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3.26 정치, 스마트폰을 만나다 - 정치 애플리케이션 by 망명객
  2. 2010.03.24 스마트폰용 대학 애플리케이션? by 망명객
  3. 2010.02.01 스마트폰의 보급과 캠퍼스라이프 2 by 망명객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치와 미디어의 만남, 그 사이에 위치한 다양한 논의 가운데 트위터가 존재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트위터 단속(?). 선관위 발표에 대해 무수한 질타와 야유가 제 타임라인을 도배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UCC에 주목했던 선관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를 주목한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철지난 제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적 고찰은 책과 논문을 좀 읽어보고 떠들도록 하겠습니다.)

SNS와 스마트폰의 만남은 그야말로 불과 기름의 만남과 같습니다. 그 사이에 무수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들이 존재합니다. 그렇게 펼쳐진 소통과 정보의 광장에서 앱은 편의의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 믿습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사회의 공적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는 앱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미리 제 자신이 아이폰 유저임을 밝혀둡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아이폰 앱 이용과 그 감상을 중심으로 서술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 세월이 세월인지라...)


마이폴리틱스 



사진은 '마이폴리틱스' 미국 버전입니다. 스마트폰과 SNS 결합형 앱을 개발하는 '퍼플포지사'가 제작한 작품이죠. 이미 영국과 캐나다 버전도 출시돼 있습니다. 

이 앱은 정치인과 정치적 이슈에다가 SNS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게 큰 장점입니다. 이 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연계한 서비스를 담고 있습니다. 




설정 창을 보면, 앱 전용 계정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도 연동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거리까지 설정해야 하는 걸 보면 위치정보도 활용하는는 앱이란 걸 눈짐작으로 알 수 있죠. 




정부와 정치 제도에 대한 소개, 앱 이용법, 정당 소식, 주요 언론사의 정치 뉴스 제공과 함께 시 단위부터 연방정부 단위까지 주요 정치 주체들과 정치인들의 트위터 내용이 앱을 통해 제공됩니다. 정치인들의 이야기만 넘치는 건 아닙니다. 특정 해쉬테그 정보를 모아 볼 수 있는 형태로 일반인들의 정치적 의견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어플입니다. 

위치정보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 해쉬테그(#Obama)를 선택하자, 당장 한글 유저 @FROSTEYe 님의 글이 맨 상단 위에 나타납니다.(혹여나 @FROSTEYe 님께 누가 된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설정 창에서 내 트윗 거리를 400 킬로미터 정도로 설정한 결과였습니다. 

특정 해쉬테그를 단 메시지와 위치정보의 결합은 다양한 오프라인 정치 이벤트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관찰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지역 내의 정치적 동향을 살펴볼 수 있으며, 정치 관계자인 경우 지역과 특정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올라온 트위터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기본이 RT 형태를 갖게 됩니다. 관련 해쉬테그들을 한 창 내에서 선택할 수 있기에, 유저에게 무척 편리한 작동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 앱 내에서 하루 종일 놀 수도 있을 듯합니다. 




더욱 놀라운 건 적극적으로 정치 행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각종 사회조사를 앱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당 선호도는 물론, 정치적 이슈, 국정 운영상황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조사들이 이 앱을 통해 실시되고 있습니다. (왕~ 굿!)


▲ 미국 민주당의 행위에 대한 만족도 조사(10점 척도)


물론 앱을 통한 조사 데이터에 대한 타당도와 신뢰도의 문제가 따를 것입니다. 애초 세팅 화면에서 보이던 개인 계정 부분은 조사 데이터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참여 메뉴 자체에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정보를 묻는 항목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십시일반 쌓아놓은 개인 자료는 아마 수집된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 

휴대전화 조사도 아니고 유선전화 조사가 중심이며 인터넷 조사조차 지지부진한 국내 조사업체와 달리, 머나먼 미국 땅에선 이미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여론조사를 꿈꾸고 있었나 봅니다. 물론 앱 제작 업체의 속내까지 제가 다 알 순 없지만, 아무래도 행정적 연구 전통이 강한 미국다운 발상이 제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여론과 정치는 결코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마이폴리틱스'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정치 앱입니다. 



