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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0 신임 한국관광공사장과 말단 해양경찰관 by 망명객
  2. 2009.08.09 한 여름의 옥상... 6 by 망명객
  3. 2009.08.07 가끔은... by 망명객
  4. 2009.08.06 서울숲 별밤축제 4 by 망명객
  5. 2009.08.06 후라이팬 2 by 망명객
  6. 2009.08.05 트위터에 빠질 김이라도 있는 건가? by 망명객
  7. 2009.08.04 한나라당 트위터 기계군단의 성적표 6 by 망명객
  8. 2009.08.03 가슴 속에 술병 하나 고이 담아두며 by 망명객
  9. 2009.08.03 이주민들과 래프팅 by 망명객
  10. 2009.08.02 팀을 운영할 때... 2 by 망명객

#1.

 

251277_1_12.jpg 최근 방송인 이참 씨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자리에 그가 임명됐기 때문. 대다수의 언론들이 이 소식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들을 내놨다.

 

"학연과 지연에서 자유로운 이참 신임사장에 큰 기대"(동아닷컴) "이참씨 한국관광공사 사장 내정 “한국이 개방사회임을 입증한 것”"(쿠키뉴스) "‘다문화’ 전격등용… 실용·열린 한국 지향"(문화일보)

 

굳이 그와 관련된 기사 내용 중 반대측(?) 의견을 찾자면 새사연 정란수 연구원이 한겨레에 기고한 '이참 관광공사 사장 내정은 이명박 정부 무지의 표상이다' 정도가 전부다.

 

파란 눈의 공기업 수장. 이주민이자 공기업 수장이란 건 그만큼 희소가치가 충분하다. 참 매력적인 기삿감이다. 그에게 지난 한 주만 30여 개 언론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했단다(출처 : [최보식이 만난 사람] "원래 정치가 꿈… 난 한사람한테 충성 다 바치는 스타일 아니다").

 

 

#2.

 

여기 또 다른 기사가 있다.

 

"시집온지 10년 ‘억척 중국댁’ 해양경찰관 되다"(20090723, 동아닷컴)

 

전남 해남군 해남읍에서 ‘중국댁’으로 불리는 김영옥 씨가 한국으로 시집온 지 10년 만에 해양경찰관에 합격했다는 기사다. 국내에서 4년재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 자격증까지 갖춘 김씨. 그녀의 해양경찰관 도전기는 그리 만만한 여정은 아니었단다. 관련 전문서적을 탐독하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게다가 대형버스 운전면허까지 취득한 뒤에도 김씨는 체력 검정을 위해 억척스레 준비했단다. 그리곤 마침내 그녀는 해양경찰관이 됐다.

 

 

#3.

 

독일 출신 파란 눈의 공기업 수장과 중국 동포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말단 해양경찰관 합격기. 먼 이야기이면서도 가까운 이 두 가지 기삿감 사이에 우리의 다문화정책이 놓여 있다면 나의 과민반응일까. 신임 관광공사사장 이야기를 꺼내면서 다문화나 학연과 지연에서 자유롭다는 식의 기사는 어불성설이다. 결국 그를 공사장의 자리에 임명되도록 한 배경은 정치적 보은이기 때문이다. 이참 신임 관광공사장도 그 내막을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여기서 전문성은 논외로 치자. 어차피 지금까지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던 관광공사장 자리가 아니었던가. 그만큼 조직은 얼굴 마담격 신임 사장에 대한 탄력성 정도는 이미 갖춰진 상태일 것이다.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파란 눈의 해외 출신 귀화자의 공사장 임명. 이미 그 자체가 한 편의 쇼다. (사실 그의 인터뷰 내용 자체가 내겐 그리 탐탁지 않다.)

 

다문화사회로 진전함에 있어 이주민들의 활동 공간이 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도 넓혀져야 하는 건 당연지사다. 그러나 그 과정은 철저히 능력 중심의 검증을 거친 이후여야 한다. 언어 문제를 둘러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영역에선 한국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 사회에서 등장하는 극단적인 제노포비아를 국내에서 재현하기 싫다면 말이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망명객

무척 더운 일요일이었습니다.
자원봉사도 여름방학을 맞았기에 참 오랜만에 온전히 집에서 보낸 일요일이기도 합니다.

