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환승 통로에서 반대편에서 오던 사람과 부딪혀 지난 3년 동안 내 눈의 일부이던 안경을 잃어버렸다. 급히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허리를 굽혀 박살이 난 안경을 급히 추스렸다. 나랑 부딪혔던 사람은 그저 '미안하다'란 이야기를 남기고 반대편으로 급히 사라질 뿐이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기지도 전 순식간에 벌어진 불행에 그저 허탈할 뿐이었다. 나 또한 가던 길이 급한 관계로 승강장에 정차한 지하철 안으로 급히 몸을 날려야만 했다.
'그래 3년을 쓰고 다녔으면 본전 뽑은 거야. 슬슬 바꿀 때도 되었지.'
이후 며칠이란 시간이 흘러 오늘에서야 새 안경을 맞췄다. 새 안경이라고 해봤자 늘 익숙하던 반무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다만 아직 새 안경에 익숙치 않은지 조금 어지러울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