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지 - 쿵푸허슬
보고읽고느끼고 :
2005. 2. 6. 16:28
부산의 겨울 거리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질적인 사투리와 상실된 방향감각, 익숙하지 않은 유랑 일정이 육체적 피곤함을 불러일으키는데,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는 보도블럭 사이사이로 우울의 싹을 키우고 있었다. 이럴 땐 아무 생각 없이 웃어야한다며 일행과 함께 부산 서면의 롯데백화점 내 극장을 찾았다.
주성치의 '쿵푸허슬'.
결론은 대 만족.
정말 오랜만에 보는 홍콩영화다. '소림축구'도 케이블 채널을 통해 봤으니 극장에서 보는 홍콩영화는 천삼백이십칠년만인 듯하다. 오우삼, 주윤발, 성룡, 이연걸 등 어린시절 우리를 환호하게 만든 이들은 어느새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젠 주성치만 남은 것. 물론 '쿵푸허슬' 조차 헐리우드 자본이 만들어낸 작품이긴 하지만 서구인 한 명 나오지 않는 홍콩영화 그 자체로 인정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이젠 황량한 벌판만 남은 곳에 독야청청 남아 있는 초인이 있어 아직도 우린 홍콩영화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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