새파란 하늘과 흰 구름.
먼 바다의 태풍 덕인지 전형적인 여름 하늘을 보니 몸이 근질거리더군요.
결국 오늘 세탁기를 세 번이나 돌렸습니다.
이불빨래... --;;;;;;;;;;;;;;;;;;;;;;; (아, 최근에 이불빨래를 한 게 언제였던가...)



이 집에 기거한 지 어느덧 이년 반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만, 오늘 처음으로 옥상에 올라가봤네요.
달리는 2호선 지하철이 보이는 옥상, 오늘은 시계가 좋아 여의도 63빌딩과 그 너머 북한산까지 내보이더군요.

빨래를 마치고 시장도 다녀왔습니다.
쌀, 라면, 만두...
아, 김치도 샀군요.



아직 방청소가 덜 끝난 상태, 저녁이 되자 빨래 걷으러 다시 옥상에 올랐습니다.
잿빛 구름이 몰려옵니다.



서울대입구역 근처 하늘엔 먹구름과 잿빛 안개가 자욱합니다.
보라매공원 근처 빌딩숲을 기준으로 양 옆 하늘빛의 대조가 확연합니다.
빨래를 걷고 있자니 후두둑 빗줄기가 떨어집니다.
제때 빨래를 거둔 셈이죠. --V

여름 햇빛 머금은 이불과 담요가 참 뽀송뽀송합니다.
종종 옥상을 애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ㅋ
(몇 년 전 옥탑방에 살던 때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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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가끔은...

이미지 잡담 : 2009. 8. 7. 15:37


이런 사진을 찍어야 할 때도 있다.
철수사마와 장교주...


종일 시끄러웠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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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서울숲 별밤축제

길위에서 : 2009. 8. 6. 16:49
프로그램(링크)

8/1~ 8/15일 8:00~10:00 : 축제 in 축제 -릴레이록페스티벌
8/22,8/29(토) : 별밤축제




홍대가 아닌 뚝섬 서울숲이다.
ㅋㅋ

논문 써야 하는데...
이거 원, 근처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면...

재석~ 지훈~ 우리 달려볼까?
술은 곧 장가갈 교훈이가 쏜다~!
아님 캔맥주 들고 가도 괜찮을 듯싶은데...


special thanks to 좋은 정보 제보해주신 조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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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후라이팬

길위에서 : 2009. 8. 6. 09:19
간만에 서울에 왕림하신 동생님(JJH)

지난 주말, 간만에 동생님께서 서울에 올라오셨다. 직장 문제로 구미 모 공장에서 노가다(본인 표현으론)를 하고 계신 동생님.

동생님이 나와 함께 만화방에서 두 시간 놀아주신 뒤, 새로 생긴 닭집에서 요리를 시켜주셨다. 닭집 이름은 '후라이팬', 요리는 '안심후라이드(?)'다. 동생님은 700cc 맥주도 함께 주문해주셨다. 오랜만에 서울 왕림하시면서 티셔츠 두 장도 손수 챙겨주시는, 참 고마우신 분이다. 감동은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어졌다. 내 손에 담배값 몇 푼 챙겨주시는 동생님. 생일날보다 더 기쁜 날이었다.


the Frypan

요즘 부쩍 동행음주 횟수가 는 LJH이가 끌고갔던 'the Frypan'. 아메리칸 스타일의 닭요리집이라는데, 난 아메리칸 스타일을 잘 모르기에 일단 패스. 분위기는 아해들이 좋아하도록 좀 시끄러운 편. 이 집은 닭요리 밑에 깔아주는 포테이토칩이 특히 일품이다.

동생님께서 읍하시길 "구미에 하나 차리면 잘 될 듯싶다"고. 동생님 벌써부터 노후를 대비하시나 보다. 계산을 마친 동생님께서 내게 쿠폰을 내미신다. 보아하니 체인 형태의 음식점인 듯.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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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NHN 파상공세, 김빠진 트위터 (20090804, ZDNet Korea)

NHN이 국내 '마이크로 블로그' 시장에서 트위터를 넘어섰단다. 미투데이를 사용하다가 트위터로 넘어온 내 입장에서 이는 아웃오브안중이다. 미투데이가 NHN에 인수될 때부터 이는 예상된 결과 아니었나? 아니, 국내에 법인도 안 세운 외국 서비스, 그것도 한글로 된 서비스도 아닌데 트위터가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했겠냐고.

