.

유시민씨가 처음으로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던 날, 난 그의 케쥬얼한 복장에 박수를 보냈었다. 그리고 그 다음 정장을 차려입은 유시민씨는 국회에서 “이제 제대로 된 복장이 맞습니까? 절 꾸짖어 주시던 선생님도 계시더군요”라고 이야기했었다.그 사이 학교에서는 유시민씨의 특별강연이 있어 리영희 선생님은 지팡이를 짚고 학교에 오셨었고 선생님은 유시민씨를 불러 호되게 꾸짖으셨단다. 물론 이건 전해들은 이야기지만 선생님은 유시민 씨가 사소한 것에서 문제의 빌미를 일으키냐고 그러셨단다.난 이 에피소드를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쩌면 젊음이란 그 독창성에 기대어 너무 경박하지 않던가.


#5.

7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그만큼 여러 물음을 던져준다. 쉽게 답변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물음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게 앞으로 내게 주어진 과제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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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지음 | 한길사 펴냄
스스로 60% 저널리스트, 40% 아카데미션 이라고 말하는 리영희의 글이 학자들에 의해 가장 영향력 있는...1970~80년대가 지나고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민주화를 거둔 1990년대 이후 리영희는 내가 할 역할은 다...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