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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8 트위터 정치, 중앙당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by 망명객
스마트폰 보급과 트위터 이용자 확산 그리고 선거가 정치인들을 트위터로 끌어들였다. 지난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자신의 의견을 트위터로 알리는 정치인이 늘어나면서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선 '트위터 뻗치기(무슨 일이 일어날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는 은어)'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관련기사).

1년 전만 하더라도 트위터를 이용하는 국회의원은 294명 중 단 19명이었다(관련기사). 현재 '한국인 트위터 디렉토리'에서 '국회의원' 검색 결과는 40건, '정치인' 검색 결과는 320건이다(물론 검색 내용에는 허수가 존재한다). 단순히 국회의원만 놓고 보자면 1년 사이에 배 이상 늘었다(엉터리 검색 결과에 의존하니 이런 해석도 엉터리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인이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트위터 계정을 활용하는 건 권장할 만한 사항이다. 단, 일방향의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정확히 양방향 소통 구조가 진정한 트위터 활용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의 트위터를 살펴봤다. 난 팔로어 규모보다는 트위터 소통 과정에서 검색의 길목 역할을 담당하는 해시태그에 주목했다. 

8명의 후보자 중 이인영 후보의 트위터 계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이 후보는 트위터보다는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 나머지 후보 7명은 모두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다.

'한국 트위터 모임'에서 각 후보자들의 이름으로 검색을 돌려봤더니,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후보자의 모임을 찾을 수 있었다. 단 '정동지사'는 폐쇄형이라 자세히 살펴볼 순 없었다. '한국 트위터 모임'을 중심으로 살펴본 건 해당 정치인의 해시태그 존재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각 그룹 회원수는 채 100명이 안 되지만, 손학규 후보 지지자들은 '#손학규당_'으로, 천정배 후보의 토론 그룹은 '#국민아바타_'란 태그를 사용하고 있다. 




트위터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인 '시스믹 데스크탑 2' 상에서 손학규 후보와 천정배 후보의 해시태그 검색 결과는 위 그림과 같다. 아쉽다 못해 썰렁하다. 




정치인 개인 중심에서 정당 중심으로 관점을 옮겨보기로 하자. 위 그림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해시태그인 '#hannara'와 '#민주_'로 검색한 결과다. 민주당의 해시태그 검색 결과는 여당인 한나라당에 비하면 정말 처참한 수준이다.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이 정도라니 할 말이 없다. 

뭐라 해석해야 할까.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이 해시태그를 이용하지 못해서? 아니다. 해당 정치인이 트위터를 이해하지 못해서? 좀 그럴 듯하다. 정당 문제인가? 긴가민가 하지만, 그래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자, 정당 트위터를 살펴보자~!


이번에 한나라당 트위터 계정을 살펴보면서 많이 놀랐다. 지난해 8월 등장해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샀던 한나라당 트위터 기계군단(관련 포스팅)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한나라당의 세련된 트위터 운영 방식이 놀라운 일이었다. 한나라당이 '스마트 한나라당'을 표방할 때 콧웃음을 쳤던 내가 크게 한 방 얻어맞은 셈이다. 

한나라당 트위터 메시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건 '#hannara', 곧 해시태그다. 중앙당이 운영하는 트위터의 해시태그가 곧 검색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굳이 한나라당 트위터를 팔로우하지 않더라도, 또는 트위터 모임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해시태그 하나 붙여줌으로써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이나 격려의 글은 중앙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앙당만이 아니라 그 누구더라도 트위터 이용자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반응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 트위터 계정 운영 방식은 극히 공식적이다. 팔로어 규모로만 놓고 보면 아직까지는 민주당의 압승처럼 보이지만,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형 트위터 계정 운영은 곧 한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중앙당 트위터 운영 방식은 단연코 '한나라당'의 압승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정치인 개인 브랜드를 위한 트위터 운영이 아니고 중앙당 차원의 브랜드 강화를 위한 트위터 운영이 돼야 한다. 한국 정치 자체가 워낙 인물 중심으로 흐르다 보니 정당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중앙당 차원에서 트위터 운영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해 정치인들과 당원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해시태그는 결속의 상징이자 트위터 소통의 길목이 될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TV토론만이 아니라 트위터 상에서 '#민주전당_' 등의 태그를 통해 후보자들 간 일상적인 토론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 

일방적인 의사 전달이나 팬클럽화가 트위터 정치의 현 주소다. 정치인 상호 토론 없는 트위터 정치나 스마트하지 못한 SNS 이용은 공허하다.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