NHN의 파상공세. 국내 포털 시장 부동의 1위인 네이버가 나름 투자금을 들여 인수한 미투데이인데, 국내 법인도 없는 외국 서비스에 밀렸다면 이건 수치 아니겠어? 국내 법인이 없다는 건 국내 유저들을 위한 마케팅을 벌일 수도 없단 소리 아닌가?

트위터 측은 결코 국내에서 손해본 장사가 아니다. 이걸 왜 김빠졌다고 표현하지? NHN 모 부장의 멘트만 달려 있는 기사. 이는 결코 기사가 아니고 홍보기사일 뿐. 대략 보아하니, NHN 홍보실 내용을 기반의 기사 아니겠어?

아, 그리고 기자 양반 원래 이렇게 입장이 갈리는 기사를 쓸 때는 최소한 양자의 이야기를 다 나열해주는 게 기본이란 거 모르시나? 트위터 측 입장도 좀 독자들에게 알려줘야지. 아, 국내 법인이 없으니 컨텍할 홍보실이 없다는 변명은 꺼내지 말고. 랭키닷컴 자료를 팩트로 취재는 제대로 해야지. 그래야 이 무서운 세상에서 밥벌이 하지. 아, 기사에 낚시성 제목을 단 편집진도 좀 그래. 김빠질 것도 없는 애들한테 김빠졌다고 하는 건 폭력이라고~ ㅋ

내가 트위터를 하는 이유? 난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사람이야. 대신 웹세상이나 커뮤니케이션 툴, 에스닉 미디어 등에 대한 관심이 많지. 트위터에서 주로 한글을 사용하지만, 내가 구독하는 내용은 내 관심사와 관련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야. 국경이 무의미한 이야기들을 들어야 돼. 그리고 파울로 코엘뇨나 지젝이 하는 이야기가 난 더 궁금하거든.

물론 미투데이와 트위터 연동 서비스도 있지. 무료문자 300건과 국내 톱스타 영입이란 마케팅이 언제까지 승승장구 하겠어? 아, 그래도 국경 내에서만 1등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대학생? 아, 미안하지만 어학연수 다녀온 애들이 미니홈피만 계속 쓰겠냐? 아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외국 현지에서 만난 애들과 계속 교류하지 않을까? 각카께서 그리도 영어 교육을 강조하시는데 말야. 물리적으론 국경, 문화적으론 한국어에 갇힌 국내 인터넷 서비스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SNS서비스는 결국 이용자들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노는 물이 틀려지는 게 아닐까? 웃긴 건 여기서 베블런효과 비스무리 한 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이 살짜쿵 든다는 거지.

결론은 트위터에 빠질 김이란 게 없다는 거. 어쩌면 한국 상황은 그들에게 아웃오브안중일 수도 있다는 거. 어이 기자 양반, 그들이 정말 한국 상황, 아니 한글 유저 상황을 아웃오브안중으로 보는 지 확인한다면 이 기사는 특종감이야. ㅋㅋ 잘 해보라고~




Posted by 망명객
원문 : 한나라당이 풀어놓은 트위터 기계군단 (출처. Cyber is)

한나라당이 트위터에 진출했다. 민경배 교수의 지적처럼 딱 이들은 기계와 같은 사고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계군단이란 호명에 개인적 호불호가 숨겨져 있지만, 누가 본들 이들은 딱 기계군단이다.

