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뒤지기를 시작하며
하루에도 만여 건이 넘는 뉴스 기사들이 생산된다. 전국 110여 개 언론사가 네이버에 공급하는 기사가 1만5천여 건. 그 중 1천여 건이 주요 편집 기사로 누리꾼들에게 공급된다. 출퇴근길에 제공되는 무가지, 이동 중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까지, 이러한 매체 환경이 현대인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는 건 아닐까. 기술의 진보로 이룬 생산력의 발전은 인간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던 낙관적 유토피아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교훈처럼 결국 우리에게 남은 건 끝없이 소비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추라는 것.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뉴스들도 결국은 노동의 산물이거늘, 하루살이에 비견되는 일간지 기자들처럼 밥벌이를 위해 하루하루를 쫓기듯 살아간다.
이미 뉴스 생산 주기는 하루를 쪼개 시간과 분 단위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런 초고속 사회 속에서 계간지를 뒤진다는 건 자칫 구시대적 발상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분 단위, 시간 단위로 쪼개져 생산되는 기사들은 결국 파편화된 진실일 뿐이다. 아직 본인은 득도의 길에 이르지 못했다. 일간지보다는 주간지를, 주간지보다 계간지와 같은 긴 호흡의 행간 속에서 현상의 맥락을 살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황하게 서설이 길어졌다. 결국 내가 계간지를 뒤지는 건, 공부를 업으로 삼는다면서도 지척의 도서관을 멀리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며 도서관 출입 횟수를 늘려보자는 계산이 깔려있다. 하루에 단 몇 분만이라도 도서관 정기간행물실을 찾는 습관을 들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공부 못하는 놈이 꼭 티를 내는 법. 어쨌든 꾸준히 본 코너를 채워가는 게 현재의 나를 위한 최상의 투자라 생각한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