마이(?)폴리틱스 - 우리의 이야기

정치와 앱의 만남은 참 다양한 경로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정치인 앱, 정당 앱, 의회 앱 등 다양한 형태의 앱들이 등장할 수 있죠. 이미 이달 초에 최 모 의원이 안드로이드용 개인 앱을 공개했습니다. 직접 이용한 건 아니지만 최 의원의 앱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트위터 콘텐츠만을 보여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 의원이 더욱 많은 기능을 앱에 탑재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길 기대하겠습니다. 




아이폰용 국내 대표 정치 앱은 아무래도 '모빌리스 솔루션스'의 작품인 '대한민국 국회'를 들 수밖에 없습니다. 0.99$이 없어(가난해서 -_-; 응?) 무료 체험판만 이용해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제겐 국회 전화번호부 이상의 의미가 없더군요. 조금 더 발전시키자면, 각 국회의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내용이나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연동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듯합니다. 

어려운 국내 개발사에게 공익을 위해 공짜로 노력봉사 하라고 할 순 없겠죠. 정치란 한국사회에선 늘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언론사나 정당, 여론조사 업체들과 함께 협업하며 독자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수만 있다면 무료 앱을 배포하는 것도 시장 선점을 위한 좋은 포석이겠죠. (갑과 을의 계약 관계에서 진정한 협업이 가능할 수 있을 진 모르겠습니다. ㅋ)


여담

모 당이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를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특정 정당용 앱에 대한 특출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단, 타 공모전 수상작 또는 이미 출시된 아이디어인 경우 수상에서 제외되며, 추후 해당 내용이 밝혀질 경우 수상이 취소 될 수 있습니다.' (공모전 공고 중)

공모전 공고 아래 조그맣게 표시된 유의사항은 제 입에서 '역시나'를 튀어나오게 만들더군요. '이미 출시된'이란 표현이 한국 앱스토어에만 적용된다면 상관 없겠지만, 국경 없는(?) 하늘 아래 미증유의 앱 아이디어가 나오긴 힘들 것입니다. 제 선배들 말마따나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는 듯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선거용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건 어떨까요? 이왕이면 업체가 아닌 선관위가 그 주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선거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는 당선자 위주로 구성 변환이 가능한 앱 말입니다. ㅋ


Posted by 망명객
아주대와 숭실대를 필두로 국내 대학들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속속 발표할 것이다. 교직원이나 대학원생과 달리 교정 곳곳을 누벼야 할 학부생들에게 스마트폰과 대학 전용 애플리케이션은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굳이 넷북이나 노트북이 없더라도 학내 무선 인터넷망을 이용해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스마트폰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대학 애플리케이션을 좀 살펴보자.

▲ 숭실대 애플리케이션

숭실대학교 애플리케이션은 크게 네 가지 메뉴로 구성돼 있다. 대학 공지사항과 캠퍼스 지도, 도서관 열람식 좌석 확인과 학생식당 메뉴가 그것이다. 단순하면서도 기초적이지만 학생 생활과 밀접한 정보들이라 꽤나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이다. 학생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다. 아주대학교 애플리케이션 '아이아주라이프(iAjouLife)'는 학교 주변 버스 정류장의 버스 도착 예상 시간과 노선도 제공한다. 

스마트폰의 본고장인 미국의 대학들은 어떨까?

스탠포드대학 애플리케이션 내용을 중심으로 MIT의 사례도 함께 살펴보자. 선정기준은 내 마음대로였다. 기실, 스탠포드대학은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고 MIT는 공학과 함께 뉴미디어 기술을 주도하는 대학이라는 사실이 내 마음대로 선정 기준이었음을 밝혀둔다.(그리고 난 그 대학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평범한 대한민국 원딩임을 함께 밝히는 바이다.)

▲ 미국 스탠포드대학 애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stanford'를 열쇳말로 검색을 하면 애플리케이션 6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 모두 스탠포드대학과 연구 관련 부속기관에서 등록한 애플리케이션들이다. 그 중, 대표격인 스탠포드대학 애플리케이션(stanford university)을 살펴보자. 스탠포드대학 앱은 모두 8개의 메인 메뉴로 구성돼 있다. 교직원 연락처, 운동부, 캠퍼스 지도, 행사 일정, 강의 정보, 비디오, 뉴스, 사진이 메인 메뉴이다. 


