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20 시각적 자극의 극대화와 공감각적 체험의 증대가 겹쳐진 정치적 현장 by 망명객
  2. 2010.01.14 3D TV, 과연? 2 by 망명객
3차원적 디스플레이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영화 스타워즈 덕분이다. 어린시절 이불 뒤집어 쓰고 본 토요명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깡통 로봇 알투디투가 루크 스카이워크에게 보여준 레이아 공주의 구조요청 메시지가 3차원 디스플레이 메시지였다. 

 
영화 속에서 재현하던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은 영화가 제작되던 시대적 한계 탓인지 컬러보다는 모노 톤에 가깝다. 아직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없고 멀리 인간이 이주할 행성이 발견된 건 아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국민들이 휴대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시대는 맞이했다. 어릴적 꿈꾸던 미래사회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의 진보조차 따라가기 벅찬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기 때문이다. 

실재보다 더 실재같은 이미지는 역사 과정에서 인간이 꾸준히 추구해온 대상이다. 예술 장르의 확장과 발전이 과학적 기술의 진보와 그 맥을 같이 해왔듯, 그 과정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일반적으로 영상 콘텐츠의 질은 제작비에 비례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큰 돈 들인 영화가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문화상품의 속성 상 영상 콘텐츠는 성공의 향배를 알 수 없는 제품이다. 아바타의 제작비는 거의 5억 달러에 가깝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제작한 영화 중 가장 고가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이야기다. 뻔한 스토리 전개는 바로 투자액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미국 내 흥행에 더해 전세계적 흥행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다. 그 과정에서 그 어떤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회에서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내러티브는 필수 요소다. '아메리칸 뷰티'처럼 미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이 강한 영화는 절대로 대규모 제작비를 투여할 수 없다. 

2D로 관람한 관객이 다시 한 번 3D로 아바타를 관람하자 하는 건 풍부한 시각적 자극에 대한 체험 욕망이다. 93년 대전에서 열린 엑스포 현장에서 가장 긴 대기열을 자랑했던 곳은 바로 입체영화관이었다. 현재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 대전 엑스포의 입체영화관은 CGV의 4D 상영관에 아이맥스 3D 상영관이 겹쳐진 곳이었다. 3D 영상과 움직이는 좌석의 조합은 단순한 놀람을 넘어 경악이었다.

자극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최종적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자극은 공감각적 자극이다. 문자를 통한 간접 체험이 영상 매체로 옮겨가고 이는 다시 공감각적 체험으로 옮겨간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인간의 뇌 에 명징한 이미지를 남기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2D에서 3D로, 기술은 끊임 없이 발전하고 진화한다. 

기술의 진화에 걸맞게 인간의 몸도 변화한다. 인간 감각 기관 기능의 퇴화는 기술적 진보의 속도와 보조를 맞추는 추세다. 다양한 시각적 자극들이 개발됐고 인간의 시력은 퇴화한다. 개인화의 첨병이었던 워크맨과 이어폰의 보급은 인간에게 청력 약화를 가져왔다. 더욱 강한 자극을 추구하는 인간의 몸은 기술에 적응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 물론 그만큼 안경과 콘텍트렌즈, 시력 보정 수술 시장이 커졌고 보청기 시장도 커졌으리라. 

새로운 자극에 대한 열망은 그 자체가 수요의 창출이다. 가전업체의 3D 텔레비전 개발과 판촉, 지상파 방송계의 3D 방송 추진, 문화관광체육부의 3D 관련 CG산업 진흥책 발표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기술 상용화에 따른 신규 수요를 노리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애국적 수사가 거슬리긴 하지만, 산업적 차원에서 이는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문제는 해당 주체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음험함이 수면 아래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생존과 관련된 조급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3D 텔레비전의 안정적인 내수 시장 확보와 3D 방송설비를 비롯한 기술 투자 빌미의 수신료 인상, 관련 기술인력의 안정적인 공급 문제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요즘 국내 정세다. 기술의 정치적 중립성을 믿는 건 역시 순진한 발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국이다. 

3D 텔레비전 이후의 텔레비전 시장은 디스플레이 장치와 움직이는 의자 세트가 결합된 상품이리라. 결국 이는 구매력을 높이라는 시대적 압박이기도 하다. '부자 아빠'는 외친다. 벌어서 사거라. 3D 텔레비전이든 공감각적 체험이든, 그 모든 건 결국 돈의 문제 아니겠는가. 



