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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2 계간지 뒤지기를 시작하며 by 망명객
  2. 2007.07.08 새 시사저널, 9월의 선택 by 망명객

하루에도 만여 건이 넘는 뉴스 기사들이 생산된다. 전국 110여 개 언론사가 네이버에 공급하는 기사가 1만5천여 건. 그 중 1천여 건이 주요 편집 기사로 누리꾼들에게 공급된다. 출퇴근길에 제공되는 무가지, 이동 중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까지, 이러한 매체 환경이 현대인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는 건 아닐까. 기술의 진보로 이룬 생산력의 발전은 인간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던 낙관적 유토피아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교훈처럼 결국 우리에게 남은 건 끝없이 소비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추라는 것.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뉴스들도 결국은 노동의 산물이거늘, 하루살이에 비견되는 일간지 기자들처럼 밥벌이를 위해 하루하루를 쫓기듯 살아간다.

 

이미 뉴스 생산 주기는 하루를 쪼개 시간과 분 단위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런 초고속 사회 속에서 계간지를 뒤진다는 건 자칫 구시대적 발상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분 단위, 시간 단위로 쪼개져 생산되는 기사들은 결국 파편화된 진실일 뿐이다. 아직 본인은 득도의 길에 이르지 못했다. 일간지보다는 주간지를, 주간지보다 계간지와 같은 긴 호흡의 행간 속에서 현상의 맥락을 살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황하게 서설이 길어졌다. 결국 내가 계간지를 뒤지는 건, 공부를 업으로 삼는다면서도 지척의 도서관을 멀리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며 도서관 출입 횟수를 늘려보자는 계산이 깔려있다. 하루에 단 몇 분만이라도 도서관 정기간행물실을 찾는 습관을 들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공부 못하는 놈이 꼭 티를 내는 법. 어쨌든 꾸준히 본 코너를 채워가는 게 현재의 나를 위한 최상의 투자라 생각한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망명객

90년대 후반에 대학생활을 한 망명객의 주변에는 '키노'세대 선배들이 존재했다. 망명객의 고향집 창고에도 몇 권의 키노가 썩고 있지만 감히 망명객 스스로를 키노세대라 떠벌릴 수는 없다. 망명객은 현학적이고 분석적이었던 키노에 비해 좀 더 대중적이었던 씨네21을 즐겨보았으니까.

그땐 그랬다. 대학에서도 좋아하는 월간지나 주간지를 수집하는 인간들이 꽤 존재했던 마지막 시대였다. 노땅 그룹의 몇몇 선배들은 술 마실 돈도 없으면서 '창작과 비평' 양장본 전질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학교로 찾아온 판촉사원의 울먹임에 거금을 들였다고 했다. 키노세대 이후 씨네21세대의 점유율이 높아가던 공간에 창비 전질을 판매하고자 찾아온 판촉사원의 용기가 가상타. 계간지의 시대는 확실히 졌고, 월간지보다 주간지가 번성하던 시대였으니까.

누구는 '말'지를 정기구독했으며, 어느 선배는 '미디어오늘'을 학회이름으로 구독 신청한 뒤 군대로 떠났다. 슬슬 잡지시장에도 무가지들이 하나둘 튀어나오던 시기로 기억한다. 시사주간지는 물론 한겨레21이었다. 게바라가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기도 전, 그의 사진과 함께 '모든 억압에 저항하라!'는 모토를 전면에 내세운 97년 한겨레21 표지에 대한 기억이 또렷하다.

90년대 후반, 학회에서 정리한 '한국언론사'는 한겨레의 창간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손석춘 씨의 "신문 읽기의 혁명"이 출판되었고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이 인기를 끌던 시기에, 다시 쓰는 한국언론사가 한겨레의 창간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니... 아마 앞으로 동아투위나 언론통폐합과 같은 일은 없어야 한다는 믿음이었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그런 믿음 말이다. 이효성 교수의 "정치언론"을 통해 언론상품을 통제할 자본의 위력을 어렴풋하게 나마 깨닫고 있었으면서도 그런 순진한 믿음을 지녔던 건 망명객이 아직 때가 덜 묻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리라.

일 년에 걸친 시사저널 사태의 끝은 시사저널 노조 소속 기자들의 사표 제출로 일단락되었다. 다음은 사직 기자들이 9월에 내놓을 새 매체. 그 매체가 궁금해 한국사회포럼 중 "시사저널 사태와 신 매체 설명회"를 다녀왔다. (설명회 장소인 덕성여대를 들어가려다 수위아저씨에게 붙잡혔다. "어디 가세요?" 아직 학생으로 보이나보다. 망명객의 인물값을 알아보신 수위아저씨에게 감사를... ㅋㅋ)

설명회장은 설명회를 준비한 이들이 실망할만큼 꽤 썰렁했다. 설명회는 새 매체보다 시사저널 사태 경과에 주안점이 찍혀있었다. 느낌? 방송에서 보던 그들은 꽤 지쳐보였지만 실제 그들은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었다는 점. 불편부당과 객관주의의 신화에 대한 믿음, 기존의 구독자들과 이번 사태를 겪으며 쏟아진 주변의 반응이 그런 자신감의 원천이며 새 매체의 주요 자산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는 그들. 아마 새 매체는 멋지게 자본과의 줄타기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 느낌이거덩~

9월부터는 지하철 가판대 앞에서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시사저널 새 매체냐 한겨레21이냐. 요즘들어 부쩍 한겨레21에 읽을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던 판국이니, 난 과감히 시사저널 새 매체에 투자할지도 모른다. (참, 씨네21은 지난 세기말부터 끊었다. 정훈이의 만화만 빼고. 물론 이도 몇 해 전부터는 시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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