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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9.30 갑각류를 위한 변명... by 망명객
어느 시인의 '도덕적 갑각류'라는 글귀에 밑줄을 긋는다.

딱히 내가 '도덕적' 이어서도 아니고 단순히 '갑각류'라는 단어가 내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리라.
혼자 사는 세상은 아닐진데 까발려 드러낸 내 속 마음 조차 사람들에 의해 갈기갈기 희롱당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자폐증세에 돌입하게 된다. 

가끔 부주의로 얻게되는 찰과상, 그 상처 부위가 스칠 때마다 느끼는 아픔...
그 속 깊이 아리는 통증에 익숙해질 때 상처 위로 딱지를 얻게 되고 그 딱지가 떨어져 나간 후 작은 흉터와 함께 새살을 얻게 된다.

상처입은 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소극적인 방법이 냉소라고 했던가...
또 누군가 그 냉소에 상처입게 되겠지...


생의 두번째 사춘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요즘, 온 몸 위로 철갑 같은 두꺼운 껍질을 이고 사는 갑각류를 꿈꾸는 건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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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