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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6 정치, 스마트폰을 만나다 - 정치 애플리케이션 by 망명객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치와 미디어의 만남, 그 사이에 위치한 다양한 논의 가운데 트위터가 존재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트위터 단속(?). 선관위 발표에 대해 무수한 질타와 야유가 제 타임라인을 도배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UCC에 주목했던 선관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를 주목한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철지난 제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적 고찰은 책과 논문을 좀 읽어보고 떠들도록 하겠습니다.)

SNS와 스마트폰의 만남은 그야말로 불과 기름의 만남과 같습니다. 그 사이에 무수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들이 존재합니다. 그렇게 펼쳐진 소통과 정보의 광장에서 앱은 편의의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 믿습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사회의 공적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는 앱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미리 제 자신이 아이폰 유저임을 밝혀둡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아이폰 앱 이용과 그 감상을 중심으로 서술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 세월이 세월인지라...)


마이폴리틱스 



사진은 '마이폴리틱스' 미국 버전입니다. 스마트폰과 SNS 결합형 앱을 개발하는 '퍼플포지사'가 제작한 작품이죠. 이미 영국과 캐나다 버전도 출시돼 있습니다. 

이 앱은 정치인과 정치적 이슈에다가 SNS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게 큰 장점입니다. 이 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연계한 서비스를 담고 있습니다. 




설정 창을 보면, 앱 전용 계정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도 연동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거리까지 설정해야 하는 걸 보면 위치정보도 활용하는는 앱이란 걸 눈짐작으로 알 수 있죠. 




정부와 정치 제도에 대한 소개, 앱 이용법, 정당 소식, 주요 언론사의 정치 뉴스 제공과 함께 시 단위부터 연방정부 단위까지 주요 정치 주체들과 정치인들의 트위터 내용이 앱을 통해 제공됩니다. 정치인들의 이야기만 넘치는 건 아닙니다. 특정 해쉬테그 정보를 모아 볼 수 있는 형태로 일반인들의 정치적 의견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어플입니다. 

위치정보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 해쉬테그(#Obama)를 선택하자, 당장 한글 유저 @FROSTEYe 님의 글이 맨 상단 위에 나타납니다.(혹여나 @FROSTEYe 님께 누가 된다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설정 창에서 내 트윗 거리를 400 킬로미터 정도로 설정한 결과였습니다. 

특정 해쉬테그를 단 메시지와 위치정보의 결합은 다양한 오프라인 정치 이벤트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관찰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지역 내의 정치적 동향을 살펴볼 수 있으며, 정치 관계자인 경우 지역과 특정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올라온 트위터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기본이 RT 형태를 갖게 됩니다. 관련 해쉬테그들을 한 창 내에서 선택할 수 있기에, 유저에게 무척 편리한 작동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 앱 내에서 하루 종일 놀 수도 있을 듯합니다. 




더욱 놀라운 건 적극적으로 정치 행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각종 사회조사를 앱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당 선호도는 물론, 정치적 이슈, 국정 운영상황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조사들이 이 앱을 통해 실시되고 있습니다. (왕~ 굿!)


▲ 미국 민주당의 행위에 대한 만족도 조사(10점 척도)


물론 앱을 통한 조사 데이터에 대한 타당도와 신뢰도의 문제가 따를 것입니다. 애초 세팅 화면에서 보이던 개인 계정 부분은 조사 데이터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참여 메뉴 자체에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정보를 묻는 항목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십시일반 쌓아놓은 개인 자료는 아마 수집된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 

휴대전화 조사도 아니고 유선전화 조사가 중심이며 인터넷 조사조차 지지부진한 국내 조사업체와 달리, 머나먼 미국 땅에선 이미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여론조사를 꿈꾸고 있었나 봅니다. 물론 앱 제작 업체의 속내까지 제가 다 알 순 없지만, 아무래도 행정적 연구 전통이 강한 미국다운 발상이 제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여론과 정치는 결코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마이폴리틱스'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정치 앱입니다. 



마이(?)폴리틱스 - 우리의 이야기

정치와 앱의 만남은 참 다양한 경로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정치인 앱, 정당 앱, 의회 앱 등 다양한 형태의 앱들이 등장할 수 있죠. 이미 이달 초에 최 모 의원이 안드로이드용 개인 앱을 공개했습니다. 직접 이용한 건 아니지만 최 의원의 앱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트위터 콘텐츠만을 보여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 의원이 더욱 많은 기능을 앱에 탑재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길 기대하겠습니다. 




아이폰용 국내 대표 정치 앱은 아무래도 '모빌리스 솔루션스'의 작품인 '대한민국 국회'를 들 수밖에 없습니다. 0.99$이 없어(가난해서 -_-; 응?) 무료 체험판만 이용해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제겐 국회 전화번호부 이상의 의미가 없더군요. 조금 더 발전시키자면, 각 국회의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내용이나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연동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듯합니다. 

어려운 국내 개발사에게 공익을 위해 공짜로 노력봉사 하라고 할 순 없겠죠. 정치란 한국사회에선 늘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언론사나 정당, 여론조사 업체들과 함께 협업하며 독자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수만 있다면 무료 앱을 배포하는 것도 시장 선점을 위한 좋은 포석이겠죠. (갑과 을의 계약 관계에서 진정한 협업이 가능할 수 있을 진 모르겠습니다. ㅋ)


여담

모 당이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를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특정 정당용 앱에 대한 특출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단, 타 공모전 수상작 또는 이미 출시된 아이디어인 경우 수상에서 제외되며, 추후 해당 내용이 밝혀질 경우 수상이 취소 될 수 있습니다.' (공모전 공고 중)

공모전 공고 아래 조그맣게 표시된 유의사항은 제 입에서 '역시나'를 튀어나오게 만들더군요. '이미 출시된'이란 표현이 한국 앱스토어에만 적용된다면 상관 없겠지만, 국경 없는(?) 하늘 아래 미증유의 앱 아이디어가 나오긴 힘들 것입니다. 제 선배들 말마따나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는 듯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선거용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건 어떨까요? 이왕이면 업체가 아닌 선관위가 그 주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선거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는 당선자 위주로 구성 변환이 가능한 앱 말입니다. ㅋ


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