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시사인,
운하 예정지 주민 "수몰된단 얘기는 금시초문인데...")
한국군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 추진 등 그간 일어났던 굵직굵직한 사회적 갈등 사안들을 한발짝 물러선 상태로 관망하고만 있었다. 먹고사는 일이 급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을 붙여본다. 하지만 정작 아스팔트 위의 투쟁 현장도 과거와는 달리 누적된 피로감에 젖어 있는 듯 활력이 없어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긴, 근 10년 동안의 가장 큰 변화는 사회적 약자들의 전유물일 것만 같았던 거리투쟁에 다양한 집단들이 등장하게 된 것일 터. 거리 집회의 주체와 행사명, 집단적으로 외치는 구호에 따라 박수를 보낼지 아니면 무시하고 지나쳐야 할 지 따져봐야 하는 피곤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곧 새 대통령이 들어선다. 불도저 같다는 그의 추진력이 갖은 추문과 허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갈망하는 시대의 선택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의 지나친 추진력은 바다가 아닌 산으로 배를 몰아가려 한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건만 넘어설 수 없는 경계를 허물려고 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물과 산의 경계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한 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간만에 다이나믹한 광경들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관망자의 시선이 자유로운 건 책임감의 굴레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운하 때문에 환경이 파괴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환경단체 사람들이 반대 시위 하러 몰려와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할 테니까.(문경시 모 택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