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대통령 2
작년 이 즈음에 "술 권하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몇몇 미국인들이 부시 대통령의 연두 국정연설을 '술 마시기 게임' 기회로 활용한다는 신문 보도 내용을 읽고 깐죽거린 포스팅이었죠. 그 포스팅에서 음주라면 세계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을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 신년 연설에서 '일자리'와 '양극화'란 단어가 나올 때마다 한 잔씩 들이키는 놀이를 제안했었죠. 포스팅 말미에 2007년에 대폿집에서 직접 놀이를 시행해보자고 제안했었지만, 볼 일이 있어 잠시 바다 건너 상해를 다녀오던 길에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연설을 듣게 되었습니다.
<노 대통령 신년 연설 중 ‘일자리’와 ‘양극화’ 라는 단어의 사용 현황>
|
2004년
신년 연설 |
2005년 신년 연설 |
2006년 신년 연설 |
2007년 신년 연설 |
'일자리' |
7회 |
4회 |
19회 |
21회 |
'양극화' |
0회 |
6회 |
5회 |
25회 |
버스와 택시 안에서 노 대통령의 신년 연설을 듣다보니 작년에 올린 포스팅대로 '술 권하는 대통령 놀이'를 시행했다간 고주망태가 될 수밖에 없겠더군요. 가뜩이나 연초부터 감기몸살에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건만, 이 놈의 대통령이 절 죽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자리' 21회, '양극화' 25회. 물론 정해진 원고 없이 직접 연설을 시도한 터라 단어의 중복사용이 빈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 일자리'와 '양극화' 두 단어의 언급횟수를 합치면 총 46회. 각 단어가 한 번씩 언급될 때마다 술 한 잔씩 마신다는 게임의 룰을 따르자면 총 46잔의 술을 들이켜야 했을 테고, 2홉들이 소주 한 병을 평균 7잔으로 계산한다면 6병하고도 4잔의 술을 더 마셔야 하는 것이니까요.
어디 그 뿐입니까. 독주를 좋아하는 요즘 보기 드문 올바른 청년이 아니고서야 어찌 홀로 술잔을 홀짝이겠습니까. 둘이 '술 권하는 대통령 게임'을 시도했다면 92잔. 총 13병 하고도 한 잔이 더 나오는군요. 단무지만 있으면 깡소주가 무섭지 않던 나이는 이미 지났으니 안주까지 생각한다면 이 게임은 저같은 가난한 자들에게 경제적 타격까지 끼칠 수 있는 무서운 게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뜩이나 몸도 좋지 않아 음주를 삼가고 있는 마당인데, 술 권하는 사회의 술 권하는 대통령입니다.
(흠, 생각해보니 돈도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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