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닉미디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7.28 통역 자원봉사자로 나선 이주민 2세들 by 망명객
  2. 2009.06.23 이주민 블로그 놀이 경과, 다음은 메타블로그 차례... 2 by 망명객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지구촌학교 학생들

지난 26일, 성동구청 3층에서 2009 성동지역 이주노동자 순회진료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가 주최하고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성동구보건소, 한양대의료원, 한양대전공의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행사죠.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이주민들이 많습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 속에서 이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건강권으로 직결됩니다. 이는 법과 제도의 테두리를 넘어 인권의 논리로 이주민 건강 문제를 챙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주민 진료에 있어서도 언어 문제가 따릅니다. 이번 행사장에선 한국어에 능숙한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 2세들이 통역과 안내 역할을 도왔습니다. 이주민 2세들은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지구촌학교 학생들이죠.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이 친구들이 있었기에 이번 행사가 원활히 진행됐다고 전 생각합니다.

언어적 자원은 늘 소중합니다. 다문화사회를 생각할 때, 늘 걸리는 건 언어 문제입니다. 이는 영어 공용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의 의사소통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교육과 복지의 차원에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주민들의 의사소통 문제 해결의 과정에 미디어도 있어야 합니다. 거대한 미디어를 꿈꾸는 건 아닙니다. 작고 가벼운 매체, 기동성 있게 지역 소식을 전달해줄 수 있는 그런 미디어 말입니다. 조그마한 소식지더라도 삶의 현장인 지역에 기반한 미디어 말이죠.

이 아이들이 그런 미디어를 만들어갈 주체입니다. 사회 고발성 미디어가 아니라, 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인간으로서  이주민들의 희노애락을 공유할 수 있는 미디어 말입니다. 그게 이 땅 에스닉 미디어의 단초라고 전 믿습니다.
Posted by 망명객

출처: Dr John2005 (flickr)

이주민 센터의 컴퓨터 자원봉사자로 전 이주민들과 블로그 놀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획에 의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즉흥적인 교육을 주로 진행하고 있죠. 이주민들의 친구이자 강사로서 교육 내용의 질적 제고를 꾀해야 하는 저는 지금까지 이들이 매체를 만나고 소비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고 핑계댑니다.

띄엄띄엄 진행한 이주민 블로그 놀이가 벌써 2개월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교육생들의 개인 차와 관심사에 따라 각 블로그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죠. 몇몇 친구들은 특정 테마에 맞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귀국 후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한 친구는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어 속담을 자국어로 돌려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이주민들의 블로그 운영은 이국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이미지가 대부분입니다.

이주민들의 디지털 기기 수용 행태는 다양합니다. 이는 개인별 디지털 리터러시 차이라고 볼 수 있죠. 국적과 언어가 다양한 이들은 디지털 사진도 직접 출력해 나눠갖습니다.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제 양 팔에는 각종 디지털카메라가 걸려 있기 십상입니다. 웹을 통한 콘텐츠 공유 방법이 낯선 건 이들이 처한 노동환경에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주노동자의 대부분이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인력들이기 때문이겠죠.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들을 기록하려 합니다. 이는 자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스스로의 안녕을 전할 수 있는 또다른 경로이기도 하죠.

교육생 이다

이주민 블로그 놀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또다른 행태는 한국 대중문화 소비입니다. 교육시간에 유튜브나 다음 동영상을 자신의 포스팅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그 결과 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에 대한 이주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한국 음악이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좋은 텍스트이기도 하겠지만, 결정적으론 대중문화가 감성적 측면에서 이주민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콘텐츠라는 점이겠죠.

자료 창고, 한국생활의 저장, 대중문화 소비를 넘어 이주민 블로그가 가야할 지향점은 소통입니다. 블질을 장려하면서 제가 이주민들에게 꺼내는 이야기는 굳이 한국어 포스팅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겁니다. 모국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히 기록하는 게 블로그라고 강조하죠. 이와 관련해 특정 주제 트랙백 놀이를 진행하려 합니다. 이미 RSS 리더기 교육을 통해 저희 반 친구들은 서로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메타블로그겠죠.

국내에서 특정 국가 출신 이주민들이 정보 교환용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인터넷 세상에서 국경을 논한다는 게 참 거시기합니다). 카페가 더 큰 광장으로 가기 위해선 전용 메타블로그가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출신국이 다른 경우에는 한국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겠지만, 일천한 에스닉 미디어를 대신할 통로로 메타블로그가 매력적으로 다가서지 않을까요?

아직 국내 이주민 블로그가 활성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블로그가 적절한 수입구조를 창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주민 메타블로그를 운운하는 게 웃기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주민 블로그 놀이를 진행하고 있는 제 입장에선 이주민 메타블로그가 절실하답니다. 메타블로그 개념을 교육하던 제가 이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메타블로그를 마련하겠노라고 교육생들 앞에서 공언해버렸습니다. 다음세대재단의 <블로그라운지>에서 제공하는 '날개툴'을 이용하면 대충 메타블로그 사이트 하나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합니다.

문제요? 당연히 어려움은 따를 겁니다. 제 허접한 기술력이 가장 큰 난점이죠. 아, 도메인도 사야하고 호스팅 서버도 마련해야 하는구나(이래저래 돈 깨질 소리만~). 또한 자국어로 컴퓨터 이용하는 법을 이주민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되도록이면 자신의 의견을 글쓰기로 피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하죠. 그 과정이 블로그 놀이의 시작이자 전부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돌아보고 타인과 소통하려는 욕구를 끌어내는 과정이 그 핵심입니다.

메타블로그는 언제 마련하냐고요? 돈과 시간이 허락할 때... 취업 성공 후?(--;;;;;;;;;;;;;;;;; 응~?) 공익 차원에서 누군가 해준다면 더욱 땡큐고요. 미래 사회를 생각할 땐 투자 차원에서라도 참 괜찮은 아이템인데... 지난한 국내 에스닉 미디어의 단초로서 발전할 가능성도 보이고요. 누가 아나요. 6억 아세안 시장을 염두에 둔 국제적 메타블로그가 될지~! 테터앤미디어나 다음이 관심 좀 가져주면 안 되겠니?


-----------------------------------------------------------------------------
아, 지난주 제 블로그에 번역기를 설치했습니다. 몇몇 동료 선생님들께서 문의하시던데, 소스는 여게바라 님의 포스팅 자료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게바라님 감사합니다.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