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6.07 포털에서 뉴스가 사라질까? 4 by 망명객
  2. 2009.07.31 위기의 올드미디어, 저널리즘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by 망명객
언론진흥재단 "포털, 언론사 콘텐츠비용 더 지불해야" (이데일리)

어째 분위기가 몇 해 전 포털과 언론사의 전면전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듯하다. 뉴미디어 환경 초기 대응에 실패한 언론사들이 포털사들을 물고 늘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치자. 그러나 인터넷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많은 언론사들이 시장에 진입한 사실은 어떻게 반박할 것인가?

인터넷신문을 포함한 언론사들을 두 가지로 나누자면, 재주는 언론사가 부리고 돈은 포털사가 쓸고 있다 식의 주장을 펼치는 곳과 포털사의 기사 노출에 적극 기대고 있는 언론사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웃기는 건, 그 가운데서 자기 목소리는 키우며 포털사 기사 노출에 힘쓰고 있는 언론사들이다. 아직까지 포털과 완벽한 결별을 선언한 언론사는 없다. 물론 몇몇 언론사들이 '다음'이란 특정 회사에 기사 제공을 끊은 경우는 있었지만, 그 뒷배경은 결국 전제료 문제와 함께 정치적 문제가 있었다는 건 모든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인터넷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언론사로는 경제 속보 위주의 인터넷언론사들을 들 수 있다. 머니투데이나 이데일리 등을 그 대표 주자로 볼 수 있다. 인터넷으로 시작해 종이신문으로 진출한 머투나, 방송물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여타 인터넷언론사들은 시장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사례라고 봐야 한다.

뉴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조응하지도 못했으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도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 단, 사회적 공기라 부르는 언론사는 여론 다양성과 공익의 관점에서 보호돼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언론사의 존립 자체가 포털 삥 뜯는 형식으로 돼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인터넷 중심의 언론 콘텐츠 시장의 문제점은 최초 공급업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제시하는 콘텐츠가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룡 '연합뉴스'도 존재한다. 콘텐츠 공급 선수들의 출신 성분은 다양해졌지만, 콘텐츠의 질과 양이 최종 소비자의 입에선 매 한가지다. (이 문제는 관가나 재계 등 집중된 뉴스 정보원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 있으므로 좀 패스...)

포털에 대한 삥뜯기는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각 제공사로 넘기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었다. 그 결과 최근 2년 사이 뉴스 공급업자인 닷컴사의 광고 수입이 증가했다(국내언론 인터넷 광고수입 증가세-연합뉴스). 문제의 최초 발단은 공급업자들에게서 발생했는데, 그 문제를 유통업자에게 전가하는 듯한 모습은 웃기기까지 하다. 

관련 세미나 현장에서 만난 포털 담당자들은 볼멘 소리를 내놓는다. "뉴스 제공은 수익이 안 남는 부분이다." 포털로선 과감히 뉴스 콘텐츠를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이용자들을 생각한다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울러 포털의 뉴스 콘텐츠 포기 선언이 인터넷 뉴스 콘텐츠 생태계에 미칠 영향 또한 크다. 내가 볼 땐 포털 뉴스 페이지뷰가 그대로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페이지뷰로 옮겨갈 가능성은 지극히 적다. 

포털과 언론사의 논쟁에서 중요한 점은 최종 소비자는 배제돼 있다는 사실이다. 소비자의 행위가 단순 소비로만 끝나는 건 아니다. 댓글을 달고 게시판이나 SNS로 내용을 퍼나르고, 나처럼 포스팅의 소재로 기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뉴스 콘텐츠가 공공재보다 사유재의 형식으로 굳어갈수록 최종 소비자는 그런 언론사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모 경제지가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등의 수식어를 이용하며 아이폰용 자사 애플리케이션 홍보 기사를 써댔다. 이는 아이폰 국내 출시가 빚어낸 2010년 상반기의 유머 기사였다. 개발사가 같기에 거의 비슷한 인터페이스의 타사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사를 칭찬하는 기사에 기가 막혔다. 해당 언론사 트위터 담당자는 차후 애플리케이션 지면 보기 서비스는 유료화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자사 앱을 홍보했다. 더욱 기가 막혔다. 돈 주고 그 회사 앱을 이용할 마음도 없었거니와 그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의 대체재는 널리고 널린 세상이 아니던가. 이 또한 공급업자들의 문제다. 





Posted by 망명객

지난 수요일에 테터앤미디어에서 주최한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위기의 올드미디어 뉴미디어 전환이 대안일까?'가 포럼 주제였죠. 발표자로 나선 최진순님이나 몽양부활님의 블로그를 평소 구독하고 있었기에, 그리 새로운 내용을 찾아볼 순 없었습니다. 올드미디어의 현 상황에 대한 위기 내용 리뷰는 꼼꼼히 이뤄진 자리입니다. 위기의 대안으로 뉴미디어를 상정해둔 것 같습니다만, 대안 제시 부분에 있어선 역시 원론적 이야기만이 나온 자리였죠.
배가 고파 일찍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포럼 내용을 들으며 떠올렸던 단상들을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이미 훌륭한 리뷰 포스팅들이 있기에...