1. Dictionary(교직원 연락처)


교직원 연락처 메뉴에서 임의적으로 우리의 철수에 해당할 것 같은 'John'으로 검색을 시도했다. 몇몇 인간들이 잡힌다. 그 중 한명을 누르니, 이 양반 모 학과 교수님이시다. 소속과 직책, 연구실 전화번호와 이메일 정보가 제공된다.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연락처에 추가할 수 있다. 검색 히스토리도 제공하기에, 한 번 찾아봤던 이를 다시 찾기에 수월하다. 

정보를 공개한 이들은 학교 직원과 교수들이다. 성향에 따라 노출된 정보의 양이 다르다. 직급과 소속만 밝힌 이들이 있는가 하면, 친절히도 사무실 전화번호와 이메일까지 모두 제공하는 이들도 있다. 문득, 학점 짜다고 교수 연구실로 장난전화 걸기 딱 좋은 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응?). 


2. 운동부


운동부 메뉴를 보고 놀란 건 이 대학이 무려 20개에 이르는 종목에 걸쳐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각 종목당 남녀 팀이 나뉘는 경우도 있으니, 체육팀 수는 종목의 1.6배 정도 될 것이다. 앱에선 각 종목별 뉴스와 경기 일정, 경기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갑자기 뒷돈 써서 승부 조작하는 국내 대학 스포츠계가 떠올랐다. 씁쓸함이랄까. 돈 없는 집에서 자녀를 예체능계에 보낸다는 건 안 될 소리가 되어버린 나라의 학원 스포츠 현실은 비루한 서글픔이다. (딴 소리 중~)


3. 캠퍼스 지도 & 교통


캠퍼스 지도는 캠퍼스 내 건물들과 주요 장소 디렉토리에서 출발 장소와 도착지를 선택하면 경로와 셔틀버스 출발시간, 도착 예상시간을 안내한다. 최고다! 단, 학내에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학교여야만 빛을 발할 수 있다. 코딱지만한 국내 주요 대학들에겐 필요 없는 기능이랄까.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도는 도입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캠퍼스 규모가 좀 작은 MIT도 셔틀과 함께 캠퍼스를 지나가는 보스턴 시내 버스 정보도 제공한다. 야밤에 이용하는 안전셔틀(?) 안내가 인상적이다. 


4. 행사 일정


스탠포드 앱은 각종 행사들을 종류별로 정리해 제공한다. 행사 안내 공지 내용에는 북마크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행사 공지가 끝이 아니라 공지 내용을 이용자가 끝까지 챙겨둘 수 있도록 한 배려(?).


5. 강의 정보


각 단과대나 대학원별 개괄적 강의 정보가 앱에서 제공된다. 강사명을 누르면 사람 검색 메뉴의 연락처 정보로 이동하며, 강의실 위치를 캠퍼스 지도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앱 상에서 강의 신청이 가능한 듯하다. 확인 버튼을 눌렀더니...


두둥~ 하고 학번과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고로 패스~


MIT 앱에서는 각 강의 정보 제공 창에서 관련 공지사항도 함께 볼 수 있다. 과제 내용뿐만 아니라 휴강 공지도 확인할 수 있다. 결석 시 친구에게 과제나 공지사항을 물어볼 필요도 없고, 친구 하나 없는 왕따에겐 참 고마운 앱이 아닐 수 없다. 


6. 비디오


미국 대학들에게 비디오 강의 공개(오픈코스웨어)는 매우 일상적다. MIT에서 시작했다지만, 각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강의를 공개하는 건 그만큼 고등교육 분야 만큼은 미국 대학들이 자신있다고 자부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팟캐스트와 유튜브 교육 채널을 통해 지식 공유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함께 대학 브랜드를 제고하는 게 미국 대학이다. 비디오 채널은 스탠포드 유튜브 채널과 바로 연결돼 있다.

국내 대학? 좀 미안한 소리지만, 한때 앞선 기술로 사이버대학과 같은 수익 모델에만 집착한 게 국내 대학들이다. 열악한 재정 규모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국내 대학들은 건강한 지식 생태계 조성에는 관심이 없다. 어느 당찬 20대 여성처럼, 대학은 자격증 장사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각 대학들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성공 여부는 결국 공인된 자격증 부여 여부이다. 정부도 여기에 한 몫 거든다.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미명 하에 생겨난 건 각 대학마다 개설하는 특별 자격증 코스들일 뿐이다. 석박사도 거시적 관점에서 보자면 자격증이나 다름 없지 않은가. 