한나라당 트위터 기계군단 1호부터 9호까지 (그림에선 2,3,4호가 안 보인다 ㅋ, 출처: Cyber is)

그렇다면 우리 기계군단의 성적표를 잠시 살펴볼까? 8월 4일 현재 한나라당 트위터의 팔로잉과 팔로워의 수를 살펴봤다. (조사 시간 16:27-16:28)

@ID following
follower
tweet
hannaracentris1 20
8
49
hannaracentris2 797 41 51
hannaracentris3 909 61 51
hannaracentris4 149 10 47
hannaracentris5 172 4 49
hannaracentris6 230 3 49
hannaracentris7 120 6 49
hannaracentris8 160 6 49
hannaracentris9 106 3 49
총계 2663
142
443
평균 295.89
15.78 49.22

각 호수별로 편차가 가장 큰 건 팔로잉 수다. 9개 기계군단이 전체 2663개의 평균 295.89개의 트위터와 관계를 맺고 있지만 팔로워의 수가 전체 142개로 평균 15.78임을 감안할 때 쌍방향은 고사하고 거의 일방향적인 짝사랑 수준이다. 물론 각 호수의 팔로잉 ID 분석과 팔로워 ID를 분석해보면 이들 기계군단의 실질적인 네트워크 규모는 아주 미약한 수준이란 걸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아,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한나라당 트위터 1호기의 부진이다. 아무래도 당 홍보라인 책임자께서 몸소 1호기를 운용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분께선 부하 직원들(2호기부터 9호기까지)을 독려해 무조건 국민들을 짝사랑하라고 지시하셨나 보다. 3호기의 팔로잉 수가 두드러진 게 특징이다. 아마 3호기를 운용하는 이가 팀 내에서 가장 짬밥 안 되는 이일 가능성이 높다. (아, 이 부분은 개인적 추리다. 뭐, 알바생일 가능성이 더 높다. ㅋ)

네티즌 문화 이해는커녕 산업사회적 마인드로 디지털 시대의 공당으로 들어서 있는 이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내가 보기에 아직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 효과를 선호하는 집단 중 1위는 바로 공무원 집단이다. 영원한 갑일 수밖에 없는 이들이 PT 경합이나 제대로 한 판 붙어봤을 리 만무하다. 예비군 정신교육 시간에 대대장이 직접 관할하는 정신교육 시간의 그 촌티나는 PT들을 떠올리면 된다.

여당의 수준도 공무원 집단과 별 다를 바 없다. 그들이 트위터에 뛰어든 용기가 가상타. 그래도 공당이랍시고 한나라당 트위터 입성에 대한 기안과 내부 결재가 진행됐을 것이다. 이런 멍텅구리 같은 기안을 한 자나, 이를 결재해준 상사나 그 수준이 참 가관이다.

기계군단 아홉 전사들의 향후 행보는? 당연히 그들만의 리그다. 그들은 나를 팔로잉할 수도 있겠지만, 난 그들을 팔로잉 할 이유가 없다. 담배 떨어졌다는 메시지에 내 건강을 염려해주는 리플을 달아주지 않는 이상 난 그들의 글을 읽어줄 의향이 전혀 없다.

정부기관 블로그들은 재미도 있고 유익한 정보도 쌓아놓던데, 여당이란 녀석들이 이러고 있으니...

내가 기자라면 한나라당 기계군단의 이면을 취재할 것이다.
도대체 어떤 군상들이 이런 짓거리를 하는지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말이다.
ㅋㅋ


Posted by 망명객
잘린 나무 등걸과 KHS

한마당을 지키던 고목이 잘려나갔다. 주변엔 안내 문구 하나 없었다. 교문 옆을 지키던 고목처럼 이 녀석도 조만간 새로운 녀석으로 대체될까? 캠퍼스엔 해가 멀다 하고 새 건물이 들어선다. 건물보단 나무나 벤치를 랜드마크로 삼던 기억이 내겐 더 많은데 말이다. 교육기관이라 인재 육성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인재들의 기억에 각인된 추억의 나무까진 채 신경쓰지 못하는 학교. 참 씁쓸한 일이다.

2년 전 술자리에서 처음 만나 2년 동안 죽어라 술자리를 함께 했던 친구가 내일모레 미국으로 떠난다. 2년이란 시간 동안 동고동락했던 도반이 떠난다니 시린이처럼 가슴 한 켠이 아리다. 이것으로 꼭 함께 졸업하자던 다짐은 술자리의 허언으로 끝나고 말았다. 과정으로서의 학위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어찌 삶까지 그러하랴.

