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 "포털, 언론사 콘텐츠비용 더 지불해야" (이데일리)

어째 분위기가 몇 해 전 포털과 언론사의 전면전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듯하다. 뉴미디어 환경 초기 대응에 실패한 언론사들이 포털사들을 물고 늘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치자. 그러나 인터넷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많은 언론사들이 시장에 진입한 사실은 어떻게 반박할 것인가?

인터넷신문을 포함한 언론사들을 두 가지로 나누자면, 재주는 언론사가 부리고 돈은 포털사가 쓸고 있다 식의 주장을 펼치는 곳과 포털사의 기사 노출에 적극 기대고 있는 언론사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웃기는 건, 그 가운데서 자기 목소리는 키우며 포털사 기사 노출에 힘쓰고 있는 언론사들이다. 아직까지 포털과 완벽한 결별을 선언한 언론사는 없다. 물론 몇몇 언론사들이 '다음'이란 특정 회사에 기사 제공을 끊은 경우는 있었지만, 그 뒷배경은 결국 전제료 문제와 함께 정치적 문제가 있었다는 건 모든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인터넷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언론사로는 경제 속보 위주의 인터넷언론사들을 들 수 있다. 머니투데이나 이데일리 등을 그 대표 주자로 볼 수 있다. 인터넷으로 시작해 종이신문으로 진출한 머투나, 방송물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여타 인터넷언론사들은 시장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사례라고 봐야 한다.

뉴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조응하지도 못했으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도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 단, 사회적 공기라 부르는 언론사는 여론 다양성과 공익의 관점에서 보호돼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언론사의 존립 자체가 포털 삥 뜯는 형식으로 돼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인터넷 중심의 언론 콘텐츠 시장의 문제점은 최초 공급업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제시하는 콘텐츠가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룡 '연합뉴스'도 존재한다. 콘텐츠 공급 선수들의 출신 성분은 다양해졌지만, 콘텐츠의 질과 양이 최종 소비자의 입에선 매 한가지다. (이 문제는 관가나 재계 등 집중된 뉴스 정보원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 있으므로 좀 패스...)

포털에 대한 삥뜯기는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각 제공사로 넘기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었다. 그 결과 최근 2년 사이 뉴스 공급업자인 닷컴사의 광고 수입이 증가했다(국내언론 인터넷 광고수입 증가세-연합뉴스). 문제의 최초 발단은 공급업자들에게서 발생했는데, 그 문제를 유통업자에게 전가하는 듯한 모습은 웃기기까지 하다. 

관련 세미나 현장에서 만난 포털 담당자들은 볼멘 소리를 내놓는다. "뉴스 제공은 수익이 안 남는 부분이다." 포털로선 과감히 뉴스 콘텐츠를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이용자들을 생각한다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울러 포털의 뉴스 콘텐츠 포기 선언이 인터넷 뉴스 콘텐츠 생태계에 미칠 영향 또한 크다. 내가 볼 땐 포털 뉴스 페이지뷰가 그대로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페이지뷰로 옮겨갈 가능성은 지극히 적다. 

포털과 언론사의 논쟁에서 중요한 점은 최종 소비자는 배제돼 있다는 사실이다. 소비자의 행위가 단순 소비로만 끝나는 건 아니다. 댓글을 달고 게시판이나 SNS로 내용을 퍼나르고, 나처럼 포스팅의 소재로 기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뉴스 콘텐츠가 공공재보다 사유재의 형식으로 굳어갈수록 최종 소비자는 그런 언론사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모 경제지가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등의 수식어를 이용하며 아이폰용 자사 애플리케이션 홍보 기사를 써댔다. 이는 아이폰 국내 출시가 빚어낸 2010년 상반기의 유머 기사였다. 개발사가 같기에 거의 비슷한 인터페이스의 타사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사를 칭찬하는 기사에 기가 막혔다. 해당 언론사 트위터 담당자는 차후 애플리케이션 지면 보기 서비스는 유료화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자사 앱을 홍보했다. 더욱 기가 막혔다. 돈 주고 그 회사 앱을 이용할 마음도 없었거니와 그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의 대체재는 널리고 널린 세상이 아니던가. 이 또한 공급업자들의 문제다.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