7. 뉴스


캠퍼스 앱에서 스탠포드대학이나 MIT 모두 뉴스를 주요 콘텐츠로 삼고 있다.


8. 사진


대학 사진은 말 그대로 사진이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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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앱 개발을 위해선 소스를 제공할 대학 홈페이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한 번 개발자들은 거대한 장벽에 부딪친다. 웹표준화의 문제가 대학 홈페이지라고 빗겨갈 리 없다. 얼기설기 만들어 놓은 대학 홈페이지, 껍대기만 화려하고 서브 메뉴는 개판인 대학 홈페이지가 수두룩하다. 

어차피, 대학 행정 쪽에서야 예산과 인력의 부족을 호소할 것이다. 숭실대나 아주대도 정식으로 대학본부에서 개발한 앱은 아니다.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과 관련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게 숭실대와 아주대의 대학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실, 기존에 모바일 캠퍼스 구축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다. 특정 이통사의 제안에 따라 몇몇 대학들이 모바일 캠퍼스를 구축한다고 했지만, 해당 이통사 이용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만 도입됐을 뿐이다. 앞서 살펴본 국내외 대학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애플의 아이폰용이다. 다양한 디바이스가 출현할 것이고, 대학은 각 디바이스와 OS에 맞는 앱들을 개발해야 한다. 캠퍼스 유무선 통합망 사업이 특정 업체에게 맡겨지더라도 각 대학은 이통사에 관계 없이 모든 구성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야 한다. 

물론, 일반 피처폰 유저들은 안중에 없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상품 구매를 강요하는 시대가 됐다는 개탄이 또 터져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시대적 물꼬가 트인 상황이다. 그만큼 교육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는 사례들이 점차 개발될 것이다. 사실 대학보다 시대적 트랜드에 밝은 게 사교육 현장 아니던가.(따지고 보면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대학교육과 사교육의 경계가 더욱 흐릿해졌다.)

등록금 때문에 울상인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구매와 요금제를 강요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는 데까지 내 생각이 뻗어간다. --;;;;;;;;;;;;;;;;;;;;;;;;;;;;;;;;;;;;;;;;;;;; 쩝. 어쩌란 말인가. 

굳이 변명을 하자면, 대학이 등록금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란 소리로 들어주길 바란다. 앱 개발한다고 등록금 올리는 일은 없겠지. 있을까? 있으면 제보 부탁!!!







Posted by 망명객
스마트폰 보급 확산에 따라 대학생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디지털기기의 보급과 확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대학가이다. 컴퓨터와 노트북을 포함해 휴대전화기,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는 대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걸쳐 새로운 생활습관을 만들어냈다. 고등학생에 비해 학사일정과 용돈 면에서 여유로운 대학생들은 늘 디지털 환경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내가 처음 구입한 노트북은 삼성센스600이었다. 97년, 삼성 아카데미 특판 행사 때 대학 합격증을 같이 첨부하며 구입한 노트북 가격은 거의 200만원에 육박했다. 떠돌이 하숙생활을 시작하던 때였기에 내겐 무엇보다 휴대성이 우선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주요 재원 정보조차 찾기 힘든 센스600으로 대학 신입생 생활을 시작했다. 전화선을 연결해 PC통신(나우누리/천리안)을 시작했으며 각종 과제물이 이 녀석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어렵게 구한 센스600 이미지

97년은 노트북이 대중화되기 이전 시기이다.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과제물 제출이 일반화되었지만,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신입생들에게 문서 작업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한글타자 200타가 신입생 교양컴퓨터 중간고사 평가 만점 기준이었던 시절이었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다루는 실력으로 학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던 시절이었지.(기말고사는 HTML을 활용한 홈페이지 제작이었다.) '삐삐'라고 부르던 개인호출기와 더불어 대학생들의 가방 속에 항상 따라다니던 필수품은 3.5인치 플로피디스켓이었다. 당시 3.5인치 플로피디스켓의 일반적 용량이 1.44MB였으니, 디스켓 한 장에 MP3 한 곡도 제대로 못 담던 시절이었다.(PC통신을 통해 다운받은 노래 100여 곡을 ZIP분할 압축을 통해 학생회실 컴퓨터로 옮겨놓는 용자도 있었다.) 고로 당시 대학생들은 10장들이 디스켓 케이스를 선호했다.