1. 미디어=뉴스?

미디어를 이야기하는 자리에 뉴스를 다루는 저널리즘이 빠질 순 없다. 미디어가 뉴스란 내용물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디어산업=뉴스산업이란 등식이 성립하나? 전통적인 뉴스 생산자인 신문에겐 미디어가 뉴스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미디어란 그릇이 커지면서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내용물이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번 포럼은 저널리즘이란 관점 하에서 미디어를 생각해보는 자리였다. 하지만 미디어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저널리즘이나 미디어 그 자체의 발전 양상 속에서 유저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자리였다면? 전통적인 뉴스 생산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업자(포털, 정준님 표현처럼)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생각해보는 자리였음 어땠을까? 아직 전통적 뉴스 생산자의 입장이 상상력을 가둬두는 건 아닐까? 복잡한 반성이 진행되지만, 오래된 습관은 관성처럼 산 자들의 머리통을 짓누르는 형국이랄까.

2. 종이 신문의 미래?

저널리즘이란 고상한 세계 속에 담긴 종이 신문의 미래는 암울하다. 그렇다고 종이 신문이 모두 문을 닫을까? 인터넷이 이를 대체하긴 힘들다. 송경재 박사의 지적처럼 상보하는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보적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신문사 수가 줄면 그 가능성이 좀 보일듯 싶다. 냉정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건 사회적 공기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의견들이 민주주의의 바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 신문시장에선 다양한 목소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껏해봐야 한경대 vs 조중동이다. 문제는? 적어도 이 대결 구도가 20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업자들이야 우린 다르다, 이건 다르다, 라고 외친들, 소비자의 시각에선 아직도 한경대 vs 조중동이다.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계층적으로 중류층 이하)에게 가장 필요한 종이신문은 생활정보지다.

3.지역

인터넷이 이를 대체할까? 지역 신문도 힘든 판국이지만 생활정보지는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다. 왜? 홍보와 광고로 뒤덮인 인터넷 세계는 정작 지역 내 현안이나 생활정보에 어둡다. 인터넷 세계에서 서울이란 공간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지리적 한계에서 자유로운 게 인터넷이지만, 정작 인터넷산업, 언론산업이 살 길은 지역 공동체에 숨겨져 있는 게 아닐까? 시민 저널리즘이 살 길도 결국 지역이다. 그러나 산업적으론 지역에 천착한다고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적어도 광고로 먹고 살라면 말이다.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4. 인터넷산업의 정체

인터넷 트랜드를 따라가기도 벅찬 게 요즘 세태다. 새로운 기술이 소비자들의 열광을 만나기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주변 대학생들의 미디어 소비 행태를 관찰해보면, 텔레비전 보고 친구들과 문자 주고받고 미니홈피 관리하는 게 전부다. 메일? 아, 미안하지만 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 매일 메일을 확인할 필요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과제 제출시에만 메일을 이용해도 된다. 물론 더 앞서나가는 대학생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 친구들을 살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컴퓨터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무직 노동자는 좀 다르다. 참,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국한해서 보면 결국 인터넷산업도 제로섬 게임이다. 오천만이 안 되는 인구에 해외 교포 육백만을 더한다 해도, 오천육백만을 대상으로 장사할 수밖에 없는 게 대한민국 인터넷 산업이다. 너무 좁지 않나? 해외 법인 세우고 진출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해외 유저들을 염두에 둔 서비스를 실시하는 방안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언어문제에 따른 문화적 할인 문제가 따르겠지만... (이래저래 현실적으로 복잡한 문제지만, 현 상황에 만족할 게 아니라면 이 방법밖에 없지 않나? 가뜩이나 저출산문제로 인구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한류로 이어질 때, 인터넷 산업이 이를 뒷받침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5. 프로슈머로서의 유저와 그들의 수요

1%의 블로거를 잡는 건 테터앤미디어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그들을 모두 저널리즘의 틀 속에 가두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닐까? 뉴스가 필요하긴 하지만 떠도는 정보를 엮어 만들어낸 콘텐츠가 모두 뉴스는 아니다. 그러니 자꾸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 문제가 나오는 것이다. 진정으로 프로슈머로서의 인터넷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건? 아니면 그냥 소비자로서의 인터넷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건?

6. 얼리아답터의 공동체화?

산업 관련 학계와 언론계가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포럼 취지는 좋다. 새로운 뉴미디어가 새로운 소통 구조를 만들었지만, 안 쓰면 그만이다. 소셜 미디어로의 진화, 온오프 미디어 간 경계 붕괴 등의 현상을 보면, 분명 미디어는 필수불가결한 환경이 되어 간다.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얼리아답터들과 언론은 열광하지만 밥벌이도 힘든 일반인의 입장에선 안드로메다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뉴미디어가 정치와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력이 지대한 건 알겠다. 그러나 내 삶은 행복한가? 그대들의 삶은? 이걸로 밥벌어 먹고 사는 업자의 입장에선 행복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정리되지 않은 단상들을 쭉 나열해 봤다.
역시 일반론으로 끝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이상 비전문가의 주절거림 끝...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