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민 개념 사전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제임스 하킨 (21세기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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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과 개념의 가치를 우리가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 고유의 정당성과 유효성일까. 아니면 표현의 위력과 간결함일까? 사회사상이나 개념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한 가지 중요한 기준은 문화에 얼마나 깊이 침투해 존재감을 발휘하느냐 하는 것이다. 개념들은 대기 속에 분포한다. 그것들은 많은 경우 거의 동시에 상이한 방식으로, 상이한 분야에서, 상이한 질서를 형성하며, 상이한 지식 체계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 p.21

미래를 읽는 72가지 사상과 개념을 알려준다는 표지 위 설명처럼, 이 책은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듯한 이야기와 단어들의 낯선 조합으로 각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이 책에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단순 소개를 넘어, 각 개념에 대한 저자의 호불호가 적극 반영돼 있다. 저자가 가디언에 연재한 칼럼을 수정 보완한 책 답게, 책 내용 대부분이 영국과 미국의 정치·사회·문화적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때때로 낯선 이야기처럼 들린다. 개념 수입국 독자 입장에선, 고질적인 학문적 종속 관계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된다.

개념 형성 과정의 정치적 동학이나 확산 과정에서의 응용이나 차용 지점 등, 하나의 개념이 탄생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까지의 과정들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애써 찾아본 이 책의 미덕이다.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히는 책이지만, 그 소감은 조금 허화하다. 새로운 사회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적확한 개념의 형성은 결국 과거의 유산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는 점이 이 책의 교훈이랄까.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