소싯적 이야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결국 '돈'이란 삼천포로 빠지게 됐다. 슬슬 돈벌이를 해야 한다는 개인적 소망 때문이리라. 




Posted by 망명객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를 기점으로 3DTV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났다. 지난해 연말 영화 '아바타'의 개봉과 함께 새해 IT계의 화두가 3D 증강현실이 될 거라는 예측 기사들이 나오긴 했지만, CES를 기점으로 삼성과 LG의 3D TV 세계시장 공략 논평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일반인들도 증강현실이 가전업계의 대세가 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됐다. 

과거 CRT 모니터에서 LCD 모니터로 넘어가던 시기를 예로 들며 혹자는 3D TV가 차세대 텔레비전의 주류로 자리잡을 거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말 '3D TV 실험방송 추진단'을 발족하며 오는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풀HD 지상파 3D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가전업체와 방송통신정책기관뿐만 아니라 방송국을 포함한 콘텐츠 제작자들도 3D 방송에 관심을 두긴 마찬가지다. 텔레비전 수상기를 만들어야 할 가전업체와 관련 정책과 법제를 조율해야 할 기관이 신기술에 관심을 쏟는 건 이해하겠다. 신기술에 적합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할 업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를 이용해야 할 수용자들은?


사실 난 사진 속 나레이터 모델들의 얼굴을 가린 안경이 싫은 게다. (-_-' 엥?)


현재 3D TV를 이용하려면 3D 전용 안경을 써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입체감이 생동감 있는 영상의 기본이라는 건 이해한다. 나처럼 안경을 쓰는 이들은 안경 위에 3D 전용 안경을 얹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까? TV 시청 시 바른 정자세로 보는 이들을 얼마나 될까? 안락한 쇼파에 모로 누워 TV를 보는 이들에게 안경은 불편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지금과 같은 안경식 3D TV는 아니다. 안방과 거실에서 전 가족이 안경을 끼고 TV를 시청하고 있는 현장은 상상만으로도 괴괴하다. 물론 무안경 3D TV가 개발될 것이다. 그때까지 3D TV는 내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점!

3D TV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콘텐츠들이 생산돼야 한다. 3D 영상 촬영용 카메라를 비롯해 콘텐츠 생산 과정에 소요되는 신규 장비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2D용 콘텐츠를 3D 디스플레이로 상영하는 편법들도 있을 테고. 비싼 돈 들여 3D TV 장만해놨더니 안경 쓰고 볼 프로그램이라곤 다큐물밖에 없을 수도 있고. 고로 현재 3D TV는 내 안중에 없다는 사실!

자, 이제 결론을 밝히도록 하겠다. 

가전업계가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3D TV를 개발해야 하는 당위성은 크다. 기술표준화의 문제까지 겹쳐 있으니, 되도록이면 국내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되는 게 좋지 않겠는가. 방송 또한 마찬가지다. 방송 기술에도 표준화의 문제가 달려 있을 터이니 말이다. 문제는 수용자다. 가뜩이나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로 전화되는 시점에 3D라. 누구를 위한 기술 발전인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고나 할까. 음모론을 펼치자면, 세계시장보다 3D TV 내수시장을 키우자는 건 아닐까? 신기술의 등장과 발전 맥락에서 수용자의 복지나 요구가 주요 동력원이 되곤 했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이 그런 경우이다. 하지만 3D TV의 경우에는 저 발 뒷꿈치에나 존재하는 게 수용자인 듯하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이란 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 물결에 전국민이 동참해야 하는 건 아니다. 3D로의 급속한 방송환경 재편이 과연 수용자가 원하는 것일까?




꼬랑지1 - 개인적으로 3D TV 시청을 체험해보지 못했기에, 이 글에서 모자란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3D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는 게 불편하다는 점이다. 

꼬랑지2 - 한편, 뉴미디어 시장에서 늘 선도적으로 신기술에 적응해왔던 성인콘텐츠물이 어떻게 변할지가 궁금하다. 대형 LCD TV 설치를 자랑하던 모텔 업계의 향후 행보 또한 궁금하긴 마찬가지다. 결국 내 머리는 늘 이런 쪽으로만 굴러간다. 이는 내가 건강한 남성이란 소리이니 오해 말길... (--')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