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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1 슬픔 많은 이 세상도 - 정호승 by 망명객
  2. 2009.05.29 가장 보통의 존재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로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에서... 4 by 망명객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정호승

슬픔 많은 이 세상도 걸어보아라
첫눈 내리는 새벽 눈길 걸을 것이니
지난 가을 낙엽 줍던 소년과 함께
눈길마다 눈사람을 세울 것이니
슬픔 많은 이 세상도 걸어보아라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던 사람들이
눈사람을 만나러 돌아올 것이니
살아갈수록 잠마저 오지 않는 그대에게
평등의 눈물들을 보여주면서
슬픔으로 슬픔을 잊게 할 것이니
새벽의 절망을 두려워 말고
부질없이 봄밤의 기쁨을 서두르지 말고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살아보아라
슬픔 많은 사람끼리 살아가면은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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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1일, 어김없이 메일로 '이 달의 시'를  보내주시는 이가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정희섭 소장님이다.
이분, 참 블질하시면 잘 하실 분이다.
티스토리 초대장 한 장 날려드렸는데, 아직 답이 없으시다.

6월 1일, 어김없이 소장님의 메일을 받았다.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살아보아라/ 슬픔 많은 사람끼리 살아가면은/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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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를 보니 노제 연출 총책임자가 이희진 샘이었단다.
종로세무서 골목의 칼칼한 내장탕과 소주 한잔이 급 당기는군.

Posted by 망명객


시청광장은 입추의 여지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대중, 군중, 무리...
난 광장을 채운 사람들을 그 어떤 단어로도 지칭할 수 없었다.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정적이 감돌았다.
누군가의 훌쩍거리는 울음소리가 내 발끝에 걸렸다.

노제가 끝나고 운구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인파를 가르며 만장과 영정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서울역을 향해 광장을 빠져나간다.

"사랑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가장 보통의 존재를 지향했던 사람.
죽음으로써 누군가에겐 가장 특별한 존재가 되어버린 사람.



사람들의 외침과 그들이 흘리는 눈물 속에서 난 아득했다.
운구 행렬보다 먼저 도착했던 서울역에서 난 발걸음을 돌렸다.

"얘들아 우리가 노무현의 죽음을 애도해야 하는거니. 오늘 7시에 용산은 철거예정이란다"
"크레인 제4도크 죽은 김주익을 추모하기 위해 종로거리로 나갔지 거리는 텅 비어있었어"

지하철 안에선 미처 확인하지 못한 친구의 문자 메시지가 더 아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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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