인사차 찾아간 노교수는 친구에게 "배고플 때 스테이크 하나 사먹어라"라며 100달러 지폐 한 장 쥐어주더란다.  "꼭 배고플 때 사먹어야해"라며 노교수가 강조했단다. 떠나는 이에게 밥 한 끼 먹이는 일이 내가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인사치레였다. 학교 구내식당에서 2500원짜리 식권 두 장으로 우린 함께 메밀소바를 나눠먹었다.

출국 준비로 바쁜 걸 알면서도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를 술 한잔 나누지 않고 보내려니 섭섭함과 미안함이 밀려왔다.

"술병 하나 가슴 속에 킵해둬."

친구의 한마디에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지하철 입구에서 두 남자가 시덥지 않은 이야길 나누며 미적거리고 있었다. 연거푸 담배 두 가치가 꽁초로 변할 시간 동안 말이다.

"한국 돌아와서 뿌리 내릴 생각일랑 죽어도 하지 마."

지하철 입구에서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긴 이것밖에 없었다. 뒤늦게 공부에서 재능을 발휘해 4년만에 모든 학위를 마친다면 어떨까, 하는 우스갯소리에 대한 내 응답이었다. 아쉬운 포옹이 이어졌고 우린 각자의 갈 길로 방향을 틀었다. 녀석의 뒷모습을 내 기억 속에 담아두기 싫었다.

친구에겐 대학원에서 보낸 2년이란 시간이 한마당 고목처럼 등걸로만 남았다. 이제 곧 녀석은 그 등걸 위에 새로운 싹을 틔울 것이다. 더 넓은 세상에서... 네 말처럼 각자의 가슴 속에 술병 하나 고이 담아두자꾸나. 우정이란 이름의 술병 말이다. 고맙다. 미안했다. 그리고 사랑한다 KHS.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녀석이 "형, 늙은이 티 내는 거 아니에요?"라며 유쾌한 미소를 날릴 것 같다. 그래도 어쩌랴. 요즘 내 감성 상태가 이런 것을... 태평양 너머로 유학을 떠난다지만 우린 곧 메신저에서 이야길 나누겠지. "아직도 술쳐먹고 다녀?" "넌 아직도 쭉쭉빵빵 아가씨 지나가면 고개가 절로 돌아가냐?"처럼 시덥지 않은 이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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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

어제(2일) 이주민들과 함께 동강으로 래프팅 다녀왔습니다.

(사)여성노동법률센터가 주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가 공동주관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외국인근로자 문화체험 행사 2009 신나는 래프팅' 행사였죠. 아침 8시45분에 성동구청 앞을 출발해 다시 성동구청으로 돌아온 시간이 밤 9시30분이었습니다.

휴일과 휴가철을 맞아 영동고속도로는 말 그대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더군요.
고속도로와 국도를 적절히 이용하는 훌륭한 기사님을 둔 덕분에 이번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지난 학기 저의 반 학생이던 미스키(인도네시안) 씨가 조만간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그에게도 이번 행사가 한국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겠죠.
동강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광이 그의 기억 속에서 평생토록 빛나길 빌어봅니다.
Posted by 망명객
마장동 우시장 골목 대구집 with IHY

팀 회식자리에선 매일 짱개만 먹을 수도 없고, 싸구려 삼겹살만 먹을 수도 없다. 가끔은 맛난 것도 먹어줘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고생도 하고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있겠지만, 그래도 먹을 거 앞에선 다들 친해지는 게 인지상정 아니던가. 편집회의가 끝난 뒤 팀원들 끌고 마장동으로 고고씽했다. 피치못할 개인적 사정들이 있는 법이고 강제성이 없기에 뒷풀이 참가자는 매 회의 때마다 제각각이다. 소수의 인원이 모인 뒷풀이기에 조금 멀리 나가봤다.

방학임에도 고생하는 이 녀석들에게 미안할 뿐. 회식비 한 번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못난 선배지만, 자괴감이 들 때마다 가슴 한 켠에서 솓구치는 분노는 또 다른 화의 연속일 뿐이다. --;;;;;;;;;;;;;;;;;;

남은 여름 모두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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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명객