밀레니엄을 앞둔 시기, 이동통신사의 PCS사업의 주요 타겟층은 대학생이었다. 커피숍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놓여 있던 호출기 시대를 지나 수업시간에 전화기를 꺼둬야 하는 휴대전화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막 서비스를 시작했던 시티폰은 급속히 성장하는 휴대전화사업 앞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야 했다.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디스켓을 대체한 건 USB가 아니었다. 한메일이 무료 메일 서비스가 대학가의 디스켓 수요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무료 메일 서비스 이전에도 대학에서 텔넷을 이용한 메일 주소를 보급해주긴 했지만 한메일은 엉뚱하게도 '깨지지 않는' 디스켓의 역할을 담당해야 했다. 물론 메일을 저장장치로 이용했던 배경으로 브로드밴드의 보급과 확산을 빼놓을 순 없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손에 디지털카메라를 쥐기 시작했다. 강의실 칠판 내용을 카메라에 담아두는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종종 기사화되곤 했지. 2000년대 중반부터는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한 휴대전화기가 대학생들의 필수품이 됐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그 기세가 이어질 것이다.

그간 스마트폰 관련 논의들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짙었다. 아무래도 구매력 면에선 직장인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이통사들이 본격적인 스마트폰 대전에 앞서 대학생 집단을 그냥 남겨두진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유무선통합망과 무선인터넷 시장으로서 대학 캠퍼스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캠퍼스 내의 유무선통합망 구축과 함께 무선인터넷망 사업은 대학으로서도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기존 유선전화 사업의 지배자나 다름 없던 KT로서는 긴장해야 할 일이다. 캠퍼스 내의 VoIP보급은 대학과 업체가 서로 상생하는 구조로 갈 것이다.

인프라의 변화뿐만 아니라 당장 대학생들의 생활에도 스마트폰이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일본의 아오야마학원대가 전학생과 교직원에게 '아이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울산과기대도 전교생에게 아이팟을 지급하기로 했다. GPS기능을 활용한 출결과 강의 보조기기로 아이폰과 아이팟을 활용한다는 것이 이들 대학의 생각이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에게도 스마트폰은 기존 노트북보다 더 매력적인 존재이다. 아이팟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내 후배 학생기자 녀석처럼, 대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은 휴대성이 극대화된 컴퓨터이기 때문이다. 단, 이를 뒷받침할 교육행정 서비스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각 대학 홈페이지가 변화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건 역시 대학도서관 DB 이용체계이다. 익스플로러 중심으로 구축된 각 대학 홈페이지들은 그 자체가 스마트폰의 장벽이다. 홈페이지 개선과 더불어 수업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종 기자재 확충과 이에 대한 활용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사실 일반강의실에 설치된 컴퓨터는 프리젠테이션 용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전자칠판이 일반강의실에 도입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가격적인 면에서 타블렛PC가 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패드의 가격과 성능을 살펴봤을 때 이를 설치한 교수대와 빔프로젝터의 조합이 전자칠판보다 더욱 경쟁력이 높다.

무겁게 들고 다니던 교과서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학도서관에서 교재와 관련 논문들을 다운받아 보고 소셜서비스를 이용해 수업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오고 있다. 각종 자료들이 손바닥 위 세상에서 오고가는 것이다. 학생들은 전용 어플을 통해 대학 셔틀버스 이동 사항을 체크하고 도서관 열람실 공석을 확인할 수도 있다.(아주대 어플)

증강현실도 대학이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건물과 강의실 안내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장으로의 이동 경로가 증강현실을 이용해 서비스될 수 있다. 증강현실은 도서관 내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찾고자 하는 책이 꽂혀 있는 서가를 증강현실을 통해 안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은 학생들이 주도할 것이다. 대학 당국은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을 터.  당장은 좀 지켜봐야 할 문제이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