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형과 고집쟁이 막내 사이에서 늘 고생하던 동생이다.
어느 날 녀석을 보니 멋진 청년이 되어 있었다.
나와 내 동생을 함께 본 지인들은 동생이 형보다 잘났다며 놀려대고 혹 그리 친하지 않은 이는 내 눈치를 살피며 동생 인물에 대한 평을 하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난 그들의 놀림이나 걱정과는 다르게 늘 기쁘게 받아들인다.
아비가 자식이 더 잘난 건 기뻐하지만 형제가 자신보다 잘난 건 시기한다는 사고가 만연해서일까.
가족을 챙기는 건 나보다 동생이 훨 낫다.
동생이 지난 여름에 아르바이트로 만든 광고판이다.
지하철 운행이 끝난 시간부터 녀석은 각 역사에다가 광고판을 만들었단다.
돈은 벌지만 고생하는 동생에게 용돈 몇 푼 쥐어주지 못하는 못난 형의 미안함이 슬플 뿐이다.
12.26
백부님께 4시간에 걸친 반공교육을 받은 후~ 홍대역에서 헤어지기 직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