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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16 하나와 엘리스 by 망명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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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늘상 조작 가능하다.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오는 첫사랑의 기억도 끝내는 가물거린다.
같이 손잡고 봤던 영화 제목이, 그 사람의 전화번호가 그리고 얼굴이, 이름이...
맨 마지막에 사라지는 게 그 사람의 냄새...

우연찮게 들쳐본 시집 속에서 그 사람을 위해 고이 접어두던 페이지를 접할 때는 당혹스럽다.
그렇게 그 사람은 잊혀졌으니 잊혀진 사람에 대한 미안함이리라.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본 적 있던가?
혹은 그 누군가를 죽도록 좋아해본 적 있던가?

사랑을 받을 땐 그 사람에 대한 의존감을 몰랐었고 누군가를 좋아할 땐 자기 자신을 사랑했단 사실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런 기억들은 날려버리고 조작해야 한다.
그래야 정신건강에 좋다.


합리화...
상대에 대한 미안함이 남더라도 그렇게 자기 합리화가 필요하다.

상투적 삼각관계 이야기라 생각했었다.
러브레터, 4월이야기, 하나와 앨리스까지...
학교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도대체 감독이 학교 다니는 동안 공부 안하고 연애질만 하고 다닌듯 하다).
하지만 지난 영화에서는 학교가 추억의 공간이고 인연고리의 시작이라면 이 영화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공간이다.

연애는 권력관계라 생각했었다.
서로 좋아함의 정도 차이가 곧 관계에 있어 지배와 종속의 구도로 잡힌다는...

그러나 하트 에이스를 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연애라면 세상 모든 연애소설은 몽땅 폐기처분해야 할지도 모른다.
관계가 진행 된다면 모르지만 헤어질 때는 둘다 패자이니까.

현실의 우정이 저만치 따뜻하게 서로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뭔 소리를 지껄이는 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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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